"평화와 통일은 무력으로 이룰 수 없다"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 입력 2012.02.2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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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5백인 "키리졸브 반대" 선언...남구 주민들 "군사장비 소음 피해"


대구경북 500인이 한미연합군이 실시하는 '키리졸브 훈련'에 대해 "남북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6.15남측위대구경북본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27일 오전 대구 남구 캠프워커 후문에서 '한미군사훈련 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구경북 500인 선언 발표 및 키리졸브 훈련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군사훈련은 평화와 남북의 화해를 바라는 대구경북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라며 "훈련을 강행할 경우 다가오는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미군사훈련 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구경북 500인 선언 발표 및 키리졸브 훈련 반대 기자회견' (2012.2.27. 대구 캠프워커)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한미군사훈련 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구경북 500인 선언 발표 및 키리졸브 훈련 반대 기자회견' (2012.2.27. 대구 캠프워커)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김정은 체제로의 이양이 진행되는 시점에 이 군사훈련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안보위기와 반북여론을 통해 선거를 치르겠다는 노골적인 의사"라고 주장했다. 또, "6자회담 재개에 재를 뿌리는 행위"라며 "이명박 정부가 남북대화를 재개할 의사가 있다면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6.15, 10.4선언을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은 북한 급변사태와 점령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단순한 방어훈련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 500인은 ▷키리졸브 훈련 즉각 중단 ▷6.15 와 10.4선언 이행을 위한 대북 대화 ▷총선 전 한반도 긴장 고조 반대 ▷대북 인도적 지원 실시를 정부에 요구했다.

(왼쪽부터)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 대구경북민권연대 천기창 대표, 대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백창욱 대표(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왼쪽부터)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 대구경북민권연대 천기창 대표, 대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백창욱 대표(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는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손은 주먹을 쥐고 북한에게 평화를 요구하는 것이 말이 돼냐"며 "평화와 통일은 무력으로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민권연대 천기창 대표는 "전쟁위기를 불러오는 군사훈련은 중단돼야 한다"며 "훈련 중 단 한발의 오발탄이라도 나온다면 끔찍한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백창욱 대표는 "한미군사훈련 역시 북한에게는 도발일 수 있다"며 "전쟁광분자들이 일으키는 전쟁연습, 전쟁책동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리졸브(Key Resolve)는 2008년부터 한미연합사령부가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분계선에 대포병레이더와 정찰기, 화력장비를 가동하는 군사훈련으로 남한 전역에서 실시된다. 이번 훈련은 2월 27일부터 시작해 4월 말까지 진행되며, 한국군 20만여명과 미군 2천1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대구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에 배치된 키리졸브 훈련 군사장비(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대구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에 배치된 키리졸브 훈련 군사장비(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대구에서도 2월초부터 키리졸브 훈련에 사용 될 군사장비들이 K-2 공군기지를 통해 이동됐고, 지난 8일부터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서편 활주로에 배치됐다. 또, 경북 포항에서는 한미해병대 합동상륙훈련이 27일부터 시작된다.

이 가운데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키리졸브 훈련에 사용 될 군사장비로 "20일째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남구청과, 남부경찰서, 미8군 대구기지사령관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남구 대명5동 87번지 주택 뒤로 보이는 군사장비(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대구 남구 대명5동 87번지 주택 뒤로 보이는 군사장비(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주민들은 진정서를 통해 "캠프워커 미군헬기 착륙 소음과 진동 피해에 이어, 이제는 군사훈련 발전기 소음에도 시달리고 있다"며 "서편 활주로 인근 주택과 군사무기를 40m만 떨어뜨려 달라"고 요구했다.


대명 5동 87번지 인근 주민 박종심(68)씨(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대명 5동 87번지 인근 주민 박종심(68)씨(2012.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특히, 대명 5동 140가구 중 서편활주로에 인접한 20가구의 주민들은 "밤낮으로 전동기 소음에 시달려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명 5동 87번지 인근 주민 박종심(68)씨는 "벽돌 두께의 담장을 사이에 두고 24시간 동안 발전기 가동 소음이 들린다"며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고 말했고, 인근주민 신모(69)씨 역시 "진정서를 수 십 차례 제출해도 대책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참고 살 수 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대구 남구의회 조재구 의원은 "65데시벨(dB)의 소음 피해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미8군 대구기지사령관에게 건의 했으나 한미'SOFA'법 규정상 피해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지자체도 애를 먹고 있다"고 답했고, 대구 남부경찰서 김소련 정보과 형사 역시 "한미연합군사 훈련에 대해 피해가 발생해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진보연대는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는 27일부터 캠프워커 앞에서 '키리졸브 훈련반대' 1인 시위를 갖고, 오는 3월 9일에는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키리졸브 훈련 반대 반전평화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군사훈련 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구경북 500인 선언' 참가자
'한미군사훈련 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구경북 500인 선언'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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