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교육감은 '전두환 자료실' 영구폐쇄도, 대구시민과 5.18유족에게 사과할 의사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교육계를 비롯해 대구 주류사회의 그릇된 역사의식을 보는 것 같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김두현 운영위원장은 이 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시교육청에서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자료실에 대한 공개질의서 회신' 공문(2012.7.10)에는 "영구폐쇄"나 "사과"에 대한 한 마디 언급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대구시교육청이 이 단체에 보낸 '공개질의서 회신' 공문을 13일 공개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 공문에서 대구공업고등학교 역사관의 '전두환 자료실'과 관련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으며 ▶총동문회에 유감을 표명했고 ▶개관식(2012.5.30)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은 하였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를 비롯한 3개 단체가 '공개질의서'(2012.6.28)를 통해 요구한 "대구시민과 5.18유족에 대한 사과"와 "자료실 영구폐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특히,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총동문회에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고, ▶"자료실 영구폐쇄" 요구에 대해서는 "총동문회가 논의하고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하고 미래지향적인 전시공간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공개질의서를 보낸 3개 단체는 이 같은 대구시교육청 회신에 대해 "무성의하고 의례적인 것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오는 것을 예상하고도 개관식에 참석했다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 교육감은 영구폐쇄할 의사도, 사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하는 한편, "자료실 영구폐쇄와 우 교육감 사과를 위한 다양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또, ▶"우동기 교육감 면담" ▶"대구시민과 5.18 유족에 대한 사과" ▶"자료실 영구 폐쇄조치에 대해 교육청의 명확한 입장"을 거듭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13일 이 같은 요구를 담은 '우리의 입장'을 대구시교육청에 전달하고 오는 19일까지 다시 답변을 요구했다.
김두현 운영위원장은 "공립학교에 들어선 '전두환 자료실'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총동문회에 책임을 떠넘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동기 교육감은 대구시민과 5.18유족에게 사과할 의사도 없고, 자료실을 영구폐쇄할 의지도 없는 것 같다"며 "교육계를 비롯해 대구 주류 사회의 그릇된 역사의식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공고는 학교 안 5층짜리 취업지원센터 건물 4-5층에 '역사관'을 만들어 지난 5월 30일 개관식을 가졌다. 이 역사관은 대구공고 총동문회가 지난 7년간 18억원의 성금을 모아 증축했으며, 4층은 동문회 사무실로, 5층은 대구공고 출신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전두환은 내란수괴, 쿠데타 주범"이라며 "자료실 폐쇄"를 주장하자, 총동문회가 6월 26일 "전두환 자료실 잠정 폐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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