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울고 또 울고 또 울었습니다.
억울하게 떠나가신 여러 안타까운 영혼들...
그 세상에서 못 다한 소원 다 이루시길 기원하고 소망 합니다..."
"영진이 형. 나 오늘 형 있는데 왔다간다.
설마, 내가 못 찾아서 그렇지 형 꼭 찾을 수 있을 꺼야. 내일 또 올께...
"5분간이었지만 숨이 막혔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있었던 끔직한 일...
다 잊으시고 부디 밝은 곳에서 편히 잠드세요..."
- 2003년 3월,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그을린 벽에서 -
-----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죄없이 세상을 떠난 이들 앞에
살아 죄스러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이렇게 큰 아픔이 올 때까지,
겪고도 또 막지 못했고
울고도 되새겨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대들 순고한 생명으로 다시 배우지만,
그 배움에 너무 슬픈 값을 치르고야 말았습니다.
고개를 숙인다고,
눈을 감아 울먹여도,
떠나간 그대들은 가슴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용서를...
먼 훗날,
그 더 먼 훗날에도
이 땅 어느 곳에서도
이 아픔 다시 없기를 기도합니다.
그 평화 가득한 곳에서야
다시 그대들을 살아 만나리라 믿습니다.
고이 잠드소서...
2003년 오늘,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192명이 생명을 잃고 151명이 다치는 참사가난 지 2년...
대구지하철참사 2주기를 맞아, 오늘 대구에서는 희생된 이들의 넋을위로하는 추모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먼저, 참사가 난 시각인 오전 9시53분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이렌이 1분동안 대구시 전역에 올려퍼진다.
이에 앞서, 오전 9시 30분부터는 대구시민회관 광장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지하철참사 2주기 추모식>이 거행되고, 정오에는 같은 곳에서 '소방방재신문사'가 주관하는 <안전한 지하철 만들기> 시연회가 열린다.
이어, 오후 2시에는 EXCO에서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등이 주최한 가운데 <그날의 아픔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이 각각 열리고, 오후 3시에는 대구시청 앞에서 참사로 희생된 대구지하철 직원 7명의 넋을 위로하는 <노동자 추모제>가 민주노총 주관으로 거행된다.
또, 사고 현장인 중앙로역에는 오늘 밤 10시까지 분향소가 마련되는데,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은 중앙지하상가 3지구 입구에서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거리극 <지하철액맥이>을 오후 3시와 5시, 7시 30분 등 3차례에 걸쳐 공연한다.
이와 함께, 내일 오후 2시에 대구 신천둔치(수성교-대봉교)에서는 '거리문화시민연대'와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주관하는 <액막이 연날리기> 행사를 열려, 참사 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적힌 대형 방패연 5개를 하늘로 날리며 희생자의 넋을 기리게 된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