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판 전단지' 제작자, '명예훼손' 혐의 구속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4.3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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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판물·트위터로 허위사실 유포" / 변호인 "대통령 비판에 재갈...표현의 자유 침해"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 제작자인 사회할동가 박성수(42.전북 군산)씨가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다.

대구수성경찰서는 30일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한 박성수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올초 박 대통령 비판 전단지 3만여장을 제작해 이를 서울과 부산, 군산, 대구 등 37곳에 배포하고 전단지 내용을 트위터에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성경찰서 표지석에 개사료를 뿌리는 박성수씨(2015.4.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수성경찰서 표지석에 개사료를 뿌리는 박성수씨(2015.4.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21일 박씨는 대구수성경찰서 앞 표지석에 경찰 규탄 1인시위를 벌이며 개사료를 뿌렸다. 또 28일에는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 '멍멍멍' 소리를 내며 경찰과 검찰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다 미신고 옥외집회를 벌인 혐의로 현장에서 서초경찰서에 긴급체포됐다. 이후 박 대통령 전단지 제작 혐의로 이미 수사를 받고 있던 대구수성경찰서에 당일 저녁 신병인수돼 이틀 동안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수사 후 박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대구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대구지검은 30일 대구지방법원에 "박씨가 출판물과 트위터로 박 대통령과 정윤회 염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대구지법(정영식 판사)은 같은 날 오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행위가 상습적이고 도주와 증거 인멸, 재범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재 박씨는 대구수성경찰서에 구속돼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성수씨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김인숙(법무법인 민들레) 변호사는 30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씨의 전단지는 박근혜라는 한 여성이 아닌 대통령 박근혜를 비판하는 내용이고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의혹을 제기한 수준"이라며 "명예훼손으로 구속하는 것은 대통령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당한 비판도 못하게 하는 것은 앞으로 어떤 의혹도 제기하지 말라는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매우 이례적이고 황당한 구속"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제작한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2015.4.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씨가 제작한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2015.4.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씨가 제작한 전단지에는 2002년 당시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가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사진이 실렸다. 사진에는 "자기들이 하면 평화활동 남이 하면 종북, 반국가행위",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철저히 수사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뒷면에는 또 "정모씨 염문 덮으려고 공안정국 조성하는가?"라는 내용과 함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정치개입, 선거개입 유죄, 징역 3년 실형", "강탈해간 대통령자리 돌려줘"라고 적혔다. 대부분 종북몰이와 국정원 대선개입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한편 인권운동연대 등 대구지역 시민단체는 5월 4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박성수씨 석방 촉구 및 법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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