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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열'에 가위질 된 대구 예술계 장례식 "때가 어느 땐데"
'대구아트페어' 전야제 / 검열 예술가 등 30여명, 엑스코 앞 항의 퍼포먼스·기자회견
근조리본·화환 설치 "자유 말살, 사과·재발방지" / 권영진 시장 "간섭한 적 없다" 해명
2017년 11월 07일 (화) 18:25:4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 (왼쪽부터)각각 세월호, 박정희, 사드 작품을 다뤄 대구 청년미술프로젝트에서 작품 검열을 당한 이은영 작가, 윤동희 작가, 박문칠 감독(2017.11.7.대구 엑스코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삼가 대구 예술의 명복을 빕니다. YAP에 가위질 당한 예술가 일동. "

7일 오후 4시 30분 대구시 북구 엑스코 앞 인도에 이 같은 문구가 새겨진 근조화환들이 설치됐다. 옆에 선 이들의 가슴에는 '검열'이라고 적힌 검은색 근조리본이 달렸다. 근조화환과 근조리본 풍경 사이로 대형 침대 하나도 들어섰다. 'BED PEACE ART PEACE(침대의 평화, 예술의 평화)', '혁명은 침대에서 검열은 전시장에서'라는 재밌는 문구들이 배개 대신 침대 머리맡에 내걸렸다. 침대 주변에는 '검열반대', '쇼미더 내작품', '대통령 다 뺄가요? 빼세요. 최순실은요? 빼세요' 등의 피켓들도 전시됐다.

대구시가 4억여원을 지원하고 주최한 '2017 대구아트페어 청년미술프로젝트(YAP.Yong Artist Project)'에서 박정희.세월호.사드 작품을 검열한 사태를 비판하는 '장례식'이다. 해당 작품을 그린 윤동희 작가, 이은영 작가, 박문칠 감독 등 4명은 보이콧을 선언했고 지역 예술가들과 시민사회단체는 항의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대구아트페어 전야제 오픈식이 이날 진행된 것에 맞춰 예술가 등 30여명은 엑스코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들은 "사태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사과" 등을 요구했다.

   
▲ '검열 규탄 항의 장례식 퍼포먼스와 기자회견'(2017.1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516개의 소묘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 모습을 표현한 작품 <망령>의 윤동희(34) 작가는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해당 1개 작품이 청년미술프로젝트에서 최종 제외되자 자신의 다른 작품 2점의 전시도 포기하고 보이콧 중이다. 그는 "시대가 어느 시댄데...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참 헛헛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마이크를 든 윤 작가 옆에는 근조리본을 한 다른 예술가들도 나란히 섰다.

이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구지회 전 회장을 지낸 최수환 화가는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돈만 지원한다고 예술이 발전하지 않는다. 행사를 만드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느냐에 따라 예술이 시궁창에 박히거나 꽃으로 피어난다"며 "많은 사람들이 대구는 갑갑한 도시, 예술이 자유롭지 못한 도시라고 얘기한다. 왜 그런지 시장은 잘 살펴서 누가 예술의 자유성을 옥죄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또 "꽃과 자연을 그리는 것만이 예술이 아니다. 세상의 부조리한 것을 담은 작품도 예술"이라며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어디있는가. 지향이 다르다고 검열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은 "주최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검열대에 오를 것은 작품이 아니라 가위질을 하는 대구 문화예술계와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사태를 기점으로 검열, 예술에 대한 자유 말살 행위가 예술계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왼쪽부터)김규학 위원장, 류규하 의장, 권영진 대구시장(2017.1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2017 대구아트페어 청년미술프로젝트 전시회(2017.1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같은 시각. 검열 사태 장례식과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된 엑스코 밖의 풍경과 달리 건물 안에서는 오는 8일부터 열리는 대구아트페어 전야제 오픈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포함해 대구시의회 류규하 의장, 김규학 문화복지위원장, 윤순영 대구중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권 시장은 '이번 정치 검열 사태에 대해 알고 있느냐',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 알고는 있다"고 답했다. 다만 "관(官)은 지원은 하되 간섭한 적은 없다"며 "이번 일도 민간 결정이다. 그것은 전문가들 결정 아니겠냐. 간섭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대구시 책임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편 검열 피해 예술가 등 예술단체는 오는 24일부터 북성로 일대에서 '대안 예술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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