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구 여중생 성폭행 사건' 재수사...부실수사 논란 1년만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11.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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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검 "아청법 항고 기각, 대신 아동복지법 위반 보완수사 필요" 직접 수사 명령 / 피해자 측 "기소해야"


'대구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접 재수사에 나선다. 경찰 '부실수사' 논란 1년여만이다.  

대구고등검찰청(고검장 황철규)은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강간) 혐의로 불기소 처분된 신모(46)씨에 대해 피해자 A(16)씨 측이 제기한 항고를 기각하는 대신, 아동복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보완수사가 필요한 점이 인정돼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고 직접 재수사 한다"고 지난 20일 피해자 측에 통보했다.

고검의 재기수사 명령은 대부분 대구지검에서 처리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직접경정(재기수사명령이 내려진 항고 사건을 고등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제도)에 따라 대구고검이 직접 재수사하게 됐다. 

대구고검 공보담당 검사는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아청법 아닌 아동복지법에 대해서는 보완수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해 재수사가 결정됐다"고 23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설명했다.

대구고검의 '대구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한 재수사 명령 통지서 / 사진 제공. 피해자 A씨
대구고검의 '대구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한 재수사 명령 통지서 / 사진 제공. 피해자 A씨

A씨 법률대리인 박정민(법무법인 참길) 변호사는 23일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항고는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때문에 이번 재수사는 충분히 기소할 만하다는 판단에 따라 결정됐다고 볼 수 있다"며 "명백한 미성년자 성폭행사건에 대해 이번 기회에 가해자가 확실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0월 "학원 원장이었던 신모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아청법 위반' 혐의로 신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대구달성경찰서는 같은 해 12월 '혐의 없음'으로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서부지청은 이듬해 3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두 사람의 성관계 사실을 인정했지만, 가해자가 "폭력·협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강제성이 없다"고 검찰 측이 판단한 것이다.

학원 인근에서 1인시위와 서명을 받고 있는 피해자 어머니 / 사진 제공. 피해자 A씨 측
학원 인근에서 1인시위와 서명을 받고 있는 피해자 어머니 / 사진 제공. 피해자 A씨 측

이후 피해자 A씨 어머니는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과 "진술과정에서 인권침해" 등의 문제점을 주장하며 "재수사 촉구"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올해 9월 "물리적 협박이 아닌 위계에 의한 성폭행도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라며 대구고검에 항고했다. 특히 "사건 당시 피해자는 만15세4개월 학생이었고, 가해자는 40대 중반의 학원 원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사회·경제·정치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도 아청법 제7조 위반(강간)이라는 대법원 판례(2008도4069, 2004도5868)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고·보호 의무가 있는 학원 원장으로서 같은법 제18조, 제34조 위반에 따라 가중처벌 돼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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