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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 축소? 이럴 바에야 차라리 없애라
[김윤상 칼럼]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원하면 토지 보유세를 올려야"
2013년 04월 14일 (일) 14:34:51 평화뉴스 pnnews@pn.or.kr

박근혜정부 최초의 본격적인 대책이 4월 1일 발표되었습니다. ‘창조경제’를 한다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제일 먼저 발표한 걸 보며 쓴웃음을 짓는 국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만우절 날 발표했을까요?) 물론 시급한 과제라면 순서가 바뀔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지금처럼 집값이 하락하는 추세는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가격에서 거품이 빠지는 정상화 과정입니다. 집 없는 서민, 앞으로 더 큰 집이 필요한 가구, 미래 세대 등 다수 국민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사정이 어려운 일부 주택소유자와 건설사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업자득이며, 정 못 견디겠으면 손해를 보더라도 싸게 팔면 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걸 심각한 문제로 인식합니다. 남의 자식의 중병보다 자기 자식의 감기가 더 안쓰럽다는 것이지요.

양도세가 종합소득세보다 유리해진다


정부의 부동산관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문제에서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부동산으로 얻은 불로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무겁게 매기는 것은 국민의 상식입니다. 이런 상식과는 달리 현재 양도소득세 일반세율은 종합소득세율과 같으며, 이명박정부 이후 부동산 경기를 살린다면서 다주택자 중과세를 유예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책은 중과세를 아예 없앤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양도소득세 자체를 없애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이 8천만 원인 다주택 소유자의 경우 연간 종합소득세는 1398만 원입니다. 이 사람이 집을 팔았는데 소득세법이 정하는 이런저런 공제를 하고 난 과세표준이 2억 원이라고 합시다. 중과세 제도를 없애고 일반세율을 적용하면 양도소득세는 5510만 원이며 종합소득세와 합하면 6908만 원이 됩니다. 반면 양도소득세를 아예 없앤다면 양도소득이 종합소득에 통합 과세될 것인데 이 때 과세표준은 2억8천만 원, 세액은 8310만 원이 됩니다.

이런 간단한 계산에서 알 수 있듯이 양도소득세를 없애면 세금이 오히려 1402만 원 늘어납니다. 즉 정부 발표처럼 다주택자 중과세 제도를 없앨 경우 양도소득세는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집부자 세금을 깎아주는 장치로 전락하게 됩니다.

"시장 정상화"는 포장일 뿐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변명하고 있습니다. “중과세 제도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현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아 정상화할 필요”가 있고 “금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기본세율(6~38%)이 적용되고 있으나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는 유예기간 연장보다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실수요든 가수요든 집을 좀 사야 “정상화”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시장의 수요는 대부분 실수요입니다. 투기적 가수요가 일시적, 국지적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단기간에 그리고 별 부작용 없이 해소되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재산 증식 목적의 가수요가 만성적으로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시장입니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집을 안 사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 대신 전월세를 찾으니 집세가 오르는 것이지요. 이런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당연히 부동산 불로소득을 없애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물론 정부 말대로 양도소득세에는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소유자가 부동산을 잘 안 팔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다른 대부분의 세금에도 있습니다. 소득세는 노동 공급을 줄이고 부가가치세는 물가를 올리고 건물분 재산세는 건축을 억제합니다.

정상화를 원하면 토지 보유세를 올려야

이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최선의 세금은 토지 보유세입니다. 토지 보유세의 우수성은 이번 대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서승환 장관을 비롯한 대다수 경제학자가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세금을 줄이고 대신 토지 보유세를 올린다고 해야 “정상화”라는 말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 토지 보유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값을 억지로 끌어 올리려는 부양책을 쓰면 설령 단기적으로 반짝 효과가 난다고 하더라도 결국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되어 부동산 시장에 골병이 들게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반복해온 나쁜 버릇입니다. 오죽하면 제가, 이럴 바에야 차라리 양도소득세를 없애라고 하겠습니까?

   





[김윤상 칼럼 51]
김윤상 /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skim@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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