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 앞에서 10년...아픔을 넘어 안전으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2.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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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80개 단체 '추모위원회' 결성..."무성의한 대구시, 반성해야"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를 맞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화재참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추모위원회가 결성됐다.

2.18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지하철노조를 비롯한 80개 단체는  6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중앙로역사 '통곡의 벽' 앞에서 '2.18대구지하철참사10주기추모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 아픔을 회상하는 추모를 뛰어넘어 참사 후 10년 동안의 결과를 돌아보고 안전성 확보와 공공성을 강화하는 추모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모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 사람의 방화로 시작된 참사는 아픔과 충격을 줬다. 상처는 무뎌졌지만 아픔은 우리 가슴에 자리 잡고 있다"며 "수익성과 효율성보다 공공성과 안전이 우선이라는 교훈을 희생을 통해 배웠다"고 했다. 때문에, "희생자를 위로하고 지역사회에 새 과제를 만들 것"이라며 "10주기 상징성을 넘어 안전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생명의 가치를 확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18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 발족 기자회견'(2013.2.6.대구도시철도 중앙로역사 통곡의 벽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18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 발족 기자회견'(2013.2.6.대구도시철도 중앙로역사 통곡의 벽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참사가 발생한지 10년이 지나도록 무성의한 행정으로 추모 사업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대구시는 반성해야 한다"면서 "성실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남겨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무인화로 운영될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 대해서도 엄격하고 철저한 안전 검증을 해야 한다"며 "그날의 아픔을 교훈삼아 안전과 생명의 가치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위는 이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를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12일부터 대구시내 전역에 추모 현수막과 포스터를 붙이기로 했다. 이어, 17일 오후 5시30분부터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10주기 당일인 18일에는 오전 9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추모식을 진행한다.

또, 같은 날 오후 1시 40분에는 '트라우마를 넘어서-지금 도시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날 하루 동안 전국 철도와 지하철 주요 역사에서 추모 사진 전시회도 연다. 또,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1000인 시민추모위원회'를 모집하고, 일본 'JR 후쿠치야마 열차 탈선 사고(2005년 4월 25일)' 희생자 유족회와 공동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그날의 아픔, 안전과 생명의 가치로"...박정희 뉴스트림 댄스 대표의 추모공연(2013.2.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날의 아픔, 안전과 생명의 가치로"...박정희 뉴스트림 댄스 대표의 추모공연(2013.2.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를 위해, 추모위 '공동대표'는 윤석기(2.18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 위원장), 강달원(2.18유족회 회장), 노진철(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영순(대구여성회 상임대표), 이승용(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씨가, '공동집행위원장'은 김인하(대구지하철노조 전 위원장), 김두현(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씨가 맡았다.     

윤석기 추모위 공동대표는 "누구나 희생당할 수 있다. 내 부모, 형제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희생당할 수 있다. 그런 자세로 우리는 스스로의 무관심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비되지 않은 법과 제도로 가장 큰 참사 원인을 제공한 대구시는 여전히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10주기를 맞아 철저한 자기반성과 탈바꿈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순 추모위 공동대표는 "참혹했던 사고현장은 사라졌지만 우리 기억 속에는 여전히 아픔이 있다"며 "악몽 같던 후유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유족, 시민단체, 대구시가 한 자리에 모여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범일 대구시장은 단 한 번도 추모제에 참석하지 않았고, 심지어 추모 사업을 놓고 갈등까지 빚고 있다"며 "이제라도 추모위와 함께 지하철 안전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왼쪽부터)추모위 윤석기, 김영순 공동대표, 김두현, 김인하 공동집행위원장(2013.2.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추모위 윤석기, 김영순 공동대표, 김두현, 김인하 공동집행위원장(2013.2.6)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두현 추모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추모위를 통해 안전과 생명의 가치를 공유 할 것"이라며 "10년 전 참사를 통해 배운 교훈을 제대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인하 공동집행원장도 "10년의 아픔과 교훈을 다시 새기겠다. 안전한 지하철, 도시철도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참사'는 지난 2003년 2월 18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일어난 방화에 의한 화재 사건으로, 2개 전동차가 모두 불탔고 192명이 사망했으며 151명이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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