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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법원 국감, '박근혜 전단지 배포' 구속에 "원님 재판이냐"
[국정감사] "전단지, 조선일보 칼럼인데 구속 8개월? 형평성 없었다"
대구지법원장 "추가 기소·구속, 흔치않은 사례는 맞다"
2017년 10월 24일 (화) 12:40:39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어떤 내용의 전단지인가. 이겁니다.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미 일본 산케이신문에서 쓴 기사를 의혹으로 제기한 것입니다. 앞뒷장 전단지 복사해 뿌린 겁니다. 이게 공평합니까"

24일 오전 대구고등법원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구고등법원.대구지방법원.대구가정법원 등 8개 영남권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시작 후 얼마 안돼 국감장에는 '박근혜 비판 전단지'가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전단지를 들고 김찬돈(58) 대구지법원장을 지목해 따져 물었다.

   
▲ 대구법원 국감장서 '박근혜 비판 전단지'를 든 이춘석 의원(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박성수씨가 제작해 배포한 '박근혜 비판 전단지'(2015.4.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02년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가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사진과 함께 앞면에 "자기들이 하면 평화활동 남이 하면 종복, 반국가행위",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철저히 수사하라" 뒷면에, "정윤회 염문 덮으려 공안정국 조성하는가"라는 전단지였다.

이른바 '박근혜 비판 전단지',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의 당사자인 박성수(44.사회활동가)씨가 만든 전단지다. 박씨는 2015년 2월 16일 자유한국당 전신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이 전단지를 뿌려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구지법 1심 재판에서 유죄(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를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은 지난 19일부터 항소심 재판에 들어갔다.  

특히 국감에서 이 의원은 명예훼손 여부보다 당시 대구지법의 장기 구속영장 발부 적절성에 초점을 맞춰 법원을 세게 몰아붙였다. 박씨는 당시 명예훼손 혐의로 6개월 구속 만기를 채운 뒤 집시법 위반 혐의로 다시 2개월을 더 구속돼 있었다. 장장 8개월이나 구속 수사를 받은 셈이다. 검찰이 별건으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고 대구지법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당시에도 비판이 나온 지점이다.

국감 내내 이 의원은 전단지를 계속 흔들며 질의를 했다. 그는 "공직자 개인 비판이라도 악의적이지 않거나 상당성이 있다면 명예훼손 아니라는 게 대법원 판례"라며 "이 자리에서 대통령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것은 얘기 하지 않겠다. 그러나 대통령 비판 전단지 돌렸다고 8개월 구속시킨 것은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다. 특히 "6개월 채우니 무리하게 집시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해 구속하는게 대구지법에서는 흔한 일이냐"며 언성을 높여 김 대구지법원장을 다그쳤다.

   
▲ 증인 선서하는 사공영진 대구고등법원장,(가장 끝)김찬돈 대구지법원장(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법사위는 영남권 8개 법원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 대구지법원장은 "1심 중 구속기간이 다 돼 추가 기소된 사건을 병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추가 구속하게 된 것은 우리 법원에서도 흔하지 않은 케이스가 맞긴 하다"고 작은 목소리로 해명했다. 

추궁은 계속됐다. 이 의원은 "이 전단지 내용으로 산케이 지국장은 무죄가 나왔고, 조선일보 기자는 아예 서면 조사만 했다. 처벌도 안됐다"며 "박성수씨 같이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권력도 없는 일반, 일개 시민은 8개월이나 구속시켜서 징역형이 나온다면 우리 국민들이 이 재판이 공평하다고 생각을 하겠냐"고 질타했다. 또 "조사를 받든, 재판을 받든, 일반 시민이든, 전직 대통령이든, 언론사 국장이든, 환경단체 사람이든, 일본인이든, 한국인인든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1심은 형평성이 현저히 없었다. 항소심에서는 제발 원님 재판을 하지 말고 판사님 재판을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 대구지법원장은 "네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 제가 그 부분을 더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 질의 중인 민주당 조응천(위), 정의당 노회찬(아래) 의원(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이날 법사위(위원장 권성동) 국감장에서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대구법원·검찰청 청사 이전에 대한 질의를 했고, 부산 엘시티(LCT) 비리와 관련해 전직 부산고법판사들의 연루 의혹도 제기했다. 또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청소년 재판을 통해 비행청소년들에 대한 애정을 보여온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 이른바 '호통판사'를 국감장에 불러세워 고마움을 표현했다. 노 의원은 "국감은 묻고 따지고 호통치는 장인데 오늘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최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된 거듭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지적하며 "우병우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법원. 국민 법 감정을 헤아려 잘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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