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관세율 513% 책정...나락 태우며 저항하는 농심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9.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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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농민 1천여명, 새누리당서 행진·집회 "관세율 낮아질 것 뻔해, 쌀시장 개방 중단"


새누리당사 앞에서 '쌀 전면개방 반대' 피켓을 든 농민(2014.9.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새누리당사 앞에서 '쌀 전면개방 반대' 피켓을 든 농민(2014.9.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내년 쌀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수입쌀 관세율이 513%로 결정되자, 전국에서 농민들의 저항이 이어졌다. 경북 농민 1천여명도 "대책 없는 식량주권 포기"라며 새누리당 앞에서 나락을 태우며 반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할 수입쌀 관세율과 쌀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수입쌀 관세율은 513%로 정했고 앞으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쌀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또 이 관세율을 적용할시 미국·중국산 쌀 도입가격은 80kg에 40~50만원대로 같은 기준 국내쌀이 18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산 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또 우리나라 쌀 농가 보호를 위해 내년부터는 쌀 고정직불금 단가를 만 제곱미터당 현재 9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하고 국내산쌀과 수입쌀에 대한 혼합판매 또는 유통을 금지하는 등의 대책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같은 안을 오는 9월 말까지 국회와 WTO에 통보할 예정이다.

농산물 영정사진을 들고 새누리당사 앞에 선 농민들(2014.9.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농산물 영정사진을 들고 새누리당사 앞에 선 농민들(2014.9.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쌀시장 개방 저지를 위한 경북농민대회에 1천여명의 농민들이 참여했다(2014.9.18.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쌀시장 개방 저지를 위한 경북농민대회에 1천여명의 농민들이 참여했다(2014.9.18.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농민들은 "대책 없는 일방적 식량주권 포기"라며 "쌀시장 개방 중단"을 촉구했다. 높은 관세율도 시간이 지나면 낮아질 것이 뻔하다는 게 이유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소속 경북 농민 1천여명은 18일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농민대회를 열고 ▷쌀시장 전면개방 중단 ▷가격폭락 대책수립 ▷농민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 같은 농민단체의 집회는 이날 서울, 대구, 광주 등 전국 70여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경북 농민들은 이날 국채보상공원에서 시작해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까지 2.8km가량 행진을 벌인 뒤 새누리당사 앞에서 2시간 가량 농민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은 나락이 든 20kg짜리 쌀가마니를 지고 행진을 벌인 뒤 새누리당 앞에 나락과 농산물을 전시하고 "쌀시장 개방 중단"을 촉구했다. 또 쌀 관세화는 "국내산 쌀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풍자하는 상복을 입고 상여를 지기도 했다.

농민대회 후 새누리당사 앞에서 나락을 태우는 농민들(2014.9.18) / 사진 제공.전농 경북도연맹
농민대회 후 새누리당사 앞에서 나락을 태우는 농민들(2014.9.18) / 사진 제공.전농 경북도연맹

이 과정에서 농민들은 새누리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새누리당에서 이를 거부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당사로 진입하려는 농민들을 경찰 1백여명이 막아 몸싸움을 벌였지만 큰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때문에 농민들은 새누리당사 앞에서 나락과 농작물을 태우며 저항했다.

남주성 전농 경북도연맹의장은 "협상도 않고 쌀시장을 열어주는 박근혜 정부는 식량주권을 포기했다"며 "초반에 아무리 고관세를 유지해도 시간이 가면 관세율이 낮아질 것은 뻔하다. 결국 국내산 쌀 시장은 몰락해 농민들은 벼랑 끝으로 몰릴 것이다. 쌀은 생명이다. 생명인 쌀을 포기하는 것은 자살골이나 마찬가지다. 농민과 국민을 무시하는 박근혜 정권은 당장 쌀시장 개방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쌀시장 개방 중단'이라고 적힌 쌀가마니가 새누리당사 앞에 놓여졌다(2014.9.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쌀시장 개방 중단'이라고 적힌 쌀가마니가 새누리당사 앞에 놓여졌다(2014.9.18)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쌀시장 개방에 따른 '농가 몰락'을 풍자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라고 적힌 상여를 든 농민(2014.9.18.대구 수성구)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쌀시장 개방에 따른 '농가 몰락'을 풍자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라고 적힌 상여를 든 농민(2014.9.18.대구 수성구)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5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식량주권과 먹거리안전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오는 27일 서울에서 '쌀 전면개방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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