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몰락 10년, 해고자 최승호가 본 <공범자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8.1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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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사회 / '이명박근혜' KBS·MBC 잔혹사 다룬 영화 "공정방송 위해 김장겸·고대영 물러나야"


대구 시민들이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7.8.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시민들이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7.8.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화 <공범자들> 대구 시사회에 참석한 최승호 PD(2017.8.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화 <공범자들> 대구 시사회에 참석한 최승호 PD(2017.8.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장겸은 물러나라. 고대영도 물러나라"

11일 저녁 대구 메가박스 칠성점 300여석을 가득 채운 시민들이 이 구호를 함께 외쳤다. MBC 해직 언론인 최승호(55) 뉴스타파 PD의 공영방송 몰락 10년을 다룬 영화 <공범자들> 시사회 현장이다.

영화는 2008년 이명박 정부부터 2016년 박근혜 정부까지 10년 동안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기를 다루고 있다. 106분 러닝타임 내내 최 PD는 당시 MBC PD로서, 해직 언론인으로서, 뉴스타파 PD로서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공범자들의 뒤를 쫓고 끊임 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4대강사, 세월호 참사 등 정권에 민감한 이슈에 대한 공영방송의 보도를 불편해 했다. 특히 정권이 인사권을 쥔 공영방송의 '공정보도'는 그때마다 흔들렸다. 낙하산 사장들이 낙점됐고 파업으로 맞선 언론인들은 해고되거나 현업에서 떨어진 곳으로 전출됐다.

그렇게 벌써 10년. 헌정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공영방송은 침묵했다. 촛불이 권력을 바꿨고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고대영, 김장겸 체제는 여전한다. 이에 대해 MBC 취재기자들은 마이크를 내려놓고 11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몰락한 10년을 되찾기 위한 싸움의 전초전이다.

영화 <공범자들>은 최승호 감독이 뉴스타파에서 제작한 <자백>에 이은 두 번째 영화다. <자백>은 국정원의 간첩조작을 <공범자들>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이와 관련해 MBC 김장겸 사장과 전현직 임원 5명은 영화 <공범자들>에 대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당초 오늘 심문을 열고 가처분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으나 14일로 연기했다.

최승호 PD는 "공영방송은 우리 사회 상수도 역할을 해야 하지만 10년간 오염되고 망가졌다"며 "건강한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공영방송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만간 KBS와 MBC 내부 구성원들의 투쟁이 다시 들불처럼 번지길 바란다"며 "<공범자들>이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김장겸과 고대영은 공정방송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화 <공범자들> 포스터
영화 <공범자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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