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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사드는 안 됩니다"...남기고 떠난 평화주의자
'독일 망명객' 故 조영삼씨 20일 운명...애도 성명 "책임은 문재인 정부와 미국, 사드 철회해야"
2017년 09월 20일 (수) 13:36:00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사드 배치 반대' 등의 유서를 남기고 19일 서울에서 분신한 조영삼(58)씨가 20일 오전 끝내 숨졌다. 경북 성주와 김천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사드반대 단체들은 애도 성명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사드 철회"를 정부에 촉구했다.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한 8개 단체는 19일 '평화주의자 조영삼님 선종 애도 성명'을 내고 "'이름 없는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이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 선종한 사태를 당하여 참담한 심정을 가누기 어렵다"면서 "진정으로 겨레의 장래를 걱정하면서 고독한 결단 속에 자신의 충심을 담은 유서를 다듬고 또 다듬었을 조영삼 님의 그 고뇌를 생각하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의 책임은 "사드 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와 배치를 강박한 미국에 있다"며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것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한 조영삼 님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또 "'사드는 안 됩니다'라는 고인의 마지막 간절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 사드 철회활동에 참여하고 고인의 뜻인 사드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루는데 함께 해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이 애도 성명은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 부울경대책위원회(가)를 포함한 8개 단체가 함께 발표했다. 

   
▲ 사드 추가 배치 과정에서 짓밟힌 옷가지와 신발들(2017.9.7.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세상을 떠난 조영삼씨는 19일 오후 4시 10분쯤 <오마이뉴스>가 입주해있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한 건물내 18층 야외정원에서 스스로 인화물질을 몸에 뿌리고 불을 붙여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0일 오전 9시 37분쯤 숨졌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특히 조씨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제목의 4쪽짜리 유서도 남겼는데, "문재인 대통령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드는 안 됩니다", "사드는 결코 전쟁방지나 평화를 지키는 무기가 아닐 것입니다"라며 사드 반대 입장을 남겼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당신들이 즐겨 사용하는 '우리민족끼리'처럼, 말로만 '민족' '민족' 하지 말고 민족 앞에 모든 걸 내려놓으십시오. 민족의 운명은 우리민족끼리 합심하여 짊어진고 간다는 정신으로 미국과 양자간 '밀당' 하기 전에 남북대화의 장에 나서기 바랍니다"고 호소했다.

'독일 망명객'이며 '비전향 장기수'였던 고인은 지난 1995년, 북한으로 간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씨(1993년 북송, 2007년 사망)씨에게 초청 엽서를 받고 독일과 중국을 거쳐 밀입북해 그해 8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북한에 머물렀으며, 이후 독일로 돌아가 체류하다가 2012년 귀국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1년이 확정됐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 선종 애도 성명(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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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조영삼씨의 유서 전문(출처:오마이뉴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오래전, 독일에 있을 때부터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존경해왔던 사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드는 안 됩니다. 대통령님도 사드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전쟁의 위험만 가중시킬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더 큰 그림이 있을 거라 생각도 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초강대국 미국과의 '밀당'이 쉽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밀리면 뒷감당을 어찌하시렵니까.

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실로 진실로 바라는 사람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남북경협, 평화통일, 동북아 균형자 역할 등을 통한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드는 결코 전쟁방지나 평화를 지키는 무기가 아닐 것입니다.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가능성이 희박한 사드미사일 자체보다도 사드배치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엑스밴드 레이다의 감시망에 놓여있는 북한과 중국은 사드가 가동되는 시점부터 그들의 제1 타격 목표는 사드배치지역이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의 ICBM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용이 아니라 대륙을 넘나드는 장거리용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대 미국용입니다. 대통령님도 이런 상식적인 사실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배치'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사드배치를 앞당긴 것은 현실국제정치의 냉혹한 벽을 뚫지 못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대통령님의 대화제의에 핵실험 등 엇박자를 놓고 있는 북한 당국에 있겠지요.

의도했든지 아니면 우연히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실적으로 '북미간 적대적 공생관계'의 부산물인 사드배치로 인해 우리 민족의 미래에 먹구름이 잔뜩 밀려오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치킨게임의 결과는 남북 공멸의 길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매의 눈을 치켜뜨고 있는 일본이 보입니다.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당부와 부탁을 드립니다. 저는 한때 보편적 정의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인민군 종군기자 출신 이인모 선생의 손발이 되어 함께 생활했던 사람입니다. (당시 이인모 선생은 분단비극의 후유증으로 자력으로는 단 한걸음도 걸을 수 없었지요)

당부 드리건대, 당신들이 즐겨 사용하는 '우리민족끼리'처럼, 말로만 '민족', '민족' 하지 말고 민족 앞에 모든 걸 내려놓으십시오.

민족의 운명은 우리민족끼리 합심하여 짊어지고 간다는 정신으로 미국과 양자간 '밀당' 하기 전에 남북대화의 장에 나서기 바랍니다. '우리민족끼리'라 해놓고 이른바 '코리아패싱'은 안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권이 이명박근혜 정권이 아니지 않습니까. 세계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것을 넘어서 길이 남을 촛불혁명정권입니다. 성공해야 합니다. 기필코...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혹시 압니까? 미국을 꼼짝 못하게 하는 묘수가 남북대화 과정에 나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당신들의 '신념의 화신'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이인모 선생과의 인연으로 세상의 주변부를 떠돌며 인생행로와 역정이 여러 번 뒤바뀐 사람으로서 이런 부탁과 당부를 드릴 자격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대통령님을 인간적으로 존경했고 사랑했습니다.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나서도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의 산화가 사드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이 된다면 연연세세 가문의 큰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의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던 어느 이름 없는 평화주의자가 한 떨기 마지막 잎새를 떨굼으로써 이 땅에 평화를 기원한 나라, 대한민국을 얕보지 말라고...

그는 백만 촛불혁명의 한 사람이었다고,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고 미국에게 당당히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님, 촛불민심을 든든한 배경으로 흔들리지 마시고 초심대로 밀고 나가셔서 성공한 정권으로 세계사에 길이 남으시길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촛불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제 19대 대통령 후보 문재인 남북협력정책특보
들풀하나 조영삼 드림

덧붙이는 글
:저의 행동에 설왕설래 말이 많을 줄로 사료됩니다. 개의치 않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의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으나 그러지 못한 인생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아직 이 세상 소풍 끝나지 않은 분들, 외람되지만 제 처와 어린 아들내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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