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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칸 주고 갑질"...대구 동성시장, 예술가 입주사업 논란
월 20일 이상 상주하며 주최 측이 원하면 시장홍보 적극협조, 전기세 등 비용 자부담·상업행위 금지
일부 예술가 "착취수준, 타사업 비교 불합리" 반발 /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시장 살릴 순수한 의도"
2018년 01월 16일 (화) 15:48:54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 대구 수성구 동성시장(2018.1.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수성구 동성시장 예술가 입주사업을 놓고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방 한칸 지원하면서 지켜야 할 사항이 많아 일부 예술가들이 "착취"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사장 장흥섭 대구시 창조경제본부장)에 확인한 결과, 재단은 지난 2일부터 '동성시장 문화공간 조성사업' 일환으로 동성시장 내 예술프로젝트(DAP) 입주예술인 모집공고를 냈다. 전통시장 활성화, 특성화 발굴을 위해 빈 점포 10곳을 예술가 개인과 단체 등 10명에게 1년간 무료임대(1회 연장계약 가능)해주는 게 사업 주요 내용이다. 지난 15일까지 서류접수를 마쳤고 면접심사를 거쳐 오는 22일 공모결과를 발표한다. 입주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예술인 입주사업이 진행되는 동성시장 내부 점포(2018.1.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근처 수성시장, 태백시장과 비교해 낙후돼 손님 발길이 오랫동안 끊긴 동성시장에 예술가들을 입주시켜 다시 한 번 재기를 꾀한다는 취지다. 앞서 대구중구청이 비슷한 방식으로 방천시장을 크게 성공시킨 사례가 있어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이를 벤치마킹한 셈이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은 중앙정부(중소기업청)과 지방정부(대구시)의 예산 지원을 받는 기관이다.

하지만 빈 점포 1년 지원에 따라오는 각종 예술가들에 대한 준수사항들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준수사항은 ▲월 20일 이상 예술가들이 점포에 상주하며 시민에게 개방 ▲시장 활성화와 소개홍보를 위해 개방이 필요할 경우 적극 협조해야 함 ▲입주공간 내 전기세·인터넷·전화료 등 각종 비용은 자체부담 ▲상업적 활동 금지 ▲상가에 대한 권리금을 행사할 수 없음 등 모두 5가지다.

요약하자면 한 달 20일 이상을 점포에 상주하며 시장 홍보행사에 참여하고 시민들에게 공간을 개방할 뿐만 아니라 모든 경비를 예술가가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일부 예술가들은 "입주 노예 공고", "착취 수준", "전형적 갑질", "다른 입주프로젝트와 비교해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 쓰레기들이 쌓인 동성시장 골몰길(2018.1.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비슷하게 대구문화재단이 진행하는 가창창작스튜디오·범어아트스트리트는 예술가에 대한 공간지원뿐 아니라 경비 전액을 주고 상주 기간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또 예술가 생계를 위해 아트마켓을 열거나 경제활동도 인정한다. 동성시장 입주사업을 놓고 예술가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역에서 15년간 벽화예술가로 활동한 50대 한 작가는 "작은 공간이 절실한 젊고 가난한 예술가에게 이 같은 불합리한 조건을 내건 것 자체가 갑질"이라며 "상주 일꾼을 뽑는 것도 아니고 시장을 살린다는 목적으로 쉽게 예술가를 착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최소한 다른 비슷한 사업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준수사항을 조절해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사업 중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소속 '동성시장 예술프로젝트팀' 한 매니저는 "그런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어 예술가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착취나 갑질 목적은 없다"며 "시장을 살리려는 순수한 의도의 사업일 뿐이다.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지 않겠나. 준수사항을 바꾸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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