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가 날씨 탓?..."4대강 사업이 최적의 조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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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정부, 안이함 넘어 한심...물길 막은 '보', 당장 수문 열고 근본대책 세워야"


맹독성 녹조현상이 낙동강 중상류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은 이 같은 녹조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4대강 사업'과 '초대형 보'를 꼽고 "보 수문 개방"을 최우선적 과제로 요구했다. 특히, 녹조현상의 원인을 '폭염'을 비롯한 날씨 탓으로 돌리는 정부를 비판하며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낙동강 고령교 하류 100여미터 지점의 녹조현상 / 사진 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고령교 하류 100여미터 지점의 녹조현상 / 사진 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은 "4대강 사업이 녹조 증식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녹조'의 조건으로 영양분과 빛, 수온, 세포분열에 필요한 체류시간을 포함한 4가지를 꼽고,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체류시간"이라며 "물이 잘 흘러가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보가 물길을 막아버려 세포분열에 필요한 체류시간이 충분해 녹조가 심해졌다"며 "4대강 사업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낙동강 하류에서 생긴 녹조가 중상류까지 번진 건 4대강 보가 물길을 막았기 때문"이라며 "당장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문을 열었다 닫아버리면 이런 녹조현상이 또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도 8일 성명을 통해 "맹독성 남조류의 주범은 4대강 사업"이라며 "이 사업으로 낙동강이 거대한 호수로 변해 낙동강의 강물이 거의 흐르지 않고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금 즉시 4대강 초대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젖혀야 한다"며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시급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장기간 비가 오지 않고 폭염이 지속돼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 "폭염으로 인한 강물의 수온 상승 때문"이라는 이명박 대통령과 환경부 입장에 대해, "수량이 적고 무더운 대구의 낙동강에서는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독성 남조류가 더욱 창궐했어야 한다"며 "정부 대응은 안이함을 넘어 한심함마저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미정수장의 녹조...대구경북녹색연합은 "독성 녹조인 남조류가 확인되고 있었다"며 "아직 수치는 위험수준은 아니지만, 예년의 4~5ppt의 2배수준인 8~9ppt로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사진 제공. 대구경북녹색연합
구미정수장의 녹조...대구경북녹색연합은 "독성 녹조인 남조류가 확인되고 있었다"며 "아직 수치는 위험수준은 아니지만, 예년의 4~5ppt의 2배수준인 8~9ppt로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사진 제공.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도 9일 성명을 내고 "녹조 문제에 종합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하천에 황토를 뿌리거나 댐의 방류량을 늘리는 방법은 매우 낮은 수준의 대책"이라며 "지역, 기후, 노지 이용 등에 따른 종합계획과 기술개발"을 요구했다. 또, "조류예보제는 실효성이 없다"면서 "새로운 독성기준에 따라 하천과 호수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조류경보제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0년에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낙동강 조류발생 특성분석 및 관리정책 방안' 정책보고서를 낸 점을 들어 "낙동강에 조류가 발생할 것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제도나 관리정책이 한계가 있어 조류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면서 "그러나 3년이 지난 2012년에도 관련 제도와 시스템은 개선되지 않았고, 전국에서 조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자 임기응변식 대응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오염원 관리"이라며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수질개선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점오염원에 따른 오염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비점오염원의 관리를 위해서는 각 부처간 유역관리 통합 시스템 구축과 함께 재원확보를 통해 장기적인 대책수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모습 / 사진 제공. 녹색연합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모습 / 사진 제공. 녹색연합

한편, 지난 6월 말 경남 창녕함안보 인근에서 처음 발견된 녹조현상은, 대구시민의 식수원이 있는 강정고령보까지를 거쳐 낙동강 중상류인 구미정수장 인근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독성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맹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마이크로시스틴'은 미량에 노출되더라도 치사량에 이를 정도로 매우 위험한 물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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