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2주기, "이 슬픔 다시 없기를..."

평화뉴스
  • 입력 2005.02.1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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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8)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
09시53분 추모 사이렌, 내일까지 희생자 추모행사 열려


희생자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니...(2004.2.18, 참사 1주기 추모식.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희생자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니...(2004.2.18, 참사 1주기 추모식.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한없이 울고 또 울고 또 울었습니다.
억울하게 떠나가신 여러 안타까운 영혼들...
그 세상에서 못 다한 소원 다 이루시길 기원하고 소망 합니다..."

"영진이 형. 나 오늘 형 있는데 왔다간다.
설마, 내가 못 찾아서 그렇지 형 꼭 찾을 수 있을 꺼야. 내일 또 올께...

"5분간이었지만 숨이 막혔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있었던 끔직한 일...
다 잊으시고 부디 밝은 곳에서 편히 잠드세요..."

- 2003년 3월,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그을린 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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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죄없이 세상을 떠난 이들 앞에
살아 죄스러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이렇게 큰 아픔이 올 때까지,
겪고도 또 막지 못했고
울고도 되새겨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대들 순고한 생명으로 다시 배우지만,
그 배움에 너무 슬픈 값을 치르고야 말았습니다.

고개를 숙인다고,
눈을 감아 울먹여도,
떠나간 그대들은 가슴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용서를...

먼 훗날,
그 더 먼 훗날에도
이 땅 어느 곳에서도
이 아픔 다시 없기를 기도합니다.

그 평화 가득한 곳에서야
다시 그대들을 살아 만나리라 믿습니다.

고이 잠드소서...

참사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중앙로 하늘은 검붉은 화염에 휩싸이고 쟃빛 연기는 희생자 영정 위를 뒤덮었다(2004.2.18 참사 1주기 추모식.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참사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중앙로 하늘은 검붉은 화염에 휩싸이고 쟃빛 연기는 희생자 영정 위를 뒤덮었다(2004.2.18 참사 1주기 추모식.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2003년 오늘,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192명이 생명을 잃고 151명이 다치는 참사가난 지 2년...

대구지하철참사 2주기를 맞아, 오늘 대구에서는 희생된 이들의 넋을위로하는 추모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먼저, 참사가 난 시각인 오전 9시53분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이렌이 1분동안 대구시 전역에 올려퍼진다.

이에 앞서, 오전 9시 30분부터는 대구시민회관 광장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지하철참사 2주기 추모식>이 거행되고, 정오에는 같은 곳에서 '소방방재신문사'가 주관하는 <안전한 지하철 만들기> 시연회가 열린다.

이어, 오후 2시에는 EXCO에서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등이 주최한 가운데 <그날의 아픔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이 각각 열리고, 오후 3시에는 대구시청 앞에서 참사로 희생된 대구지하철 직원 7명의 넋을 위로하는 <노동자 추모제>가 민주노총 주관으로 거행된다.

또, 사고 현장인 중앙로역에는 오늘 밤 10시까지 분향소가 마련되는데,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은 중앙지하상가 3지구 입구에서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거리극 <지하철액맥이>을 오후 3시와 5시, 7시 30분 등 3차례에 걸쳐 공연한다.

이와 함께, 내일 오후 2시에 대구 신천둔치(수성교-대봉교)에서는 '거리문화시민연대'와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주관하는 <액막이 연날리기> 행사를 열려, 참사 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적힌 대형 방패연 5개를 하늘로 날리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게 된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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