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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로소득만 없애면 그만
[김윤상 칼럼] "평균 이상의 이익을 없애는 시장 보완책이 필요하다"
2019년 04월 01일 (월) 11:47:43 평화뉴스 pnnews@pn.or.kr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거나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이 공개될 때마다 부동산 투기가 도마 위에 오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부동산 대책 주무 부서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였다가 사퇴한 최정호 씨가 이른 바 ‘알짜 지역’에 다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청와대 대변인을 사퇴한 김의겸 씨도 재개발 지역 상가를 샀다고 하여 논란이 일었다. 청문회 안팎에서 매섭게 공격해대는 국회의원 중에도 다주택자가 40%나 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정치권 전반에 대해 냉소하게 된다. ‘뭐 묻은 개....’라는 속담이, 혹은 ‘내로남불’이라는 유행어가 생각나서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인사청문회와 부동산 투기에 관해서는 필자가 2013년 <평화뉴스>에 쓴 칼럼이 있으므로 되풀이하지 않겠다. 그래서 오늘은 부동산 투기는 정말 나쁜지, 나쁘다면 근본 대책은 무엇인지를 상식선에서 생각해보려고 한다.(관련 기사 -<'원칙과 신뢰'의 인사청문회가 되려면>)

투기와 다주택 소유는 나쁜가?

우선, 투기는 나쁜 행위일까? 투기란 불확실한 대상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불확실성에 비례하여 손익의 진폭도 클 수밖에 없으므로, 평균 이상의 특별한 이익을 기대하는 투자를 투기라고 해도 된다. 그러나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익만 큰 게 아니라 손실도 크기 때문에 그 평균은 일반 투자와 다를 바 없다. 더구나 투기는 시장이 역동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불확실성이 높기로는 벤처기업을 빼놓을 수 없지만 벤처기업은 오히려 육성의 대상이 되어 있다.

다음, 다주택 소유는 나쁜가? 주택을 자동차로 바꿔 생각해 보자. 자동차를 여러 대 소유하면 비난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몇 대의 자동차가 적정한지 본인이 판단할 문제다. 주택도 다르지 않다. 원격지에 떨어져서 근무하는 주말부부, 자녀가 외지에서 공부하는 이산가족은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하는 게 더 적정할 수 있다. 부모에게서 상속을 받은 다주택자도 있다.

   
▲ 사진 출처. KBS 뉴스(2019.03.31 <조동호 '지명 철회'·최정호 '자진 사퇴'…낙마 배경은>) 화면 캡처

그런데도 국민 대다수는 부동산 투기를 나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부동산에서 막대한 불로소득이 생기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투기 손익의 평균치는 0이 되는데 부동산 시장은 적어도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위장전입, 축소신고와 같은 위법행위가 없는 경우에도 일단 의심하게 된다.

투기 금지보다는 불로소득 환수가 근본 대책

그렇다면 부동산 투기를 법으로 금지하면 어떨까? 문재인 정부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택을 소유하지 말라’는 국정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소유 부동산 중 어떤 것이 실수요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단순히 다주택 소유를 투기로 간주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 또 같은 1주택자라고 해도 비싼 집 소유자와 싼 집 소유자, 서울에 집 가진 사람과 지방에 집 가진 사람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난다. 부동산 구입을 어렵게 하기 위해 대출을 규제하는 것도 역시 문제를 낳는다. 부동산 투기와 무관한 대출까지도 억제하게 된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우리 속담도 있고 아기 목욕 물 버리려다 아기까지 버린다는 서양의 비유도 있다.

이런 직접 규제보다는, 부동산에서 특별한 이익이 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안전한 대책이다.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여 부동산 투자의 평균 손익이 0이라면 굳이 정부가 관여하지 않아도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소유자의 생산적 노력이나 기여와는 무관하게 사회경제적 변화 또는 정부의 조치 등에 의해 불로소득이 막대하게 발생해왔다. 그러므로 부동산 소유에서 발생하는 평균 이상의 이익을 없애는 시장 보완책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수단은, 부동산 매입가격에 대한 이자만 보장하고 나머지를 환수하는 세금이다. 동시에 부가가치세나 소득세 등을 깎아주면 조세 저항도 줄이고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세금을 필자는 ‘지대이자차액세’ 또는 ‘이자공제형 지대세’라고 부른다. 여기서 지대란 부동산의 연간 임대가치를 말한다. 그러면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그 돈으로 저축을 하거나 이익이 동일하게 된다. 이런 제도 하에서는 집을 몇 채를 갖든, 임대할 목적으로 상가를 매입하든 모두 실수요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렇게 부동산 시장의 흠을 치유하면 시장경제가 더 잘 작동하고 부동산으로 인한 부당한 빈부격차도 없어진다. 인사청문회의 부동산 투기 시비도 당연히 사라진다. 청소년의 장래 희망이 ‘갓물주’일 리도 없다. 이런 상식적인 해법을 정치권과 정부 당국은 왜 외면하는 걸까? 부동산 부자 집단인 고위공직자들이 불로소득을 놓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참 답답하다. 만발한 개나리, 벚꽃이 이런 심정을 그나마 달래주어 다행이다.

   
 





[김윤상 칼럼 78]
김윤상 / 자유업 학자, 경북대 명예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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