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첫 날부터 '보수 텃밭'인 대구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각 후보들의 대구 방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각 후보 캠프는 17일 아침 범어네거리에서 유세를 펼치며 22일간의 선거운동 첫 일정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는 수성갑 지역구인 김부겸 의원과 강민구·정애향 수성구의원 등이 유세차량에 올라 출근길 인사를 전했다. '기호 1번 문재인'으로 도배된 유세 차량과 DJ DOC의 'Run to you'와 트와이스 'Cheer up' 등 대중가요를 개사한 '유세송', 김부겸 의원 지역 사무실 건물에 걸린 큰 현수막은 시민들에게 본격적인 선거 분위기를 알렸다.
파란색 옷을 입은 문 후보 캠프 선거운동원 10여명은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 '기호 1번 문재인'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범어네거리 첫 유세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이날 대구를 찾아 '민주당 최초의 대구지역 첫 일정'을 강조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오전 9시부터 대구 2.28민주의거기념탑 참배, 성서공단 일자리 정책 발표, 경북대 방문 등을 통해 '보수' 대구 표심을 공략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캠프는 '안보'와 '민생'을 강조하며 유세를 펼쳤다. 붉은 옷의 선거운동원 60여명은 '당당한 서민대통령' 문구가 적힌 손수건을 들고 범어네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으며, 태극기를 들고 신호 대기중인 차량을 향해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윤재옥 대구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이재만 전 동구청장, 배창규·배재훈·정순천 등 전·현직 대구시의원 등도 참석했다.
홍 후보도 이날 오후 칠성시장 유세를 시작으로 대구 일정을 가진다. 오후 5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는 선거운동원·당원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선거운동본부 출정식을 갖고 지난 4.12재보궐 선거 당시 TK지역 자유한국당 후보 6명 전원 당선에 대한 감사를 전할 예정이다.
건너편에서는 초록색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캠프 선거운동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안 후보 캠프 측은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며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유세 차량 화면에는 국민의당 전국 순회경선 당시 안 후보의 연설 영상이 재생됐으며 선거사무원 80여명은 범어네거리 각 코너마다 일렬로 서서 횡단보도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사공정규 대구시당위원장은 "국민의당 승리는 안철수의 승리가 아니라 대구시민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승리"라며 "변화와 혁신, 미래를 위해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후보는 18일 오후 서문시장과 대구백화점 앞 집중 유세를 통해 보수 표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각 선거 운동원들은 모두 자신의 후보들이 보수와 대구를 대표한다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오전 8시 40분에는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가 범어네거리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배지숙 대구시의원, 전시현 달서구의원 등 지역 인사,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이었던 서석구 변호사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석방하라",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조 후보는 횡단보도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대부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박상철(52)씨는 "1년 전만 해도 같은 당이었는데 다 쪼개져서 선거운동 하는거 보니까 기도 안찬다"며 "이번에는 정말 지역 경제와 나라 발전을 위해 힘 쓸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정모(40)씨도 "첫 날부터 분위기가 고조된 것 같다. 이번 대선의 경우 주위에서도 어떤 선거보다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며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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