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교육박물관 건립·대동초 통폐합 졸속 추진 논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2.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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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에만 혈세 97억원, 연간 운영비 15억원...'엉터리' 논란의 타당성 용역 결과 / "중단, 공론화 필요"


대구시교육청(교육감 우동기)이 추진하는 교육박물관 건립에 대해 시민사회가 "졸속 행정"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작은학교살리기 대구공동대책위원회, 전교조대구지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20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오후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례가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교육청은 엉터리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대동초 통폐합과 박물관 건립을 졸속으로 추진하려 한다"며 "홍보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교육박물관 건립을 의회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박물관 졸속 추진 반대 시민사회 기자회견(2017.2.15.대구시의회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교육박물관 졸속 추진 반대 시민사회 기자회견(2017.2.15.대구시의회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교육청 '교육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전시운영계획수립'의 박물관 입지요인 분석 결과, 북구 산격동의 현 대동초 부지가 "반경 3km 내 다수의 초·중·고등학교가 있고, 주택가와 시장이 자리 잡은 생활권으로 관람객 확보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

또 이미 전시될 교육사료 3천여점을 확보했으며, 학예사 1명도 계획단계부터 활동하고 있다. 도서관장을 포함한 15명의 인력운영 계획, 자료수집과 운영을 위한 연간 15억원가량의 예산 검토도 마쳤다. 그러나 타당성을 위한 예상관객 산출과 주민 설문조사도 대상이 적절하지 않았으며 조사기관도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선정돼 용역이 대동초 폐교를 위한 명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 '교육박물관' 건립 타당성 용역 결과 / 자료.대구교육청
대구 '교육박물관' 건립 타당성 용역 결과 / 자료.대구교육청

그러나 교육청은 용역 결과를 근거로 대동초 폐교가 명시된 '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대구시의회에서 통과되면 현 대동초 부지에 교육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 박물관 건축 공사와 유물구입비를 위한 예산 97억원도 지난해 통과된 상태다. 해당 조례는 오는 17일 시의회 교육위원회 심사를 거쳐 22일 본회의에서 상정될 예정이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이나 타당성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 오히려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금품 제공과 가정방문을 통해 통폐합 찬성을 유도해왔다. 이에 시민사회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돼선 안된다"며 "올바른 박물관 설립을 위해 지역사회의 여론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깜깜이식 박물관 건립을 즉각 중단하고, 공론화장을 열 것"고 촉구했다.

대동초 학생이 통폐합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2017.2.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동초 학생이 통폐합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2017.2.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임성무 작은학교공대위 공동대표는 "교육청이 추진해야 할 시급한 사안은 교육박물관 건립이 아니다. 초등교사들은 수 년째 발령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될 박물관은 교육당사자, 지역사회와의 의견수렴을 거쳐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호 대동초학부모 대표는 "교육감의 정치적 욕심을 위해 작은학교와 지역사회를 무너뜨리고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교육청은 용역결과의 오류를 인정한다면서도 대동초 통폐합과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김칠구 박물관추진단 담당자는 "용역을 위해 대동초 부지를 가상적으로 선정했을 뿐 참고자료에 불과하다"며 "정해진 것은 없다. 우선 순위대로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한다. 대동초 부지는 의회에서 관련 조례가 통과되면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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