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4천원 아동급식, 이마저도 삭감한 대구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01.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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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증액하다 올해 예산 12억·지원 아동 3천여명 축소..."돈 덜 쓰고 지원대상 줄어"
시민단체 "아동복지 역행, 낮은 급식단가로 아이들 편의점 전전...5천원으로 인상해야"


2017 대구시 아동급식제도 개선방안마련 정책토론회 웹포스터 / 사진 출처.우리복지시민연합
2017 대구시 아동급식제도 개선방안마련 정책토론회 웹포스터 / 사진 출처.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시가 한 끼 4천원이 지원되는 저소득층 아동급식 예산을 일부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대구시에 확인한 결과, 대구시는 2018년도 지역 저소득층 아동급식 전체 예산을 130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예산 142억원과 비교해 10%(12억원)를 삭감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급식비를 지원받는 대구지역 저소득층 아동 수도 1만9천여명으로 전년(2만2,500여명)에 비해 3,500여명이 축소됐다.

5년간 매년 아동급식 예산을 증액(2013년 125억3,900만원→2014년 135억3,800만원→2015년 144억1,600만원→2016년 142억6,600만원→2017년 142억원)하다가, 5년만에 예산을 줄여 책정한 셈이다. 그 이유로 대구시는 집행잔액(불용액)을 꼽았다. 2013년 32억원(26.3%), 2014년 29억원(21.9%), 2015년 30억원(21.2%), 2016년에는 29억원(21.0%) 등 4년간 예산 123억여원이 집행되지 않았다.

대구시 8개 구.군 전체 아동급식 예산 연도별 결산현황 / 자료 제공.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시 8개 구.군 전체 아동급식 예산 연도별 결산현황 / 자료 제공.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시 8개 구.군 2013~2016년 아동급식 예산 집행잔액 / 자료 출처.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시 8개 구.군 2013~2016년 아동급식 예산 집행잔액 / 자료 출처.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 한 담당자는 4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매년 아동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 아동급식 지원 아동 수도 줄었다"며 "인구감소분을 예산안에 처음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 "매년 돈이 남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남으면 남지 부족하진 않을 것"이라며 "사각지대는 없다"고 말했다.

이례적 예산 삭감에 시민단체는 "아동복지 역행"이라며 반발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설날이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오히려 예산을 줄였다"며 "아이들은 또 편의점을 전전할 것"이라고 4일 논평에서 비판했다. 특히 돈이 남아 줄였다는 설명에 대해 "편하고 쉬운 길을 택한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매년 예산에 잔액이 생기는 이유가 ▲아이들이 급식비를 사용할 가맹점이 적거나 ▲아예 급식비 사용방법을 몰라 쓰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구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은 편의점에 집중돼 있다. 1,199곳 중 804곳(67%)이 편의점이다. 일반음식점은 395곳(2017년 9월 기준)에 불과하다. 이미 비슷한 문제로 타 시·도는 일반음식점이나 사회적기업체를 활용한 가맹점을 늘렸고, 단체급식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큰 고민 없이 예산만 줄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구시가 아동급식지원사업에서 발급하는 아동급식카드 / 사진 출처.대구중구청
대구시가 아동급식지원사업에서 발급하는 아동급식카드 / 사진 출처.대구중구청

또 30%에 불과한 대구 일반음식점 가맹점도 잔치국수, 떡볶이, 도시락, 김밥 등 분식점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아동들의 영향불균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이들 단체는 지적했다. 때문에 "현재 하루 한 끼 4천으로 책정된 급식 단가를 5천으로 1천원 인상해 현실화하고, 일반음식점 가맹점을 확대하는 등 아동급식 정책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대안을 마련하라"고 대구시에 촉구했다.   

한편, '아동복지법' 제35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건강 증진·체력향상을 위해 급식지원 등을 통한 결식예방 및 영양개선에 관한 사항을 지원한다)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저소득가정(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맞벌이·한부모·장애인 보호자·소년소녀가족 등) 취학·미취학 아동에게 급식을 지원한다. 1인당 한 끼 4천원, 하루 한도액은 12,000원이다. 방식은 매월 충전되는 아동급식카드(대구.컬러풀드림카드)를 발급해 지역 내 지정 아동급식 가맹점에서 식사 시 사용한다. 미사용분은 연말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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