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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 '순종동상', 대구 중구청장 후보들의 생각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8.03.2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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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석·임형길·남해진 "잘못된 역사 인식, 철거 또는 이전" / 류규하·임인환 "치욕적 과거도 기억, 유지"


대구 중구청장 출마자들이 '순종동상' 철거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노상석(58), 자유한국당 임형길(57), 바른미래당 남해진(61) 예비후보는 "철거 또는 이전"을, 류규하(61.자유한국당) 대구시의회 의장과 임인환(62.바른미래당) 대구시의원은 "유지"를 주장했다. 앞서 중구청이 달성공원 앞에 설치했던 이 동상은 지난해 역사 왜곡 논란으로 시민사회로부터 "철거" 요구를 받았던 조형물이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노상석, 자유한국당 임형길, 바른미래당 남해진 예비후보 / 사진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노상석, 자유한국당 임형길, 바른미래당 남해진 예비후보 / 사진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28일 대구 중구청장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출마 의사를 밝힌 이들에게 대구 중구청(구청장 윤순영)이 설치한 순종동상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노상석(58) 예비후보는 "치욕적인 역사를 교묘하게 가렸다. 주민 통행도 막는 불필요한 조형물"이라며 "주변 경관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정시행정 결과다. 마땅히 철거돼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임형길(57) 예비후보도 "먼저 순종이 왜 그 길을 걸어야했는지 역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역사왜곡 논란을 공론화시켜 존치 여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로 중앙에 설치한 조형물은 즉각 철거하고, 동상 위치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남해진(61) 바른정당 예비후보도 "전임자의 치적을 함부로 건드려선 안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치욕적인 과거 사실을 억지로 끼워맞춘 역사 왜곡이자 부족한 역사 인식에서 나온 정책이다.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 임인환 대구시의원 / 사진 제공. 대구시의회
(왼쪽부터)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 임인환 대구시의원 / 사진 제공. 대구시의회

반면 류규하(61) 대구시의회 의장과 임인환(62) 대구시의원은 "그대로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류 의장은 "치욕적인 과거라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없애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2차선을 1차선으로 줄였기 때문에 교통 혼잡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통량을 분산시키거나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인환 대구시의원도 "완공 1년도 안돼 철거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전임자가 충분히 검토한 사안"이라며 "불행한 역사에서도 충분히 배울수 있다. 철거를 논하려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유지를 전제로 주민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역사 왜곡' 논란의 달성공원 앞 순종동상 / 사진 제공. 대구 중구청
'역사 왜곡' 논란의 달성공원 앞 순종동상 / 사진 제공. 대구 중구청

앞서 대구 중구청(구청장 윤순영)은 2013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국·시·구비 70억원을 들여 중구 수창동에서 인교동까지 2.1km 구간에 걸쳐 '순종황제어가길'을 조성했다. 특히 1909년 일제강점기 당시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남순행로 중 대구를 다녀간 사실을 모티브로 달성공원 앞에는 길이 11m, 폭 2m, 높이 5.5m짜리 순종동상 조형물을 지난해 5월에 설치했다.

그러나 조성 당시 "순행이 한일 강제합병을 홍보하고 의병 반발을 억누르기 위해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가 강요한 것"이라며 역사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샀다. 또 도로 한복판에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도로 폭이 좁아져 인근 주민들이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명주 중구청 도시재생과장은 "치욕스러운 역사를 교훈 삼아 당시 곳곳에서 항일운동도 있었다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이었다. 시민사회가 지적했던 부분은 조형물 옆에 키오스크(무인 안내시스템)를 설치해 충분한 설명을 덧붙였고, 당시 교통환경심의도 통과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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