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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인아파트' 아이들, 재건축 앞두고 50년 흔적 그리다
1969년 지어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 연말 재건축 착공에 사라질 위기
지역 예술가들, 동인아파트 아이들과 오오극장서 전시...내년까지 사회적 예술 활동
2018년 07월 25일 (수) 22:35:15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4층 높이의 대구 중구 동인시영아파트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주민들은 뱅글뱅글 길게 이어진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 집으로 향한다. 복도식 아파트는 외부에서도 주민들의 현관 출입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한 할머니가 뒤를 연신 돌아보며 보행보조기를 이끌고 2층 자신의 집 현관문을 열고 쏘옥 들어갔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동인아파트의 25일 모습이다. 동신교 신천대로 옆에 1969년 지어졌다. 13평짜리 5개동엔 250여가구가 산다. 한때 3백세대가 넘었지만 연말 재건축을 앞둔 현재는 20%가 떠났다.

   
▲ 연말 재건축 착공을 앞둔 대구 중구 동인시영아파트(2018.7.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외관의 하얀색 페인트칠은 여기 저기 벗겨졌고 낮은 담장은 겉을 싼 시멘트가 떨어져 녹슨 골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부서지고 뒤틀린 나무 현관문은 50년이라는 긴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줬다. 

반면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삶의 흔적들도 아파트 곳곳에 남아 있었다. 알록달록한 어린이용 자전거가 복도에 주르륵 주차됐고 자전거 안장에는 'OO이 것. 건들지 마시오'라는 귀여운 경고문이 붙었다. 0동 000호에 사는 아이들의 무지개, 개구리, 물방울무늬 우산은 아파트 입구 담벼락에 대롱대롱 걸렸다. 화단 곳곳에 듬성 듬성 놓인 생수 페트병에서는 고추, 방울토마토, 대파가 자라고 있었다.    

   
▲ 동인아파트 복도에 있는 어린이용 자전거(2018.7.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역 예술가들이 재건축을 앞둔 동인아파트 아이들과 함께 50년 아파트 흔적을 담은 전시회를 연다. 대구경북영화영상협동조합과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은 24일부터 30일까지 중구 오오극장 삼삼다방 갤러리에서 '동인아파트 아이들의 기록'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고 25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오래된 아파트는 철거되거나 재건축돼야 하는 도시 흉물로 인식되지만, 공동 주거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동체로써의 아름다운 공간이기도 하다"며 "동인아파트는 지역의 역사성이 뒤섞인 공간으로 이번 프로젝트로를 통해 예술과 삶의 관계를 모색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지난 23일까지 동인아파트에서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동인아파트와 친해지기, 꽃순이(4동 49호)와 전통놀이 하며 신기한 흔적 찾기, 동인아파트 기록 남기기(탁본), 동인아파트 백로 서식지 영상보기, 동인아파트와 함께 떠나는 평화 생태예술 놀이, 동인아파트 할매할배와 함께 느끼는 사회참여예술, 할매할배께 사랑의 편지쓰기 등의 프로그램이다.  

해당 전시는 '로컬포스트'가 기획하고 '서예도서관'이 교육프로그램으로 정한 '동인아파트프로젝트' 일환이다. 지역 예술가들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사회적 예술 활동을 펼친다. 동인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회나 영상회를 아파트 내에서도 계획 중이다.


   
▲ 동인아파트 앞에 걸린 세입자 실태조사 공고 현수막(2018.7.2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동인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 주택정비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말 조합(대구 동인시영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가 떨어졌고 같은 해 12월 LH와 조합은 사업 공동시행을 위한 정비사업 약정을 맺었다. 조합은 올 연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를 반영하듯 아파트 시세는 1억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주민 상당수가 고령자, 저소득층이라 재건축을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갈 곳이 없어 막막해하는 주민들이 있는 탓이다. 동인아파트 전체 가구의 40%대는 보증금 100만원, 월세 20~25만원 세입자고 25%는 기초수급자다.

   
▲ '동인아파트 아이들의 기록' 웹 포스터 / 사진.오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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