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래오토모티브, 희망퇴직 벌써 48명..."강제퇴직" 반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05.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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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1차 협력사, 3백명 감원목표 2차 마감 "경영 악화" / 노조 "부당해고" 고소·특별근로감독 신청


A(58)씨는 지난 14일 희망퇴직서에 서명했다.

1987년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 전신 대우기전공업에 입사해 생산직 노동자로 일한지 31년만이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한 선택이다. 벌써 48명이 같은 이유로 회사를 등졌다.  

한국지엠(GM)의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가 대구지역으로도 번졌다.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과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 이래오토모티브지회'에 18일 확인한 결과, 2차 희망퇴직자 신청 마감날인 이날까지 생산직 노동자 48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 인사과 한 관계자는 "긴급한 경영상 악화, 매출액 감소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며 "추가(구조조정)나 무급휴직(적용 여부는) 다음 주 논의해봐야 자세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철회, 구조조정 반대' 피켓 시위 중인 한 노동자(2018.5.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희망퇴직 철회, 구조조정 반대' 피켓 시위 중인 한 노동자(2018.5.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은 대구 최대 자동차부품 회사이자 한국GM 1차 협력사로 최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공장 생산직 800여명 등 전직원 1,600여명 중 300명이 감원목표로 알려졌다.

공장에는 '희망퇴직자 신청 공문'이 붙었고 이달 동안만 5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희망퇴직 문서에 도장을 찍었다. 남은 이들 중 일부는 문자 메시지로 희망퇴직을 권유받기도 했다. 

사태를 둘러싸고 노사는 이미 6차례 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입장 차는 크다. 사측은 "매출액 감소"와 "최대 협력사 한국GM의 물량조정" 등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노조 동의 없이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3번의 노사 합의서(2011년→2015년→2017년)를 "사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주장이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2015년 노사 합의서 / 자료 제공.이래오토모티브지회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2015년 노사 합의서 / 자료 제공.이래오토모티브지회

또 '한화투자증권'이 2013년 같은 이유로 350명을 구조조정한 것에 대해 대법원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판결(2017년)한 것을 예로 들며 "대법원 판례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때문에 노조는 사측 대표 2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는 사측의 추가 구조조정(3차 희망퇴직자 신청)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1~2차 희망퇴직자를 신청받은 결과 감원목표의 16% 밖에 도달하지 못한 탓이다.

이뿐 아니라 노조는 20년 이상 근무자를 중심으로 '무급휴직'을 강요할 수 있다는 점도 염려하고 있다.

장세은 이래오토모티브노조 지회장은 "희망이란 이름을 쓴 사실상 절망의 강제퇴직, 부당해고"라며 "사측은 합의서를 이행하고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대구시를 향해서도 "한국GM 사태로 불거진 지역 부품사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은행규제 해소와 행정지원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대구시청 앞 '이래오토모티브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2018.5.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시청 앞 '이래오토모티브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2018.5.16)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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