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친박단체 헌재·국회 장례 "누명탄핵, 끝까지 불복"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3.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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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후 첫 집회, 범어네거리~삼덕동 朴생가 근처까지 2백여명 상여행진 "배신자 처단·정권교체 막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우는 박 전 대통령 대구 지지자(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우는 박 전 대통령 대구 지지자(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아이고 대통령님. 우리 나라의 지도자를 이렇게 강제로 끌어내려서는 안된다. 이 빨갱이놈들"

17일 오후 12시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 한 중년 여성이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헌법재판소와 국회를 비판했다. 윤모(73) 할머니는 이날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인용 후 일주일만에 대구에서 처음 열린 친박단체 탄핵 불복 집회에 참석해 탄핵 결정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탄핵 불복 목소리가 나왔지만 기세가 예전만 못했다. 

탄핵 인용 후 처음 대구에서 열린 친박단체 집회에 2백여명이 모였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탄핵 인용 후 처음 대구에서 열린 친박단체 집회에 2백여명이 모였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들고 '불법탄핵'을 규탄하는 친박단체 회원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들고 '불법탄핵'을 규탄하는 친박단체 회원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다른 중년 여성들도 "오늘 3명이 죽어야 나라가 제대로 간다"며 "기자들도 안맞으려면 똑바로 취재하라"고 경고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부터 2시간가량 범어네거리 일대에서 탄핵 불복 집회 참가를 촉구하는 전단지와 태극기, 성조기를 나눠주며 참여를 호소했다. 그러나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은 냉랭한 표정으로 전단지를 받지 않고 지나쳤다. 범어네거리에 있는 한 병원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직장인은 "무섭다. 헌재가 결정했으면 승복해야지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근혜 써포터즈 중앙회와 자유대한민구지키기범국민운동본부, 태극기행동본부, 신의한수, 엄마부대,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뉴박사모, 박사모동우회, 근혜동산 등 9개 친박단체는 이날 오후 2시 20분부터 1시간 가량 달서구대로와 동대구로 교차점인 범어네거리 도로에서 '헌법수호와 자유대한민국  지키기, 헌법재판소·국회 장례식' 행사를 진행했다. 대통령 파면 후 대구에서 열린 첫 친박 집회였다.

태극기를 배경으로 성조기를 든 박 전 대통령 대구 지지자(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태극기를 배경으로 성조기를 든 박 전 대통령 대구 지지자(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당초 1천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실제 집회 참가 인원은 2백여명에 그쳤다. 지난 1월 26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탄핵기각 촉구 집회 인원의 10분의 1수준이다. 공동준비위원장인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를 비롯해 친박단체의 대표적인 인물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았다. 집회 근처에 사무실이 있는 서석구 변호사나 지난 대구 집회에 참석한 조원진, 김진태 자유한국당 친박 국회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도 불참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벌써 배신자들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이름으로 당선되놓고 이제와서 모른척 한다. 배신자들이다.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해체' 상복을 입은 대구 지지자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검해체' 상복을 입은 대구 지지자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단체는 집회 후 꽃상여를 메고 '역대 대통령 중 최고 깨끗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킨 헌법재판소 국회 장례식'이라고 적힌 트럭을 앞세워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중구 삼덕동 박 전 대통령 생가터 500m 근처까지 2km 가량 행진했다. 행진에 앞서 배, 사과, 명태, 바나나로 상을 차리고 헌재·국회 해산이라고 적힌 만장을 들어 제사도 지냈다. 상복을 입은 이들의 등과 배에는 '특검해체', '탄핵기각'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제사를 지내는 동안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상주를 맡은 김동렬 자유대한민국지키기국민운동본부 회장은 "총선 때 대통령 사진 걸고 배지 단 놈들이 어떻게 탄핵시키냐. 처단해야 한다"며 "어떻게 8명이 100% 찬성해 탄핵이 인용되냐. 북한노동당도 이렇지 않다. 누명탄핵 죽을때까지 승복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지금 삼성동 사저 앞에는 24시간 카메라가 있어 대통령이 창문도 못 열고 있다"면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인격살인하는 것이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힘을 모아 정권 교체를 못하게 해야 한다"며 "보수분열은 안된다. 5월 9일 대선에서 한 사람으로 모아 이겨야 한다. 좌파를 처단하자"고 외쳤다.

헌재, 국회해산 만장을 들고 행진하는 친박단체 회원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헌재, 국회해산 만장을 들고 행진하는 친박단체 회원들(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꽃상여를 메고 우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 할아버지(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꽃상여를 메고 우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 할아버지(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벗었던 전투복을 다시 입고 거리에 섰다. 빨갱이들이 제도권에 들어와 대통령을 파면시켰다"며 "박 대통령은 빨갱이들 실체를 알리고 촛불처럼 탔다. 이들이 미군을 몰아내고 김일성 지령에 따라 대한민국을 점령하려 한다. 대구경북 시·도민이 정권교체를 막자"고 강조했다.

범어네거리서 행진 대열을 이끄는 헌재, 국회 장례식 차량(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범어네거리서 행진 대열을 이끄는 헌재, 국회 장례식 차량(2017.3.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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