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노사 분규 이후 해고된 2명의 노동자들은 지난 7월 1일 병원 옥상으로 올라가 10월 8일 현재까지 원직 복직과 노조파괴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옥상 천막농성장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앞서 대구노동청이 중재한 사적조정이 3차례나 열렸으나 해고자들이 내놓은 5대 요구안과 관련해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현재 매주 1회 노사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마저 어떤 진전도 없는 상태다. 노조는 노조파괴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기획 노조파괴에 의해 당시 영남대의료원도 노조탄압을 했고, 그에 따라 부당해고가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대법원에서 이미 정당한 해고라는 판결이 났고 당시 창조컨설팅에 노무 의뢰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노조파괴는 없었기에 원직 복직과 진상규명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성 100일간 양측은 의견을 좁히는가 싶다가도 여전히 서로 입장을 고수하며 갈등 중에 있다. '이명박·박근혜' 당시 벌어진 창조컨설팅의 노조탄압과 해고자 문제가 문재인 정부로 넘어와 사회적 대타협 형식으로 해결되는 추새지만 영남대의료원은 100일간 한 발자국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한여름 시작된 해고자 고공농성은 입추, 처서, 추분을 지나 한로(寒露)에 접어들며 완연한 가을이 됐다.
이길우 민주노총대구본부장은 "13년간 노조파괴에 대한 기만과 거짓으로 대화조차 않던 영남대의료원에 대해 해고자들은 고공농성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노조파괴는 중범죄다.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다. 농성이 더 길어지기 전에 사측과 정부는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남대의료원 한 관계자는 "사적조정에서도 드러난 결과지만 노조와 우리 의견 차이가 너무 크다"며 "사태를 해결하고 싶고 빨리 농성자들이 내려오길 바라지만 무조건 수용할 수는 없다. 일단 노사 협의 테이블에서 최대한 대화를 이어가며 농성 사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노총 16개 본부는 이날 오후 고공농성 사태 해결 촉구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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