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연 대구 중구의원, 또 성매매 여성 비하...여성단체 "제명하라"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2.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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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매매 여성 지원조례 계속 트집 "성매매 또 한다"→"탈세"→"횡령" / 구청장 "증거 없는 주장"
여성단체, 집단 항의 "반성 없이 거듭 혐오발언, 자격 없다"...민주당, 14일 징계 여부 최종 확정


▲본회의에서 탈성매매 여성 지원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홍준연 의원(201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본회의에서 탈성매매 여성 지원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홍준연 의원(201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매매 여성이) 허위로 명단을 올려 지원금을 타내 횡령 가능성이 있다. 감사원이 감사해야 한다"

1일 대구 중구의회 본회의 구정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준연(54.중구 나선거구) 대구 중구의원의 발언이다. 홍 의원은 지난 해 12월 20일 본회의에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또 성매매를 안한다는 확신이 없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지난 1월 29일에도 항의하는 시민단체 인사들에게 "그 분들(성매매 여성)이 세금을 내고 있습니까"라며 성매매 여성을 '탈세범' 취급하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으로 당내 윤리심판원에 넘겨진 상태에서 이번에는 성매매 여성을 '횡령범' 취급하는 주장을 했다.

여성단체 대표자들이 홍준연 의원에게 따지고 있다(201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여성단체 대표자들이 홍준연 의원에게 따지고 있다(201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 의원 주장 배경은 중구 자갈마당 폐쇄와 닿아있다.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 폐쇄 후속 조치로 대구시와 중구가 성매매에서 벗어난 여성들에게 1인당 2천만원 자활비를 지원하는 조례(대구광역시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한 게 "혈세낭비"라는 것이다. 스스로 성매매를 했고, 여기서 번 돈으로 세금을 내지 않아 법을 어겼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지원금을 받고 또 성매매를 할 수 있고, 허위로 지원금을 받을 가능성도 있으니 조례를 없애라는 게 지난 세 차례 발언을 종합한 내용이다.

그는 이날 본회의장에 2개의 동영상을 틀고 다시 자신의 주장을 했다. 성매매처벌특별법에 대해 위헌 소송을 낸 생계형 성매매 여성들을 다룬 YTN 보도와 자갈마당 성매매 여성들이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지금 자활비로 생계가 어렵다는 인터뷰를 담은 유튜브 동영상이다. 그는 이를 근거로 "위계와 위력에 의한 피해자도 있지만 아닌 이들도 있다. 누가 진짜 피해자인지 확인 할 수 있냐"고 류규하(자유한국당) 구청장에게 따졌다. 또 "상위법상 성매매자는 처벌과 수사 대상이지 자활 대상이 아니다"며 "허위 명단을 올려 지원금을 타내 횡령 가능성도 있으니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례는 2016년 제정된 것으로 문재인 정부 정책이 아님을 밝힌다"면서 "자갈마당 폐쇄 후 재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성매매 여성을 처리하기 위해 권영진 대구시장, 당시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 성매매업자, 대구시 공무원, 개발업자들의 결탁에 의한 허울 좋은 조례"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막바지에 "막말 정치인으로 찍혔지만 폭발적인 응원문자도 받았다"며 "앞으로도 맞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홍준연 OUT", "제명" 피켓팅 중인 여성단체 활동가들(201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연 OUT", "제명" 피켓팅 중인 여성단체 활동가들(201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여성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자들과 활동가 20여명은 이날 본회의장에 참석해 "홍준연 OUT", "제명" 촉구 피켓팅을 했다. 홍 의원이 말을 할 때마다 웃음과 한숨이 터져나왔다. 홍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서자 따라가 항의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의원님, 정말 부끄럽습니다. 세비 반납하십시오"라고 외쳤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탈성매매 여성 지원은 문재인 정부 중점 사업"이라며 "모르면서 계속 혐오발언을 한다. 어떻게 민주당 정치인이 정부 정책에 반하는 발언을 하냐. 모르면 공부를 더 하라"고 따졌다. 김영숙 일하는여성아카데미 강사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 생각이 다른 게 아니라 잘못 알고 있다"면서 "노무현 정부에서 어렵게 만든 법을 그렇게 왜곡할 수 있나. 정책 파악도 못하면서 무슨 의정활동을 한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생각이 다른 것이다. 방법이 다른 것이다"라고 짧게 해명을 하고 구청을 빠져 나갔다.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 윤리심판원은 오는 14일 회의에서 홍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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