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걸림돌상' 이진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3.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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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성평등 디딤돌상' 칠곡경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 / 6일 대구여성대회


"이진한 서부지청장 사퇴 촉구" 피켓을 든 시민(2014.1.20.서부지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진한 서부지청장 사퇴 촉구" 피켓을 든 시민(2014.1.20.서부지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진한(51)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이 대구지역 여성단체가 뽑은 '성평등 걸림돌상'의 불명예를 얻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대구지역 1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3.8세계여성의날 기념 21차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5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3년 한해 동안 대구지역에서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데 걸림돌 역할을 한 '성평등 걸림돌상' 수상자로 이진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성평등 사회에 기여한 '성평등 디딤돌상'에는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 강연주(48)・배기숙(46)씨를 뽑았다.

'성평등 걸림돌상' 선정 이유로는 "여기자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검찰청 감찰조사를 받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면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모범이 돼야할 공직자가 성추행을 서슴없이 행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자책도 느끼지 않아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진한 서부지청장
이진한 서부지청장
이진한 서부지청장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던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 20여명과의 술자리에서 '여기자 3명을 성추행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감찰을 받아, 올해 1월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 내부 지침상 '성풍속 관련 비위사건'은 최하 '견책 이상 징계'를 받도록 돼 있으나 경고 처분만 받고 감찰은 종결됐다. 게다가 이 검사는 법무부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경고 처분을 받은 뒤인 1월 16일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에 취임했다.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 (위)강연주, (아래)배기숙씨(2013.1.8.칠곡경대병원) / 사진.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 (위)강연주, (아래)배기숙씨(2013.1.8.칠곡경대병원) / 사진.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본부

반면,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 강연주・배기숙씨는 성평등 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성평등 디딤돌상'을 받게 됐다. 배기숙・강연주씨는 지난 2012년 칠곡경북대병원에 근무한지 2년만에 해고됐다. 정부가 공공부문 2년이상 상시지속업무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라고 지침을 내려보냈지만 병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는 대신 신규채용을 하면서 이들을 해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8일부터 '복직'을 요구하며 1년가까이 천막농성을 벌여 지난해 연말 복직결정을 받았다.

조직위는 "여성 비정규직 서러움을 지역으로 알렸고 생명을 중시 해야하는 공공병원이 2년이상 상시지속적으로 일한 보조업무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한 현실도 고발했다"며 "스스로 투쟁해 복직결정을 받아낸 것은 여성 비정규직들에게 큰 희망이 된다"고 '성평등 디딤돌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성평등 디딤돌・걸림돌상 시상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6일 오후 3시 30분부터 7시까지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리는 대구여성대회에서 진행된다. '디딤돌상' 수상자에게는 상패, '걸림돌상' 수상자에게는 '상장'이 전해진다. 수상자가 참석하지 않을 경우에는 직접 '상장'을 전달하거나 우편으로 보낸다. 이번 여성대회 주제는 '점프, 뛰어올라 희망을 찾자'로, 조직위는 가정폭력・성폭력・고용평등 거리상담부스를 운영하고 기념식에서 3.8세계여성의 날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거리퍼레이드도 진행한다. 

'106주년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기자회견'(2014.3.5.새누리당 대구시당)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6주년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기자회견'(2014.3.5.새누리당 대구시당)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희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은 "106년 전 3월 8일 여성들은 장시간 노동과 성차별에 맞서 투쟁을 진행했다. 그리고 106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사회 여성들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여성대통령이 탄생했지만 비정규직이 확대되 등 많은 여성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계옥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민들레분회장은 "비정규직, 간접고용, 최저임금. 여성노동자들을 이를 벗어날 수 없다. 가정도 돌보고 일도하면서 너무 힘든 현실 속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지 9년된 중국이주여성 탕츄이홍씨는 "먹고 살게 없어 모녀가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최근에 봤다. 이게 한국 현실이다. 이주여성으로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여성은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다"고 했다.

한편, '3.8세계여성의날'은 지난 1908년 3월 8일 1만5천여명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뉴욕 루트거스 광장에 모여 저임금과 노동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한 날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마다 3월 8일 기념식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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