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스런 대구 지자체 축제, 어떻게 바꿀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5.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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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원탁회의] 연간 62개, 만족도는 절반 이하 / "천편일률·홍보성...통합과 정체성을"


대구시민들은 대구에서 열리는 축제들의 가장 큰 문제로 '중구난방 난립하는 축제 수', '낮은 기획력으로 인한 천편일률적 주제', '지방자치단체의 보여주기식 홍보수단으로 전락', '주민 참여 저조', '운영 미숙' 등을 꼽았다. 개선안으로는 '대구만의 정체성을 가진 축제 신설', '엇비슷한 주제의 행사를 하나로 통합', '주제별 전문가 육성', '상업.홍보성을 줄이고 주민 직접 참여 체험프로그램 강화'를 꼽았다.

대구의 축제에 대한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안을 논의하는 올해 첫 시민원탁회의가 열렸다. 대구시는 11일 저녁 7시 달서구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시민이 만들어가는 대구축제'를 주제로 2015년 제1회 대구시민원탁회의를 3시간 가까이 열었다. 이 자리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 김영철 대구시민원탁회의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10대에서 80대까지 대구시민 4백여명이 참석했다. 시민원탁회의는 권 시장 핵심 공약으로 지자체 차원에서는 대구시가 처음으로 지난해 시도했다.

올해 첫 대구시민원탁회의 '시민이 만들어가는 대구축제'에 시민 4백여명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2015.5.11.대구학생문화센터)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올해 첫 대구시민원탁회의 '시민이 만들어가는 대구축제'에 시민 4백여명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2015.5.11.대구학생문화센터)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에 따르면, 2015년 대구시와 대구 8개 구.군이 연간 주최하는 축제는 모두 62개에 이른다. 대구컬러풀페스티벌, 대구치맥페스티벌 등 대구시가 여는 축제가 12개로 가장 많고, 남구가 대덕제, 대명공연문화거리로드페스티벌, 대명동여우골예술마을주민축제 등 10개로 두 번째로 많다. 수성구는 9개, 서구는 7개, 동구와 달성군은 각각 6개, 중구는 5개, 북구는 4개, 달서구는 3개의 축제를 연다.

이날 원탁회의 결과 '현재 대구 축제에 대한 만족도'는 참여시민 4백여명 가운데 206명이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매우 만족한다'는 11명에 그쳐 축제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구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한 근본적 문제점'으로 139명은 ▷낮은 기획력과 천편일률적인 축제 주제, 대구 정체성 미흡, 저급한 상업성, 체험프로그램의 부실을 꼽았다. 101명은 ▷중구난방 난립, 홍보부족, 81명은 ▷주민 소외, 보여주기식 홍보를 위한 지자체와 기획사 주도, 57명은 ▷운영 미숙과 출연진에 대한 배려부족, 교통·숙박·안전질서 대책·자원봉사자 부족, 불친절을 지적했다.

또 '낮은 기획력 해결책'으로는 196명이 ▷'대구 축제만의 정체성 확보'를 시급하다고 봤고, 62명은 ▷'비슷한 주제의 축제 통합'을 제시했다. '주민 참여도 강화 방안'으로는 191명이 ▷'지자체 홍보용 축제 축소', 101명이 ▷'주도성을 지자체나 기획사가 아닌 주민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탁회의에 둘러앉아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민들(2015.5.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원탁회의에 둘러앉아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민들(2015.5.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대구 축제 주제 방향성'으로 110명은 ▷'대구 역사와 문화 강화'를 언급했고, 91명은 ▷'즐길거리, 유흥산업 강화', 80명은 ▷'다양한 연련층이 즐길 공동 체험 프로그램 신설'을 꼽았다. 이를 위해 '대구 축제 정체성으로 삼을만한 대표적 콘텐츠'에 136명은 ▷폭염, 팔공산, 신천, 99명은 ▷약령시장, 서문시장, 섬유산업, 김광석 거리, 31명은 ▷치맥(치킨과 맥주), 막창 등 특산음식을 제안했다.

원탁회의에 참석한 40대 강경수씨는 "기억도 안나는 비슷한 주제의 축제가 구별로 나뉘어 너무 많이 열린다"며 "축제 기간으로만 따지면 1년 내내 축제를 가야하다. 물리적으로 참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30대 손태윤씨는 "참여하고 싶은 축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정작 주민들은 구경꾼이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다음에는 가기가 싫어진다. 주민의 직접 참여도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대 노윤주씨는 "대구에서 하는 어떤 축제를 가든 장사꾼이 몰려 상업적인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서 "축제 주제와 상관없이 모두 야시장 같다.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20대 백민기씨는 "지자체나 기획사가 비싼 돈을 주고 가수를 불러 반짝 사람이 몰렸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축제장이 텅텅 빈다"면서 "고민도 없고 전문성도 떨어지고 예산낭비하러 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권영진 시장은 토론 결과를 "시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2015.5.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권영진 시장은 토론 결과를 "시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2015.5.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권영진 시장은 "현재 대구의 축제는 소수만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가 된 것 같다"며 "전 세계 유명 축제 중 관이 주도하는 축제가 성공하는 사례는 잘 없다"고 했다. 때문에 "오늘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대구의 역사성과 정체성, 혼이 담긴 축제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시민의 힘이 축제의 힘으로 되도록 관에서는 짐을 내려놓고 서포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오는 6월 24일 저녁 7시 북구 고성동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살고 싶은 도시 미래상 만들기'를 주제로 2015년 제2회 대구시민원탁회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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