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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에 대한 오만한 폭력"
김창록 경북대 교수 "20년 전 아시아평화기금 때보다 후퇴"...이용수(88) 할머니도 분통
2016년 06월 01일 (수) 14:40:18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pnnews@pn.or.kr

"일본군 '위안부' 합의는 20여년간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한 피해자에 대한 오만한 폭력이다"

김창록(54)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1일 저녁 경북대 강연에서 "지난해 한일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협상은 20년 전 50억엔대의 기금 조성과 달라진 점이 없다"며 "당시 기자회견에서 '최종적·불가역적', '국제사회 비난·비판 자제' 등의 표현으로 오히려 후퇴한 합의"라고 비판했다.

또 같은날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설립 준비위원회' 첫 회의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재단 설립을 전제로 한 합의 이행이기 때문에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지만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태현(66)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10억엔은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 김창록(54)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와 한일합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2016.5.31.경북대학교)/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강연은 '5.18구속부상자회 대구경북지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5.18민중항쟁 36주년 대구경북행사위원회'의 공동주최로 5.18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을 기념해 열렸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와 한일합의>를 주제로 학생과 시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특히 이용수(88)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참석해 "나를 포함한 생존자와 이미 돌아가신 분들 모두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책임을 원한다.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를 무시한 채 이렇게 합의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교수는 "이번 합의안은 1995년 일본이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 국민기금'과 함께 전달하려고 한 '사과의 편지'와 비슷하다"며 "당시 문제가 됐던 '도의적' 책임 부분이 빠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두개의 전문에서 모두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 ▷일본 정부는 (도의적) 책임을 통감 ▷일본 내각총리대신으로서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과와 반성 등 동일한 표현을 썼다.

   
▲ (왼쪽)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안과 (오른쪽)1995년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 국민기금'의 사과의 편지 / 김창록 교수 강연자료

또 "불가역적 표현은 지난 2014년 아시아연대회의 당시 일본의 사과를 번복할 수 없게 하기 위해 쓰였다"면서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한국을 스스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UN인권위이사회 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문제 해결은 일본의 책임에서부터 시작된다. 한국 정부가 왜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본과 아베신조 총리의 입장, 그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비판했다. "지난해 '종전70주년' 아베총리의 8.14담화 전문을 보면 일본은 잘못은 저지른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한반도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명백한 조롱"이라며 "합의 직후에도 1965년 체결된 청구권 협정을 이유로 법적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일본 외무성 대표를 보내 위안부 동원에서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면서 "나아가 강제성을 부정하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위안부 문제를 희석시키려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사실조차 공개하지 않는다"며 "이번 합의로 가해국 일본은 뒤로 물러났고, 모든 것이 애매한 상황에서 피해국 내부에서 혼란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와 시민단체, 국제사회가 위안부 문제를 '일본이 전쟁 중 행한 반인도적 범죄'이고 '국가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확인했지만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부족한 결과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들이 싸워온 그동안의 세월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80년대 후반 위안부 피해 문제가 처음 제기된 이후 피해당사자와 시민, 국제사회는 일본 정부에 대해 ▷범죄사실 인정 ▷사죄와 배상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역사교육 ▷책임자 처벌 ▷위령비 건립 등을 요구해왔다.

   
▲ 이날 강연에는 이용수(88)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포함해 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2016.5.31)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윤병세 외교통상부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 양국이 발표한 합의안은 '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조건으로 한국정부가 '위안부'재단을 설립할 경우 일본정부가 기금 10억엔을 출연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책임과 법적배상이 명시돼 있지 않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참여가 배제돼 "굴욕적 외교 협상"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김창록 교수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친 뒤 일본 동경대학원에서 일본법학을 연구했다. 이후 '미쯔비시 중공업 한국인징용자 재판지원회' 공동대표와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맡았으며, 올해 1월 국내외 교수들이 참여하는 일본군'위안부'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한일 과거청산의 법적 구조'(2013),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권리'(2015), '법적 관점에서 본 2015 한일 외교장관 합의'(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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