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장 '마지막 우병우 라인' 의혹...국감서 "사퇴" 빗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10.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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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특수본 시절 최순실·우병우 봐주기" 비판 / 노승권 지검장 "우병우 라인? 뭔지 모르겠다"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고 우병우 떨어지면 누가 떨어져야 하는가? 우병우 사단이다"

24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구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 말이다. 이른바 '마지막 우병우 사단' 의혹을 사고 있는 노승권(52.사법연수원 21기) 대구지검장을 향한 박 의원의 직격탄이다. 그는 "특수본 시절 국정농단 사건을 무마, 지연시키고 횡포를 저질렀으면 촛불혁명 산물로 태어난 정부에서 대구지검장으로 승진은 안된다"며 "몰랐다? 뻔뻔해선 안된다. 검사장 그대로 하면 안된다. 나갈건가? 안나갈건가? 역사 앞에 부끄럽게 살지 말라"고 비판했다.

'우병우 라인' 의혹을 사고 있는 노승권 대구지검장(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우병우 라인' 의혹을 사고 있는 노승권 대구지검장(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검찰 국감이 노승권 대구지검장 성토장으로 변했다. 법사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노 지검장을 집중 추궁하며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뒤에 있던 질의순서까지 앞당겼다. 노 지검장은 질의를 받는 시간 내내 "사실이 아니다",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잘 모른다", "구차하게 제 입으로 설명을 드리진 않겠다"며 무표정으로 모르쇠로 일관하다 추궁이 계속되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칼날도 노 지검장을 향했다. 그는 "노 지검장님 특수본 있던 지난해 10월 30일 오전 7시 32분. 최순실 인천공항으로 들어왔을 때 왜 안잡았냐"고 따졌다. 노 지검장은 "기억이 가물하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조 의원은 "나라가 들썩일 때 새벽에 출입국관리소에서 알렸는데 안잡았다. 최순실을 32시간 20분간 그냥 뒀고 증거인멸을 했다. 가볍게 얘기해선 안된다"고 질타했다.

노 지검장에게 질의하는 박지원.조응천.정성호.박범계 의원(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 지검장에게 질의하는 박지원.조응천.정성호.박범계 의원(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어 "당시 언론에서 안태근 검찰국장과 우 전 수석이 수 천여차례 통화하고 김수남 검찰총장, 특수본을 지휘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하고도 통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니 특수본 공보관이었던 대구지검장님께서 '통화가 무슨 죄냐'고 했다"면서 "어제 윤석렬 검사장은 '의심이 마땅하다'고 했는데 윤 검사처럼 했으면 다 밝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도 "우병우 앞에 서면 꼼짝 못하고 봐주기 수사하는 검찰. 그때 수사를 잘 했으면 새정부에 검찰개혁 요구가 나왔겠냐. 깊이 성찰하라"고 다그쳤다. 

추궁은 민주당 박범계 의원 질의에서도 이어졌다. "지검장, 우병우 사단이 아니란 말인가? 측근,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렇다면 박근혜 캠프 3인방과 가깝지 않냐?"고 돌려 물었다. 노 지검장은 이춘상ㆍ안봉근씨에 대해선 "잘 모른다", 정호성씨에 대해서만 "수사하면서 처음 알았다"고 해명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도 "본인은 우병우 라인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우병우 라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실체 있는 것 다 안다. 검찰 고위 간부신데 모른다?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권성동 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의 대구고검.지검 국감(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권성동 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의 대구고검.지검 국감(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거듭된 비판에 지친 노 지검장은 다시 해명했다. "구체적으로 기다 아니다 말씀드리지 않겠다. 라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친소관계를 말하는 것 같은데, 그럴 수 있지만 라인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노 지검장을 보호하고 나섰다. 김진태 의원은 "우병우 이름만 나오면 반동분자가 돼 분풀이 대상이 된다. 지금이 문화대혁명 시기냐"고 했고, 권성동 위원장도 "우병우 사단에 속했다고 찍히면 정치보복을 당해 옷을 벗어야 한다. 찍어내기"라고 반발했다.

국감서 증인 선서하는 황철규 대구고검장(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감서 증인 선서하는 황철규 대구고검장(2017.10.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승권 지검장은 '우병우 사단'으로 알려진 대구고등검찰청과 대구지방검찰청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올 6월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장)에서 대구지검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노 지검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특별수사본부 검사로 지낸 올 4월 17일, 특별수사본부는 박영수 특검팀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5가지 혐의를 빼고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해 '봐주기' 의혹을 샀다.

특히 당시 노 지검장은 특별수사팀 브리핑에서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우 전 수석이 수사 검사에게 전화해 압수수색에 부정적 의견을 표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해경에서 열심히 구조 활동하는데 압수수색 한다고 하니 이의를 제기했다. 국가 기관 갈등으로 비칠 수 있고 사전 차단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판단에서 우 전 수석이 전화한 것"이라고 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우 전 수석과 통화한 검찰 수뇌부 조사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통화한 게 무슨 죄가 되나요?"라고 되물어 비판을 샀다. 이후 특수본을 지휘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돈봉투 만찬'에 연루돼 면직 처리 후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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