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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남은주 칼럼]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더 뜨거워지고 있는 한국, 정부 대책은?
2020년 08월 10일 (월) 18:35:08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온 나라가 장마를 넘어 물난리를 겪고 있다. 게다가 태풍 ‘장미’의 북상으로 더 큰 피해가 예상되고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에도 일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예상된다고 한다. 서귀포, 부산, 울산을 지난다고 하니 큰 피해가 없기를 온 마음을 다해 바란다.

기후위기 '코로나19, 수돗물 깔따구 유충, 긴 장마'의 모습으로

코로나19, 수돗물 깔따구 유충 발견, 긴 장마의 공통점은 ‘기후위기’라고 한다. 정신없이 사느라 이 이슈들은 필자에게 연대해야 하는 일이거나 단신뉴스, 마르지 않고 쉰내 나는 빨래의 불편함이었다. 그러나 계속 오는 비에 짜증을 내는 빈도가 높아지다가 태풍이 아닌데도 물폭탄으로 차들이 떠다니고 도시가 물에 잠기는가 하면 둑이 무너져 마을이 물에 잠기고 소들이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화면은 충격이었다.

   
▲ 사진 출처. KBS뉴스 속보(2020.08.10.17:51)

그리고 스치는 기억은 부끄럽기만 하다. 필자는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에 ‘기후위기 비상행동’ 제안되었을 때 심각하지만 여러 가지 사안 중에 하나인 일로 치부했다. 이런 무지와 무관심에 대해 지구는 지금 눈앞에 펼쳐진 모습으로 화답한 것은 아닌지 걱정을 넘어 두렵다. 그 두려움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이 글을 쓴다.

기후위기는 이미 예견되었으며 환경운동가들은 여러 차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역설해왔다. 그 구체적 연대행동이 2019년 9월 출범한 ‘기후위기 비상행동’이다. 세계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며 1.5℃를 임계점으로 제시하였다. 2018년에 이산화탄소를 4,200억 톤 이상 배출하면 1.5℃를 넘을 것이라고 계산하였고, 그 시간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어찌될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로 지구의 심각한 경고장을 받아들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8월9일 오후 4시 1980만 여 명, 사망자는 약 73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의 영향력은 지구의 주인이 누구인지 우리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

지난 80년간 유행한 전염병의 약 70%는 야생동물로부터 발생하였으며 이중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의 대유행주기는 기후변화가 문제로 인식되면서부터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1994년 호주 헨드라,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 2002년 사스, 2009년 돼지독감, 2012년 메르스, 2013년 에볼라, 2015년 지카,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까지 2~5년 주기로 대형 감염병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수공통감염병’은 난개발과 기후위기가 겹치면서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되었고 야생동물들과 인류의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사라졌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최근 몇몇 지역에서 발생한 수돗물 깔따구 유충 발견도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돗물을 고도정수하기 위해 활성탄을 사용 하는데 기온이 높아지면서 이 활성탄에 깔따구가 알을 낳거나 번식하게 된 것이다. 전국 49개 정수장에서 활성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몇몇 지역만의 일이 아닐 수 있다.

   
▲ 붉은깔따구 유충(2018.3.15, 낙동강 상류인 경북 상주) / 사진.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2배 이상 더 뜨거워지고 있는 한국, 정부 대책은?

더욱이 7월말 기상청과 환경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국의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면 21세기 중반 한국은 이렇게 된다. 연간 10.1일인 폭염일수가 35.5일로 3배 이상 늘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온열질환으로 노인과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사망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기온 상승으로 인한 동물 매개 감염병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해수온도와 해수면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위험과 동시에 가뭄 피해도 심화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우리의 주식인 벼의 생산성이 25% 줄어들고, 사과는 더 이상 재배할 수 없다고 한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 위원회(IPCC) 과학자들은 지구온도상승 1.5도 제한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절반 가까운 온실가스감축이 필요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이러한 기준에 턱없이 못미치며 최근 발표한 그린뉴딜에서도 ‘탄소중립 사회 지향’이라는 막연한 문구만 들어가 있고탄소배출제로를 위한 시한도 제시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부 발표에는 석탄발전, 내연기관차량 생산과 같은 회색산업의 축소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이 아닌 친환경 사업들의 육성책만 나열하고 있는 것이다.

   
▲ '이것은 그린 뉴딜이 아니다, 한전은 해외석탄투자 중단하라'...녹색당 기자회견(2020.7.22, 녹색당 대구시당 )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게다가 한국은 현재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석탄발전 투자국이다. 지난 6월 22일, 해외 환경단체들이 워싱턴포스트지에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을 담은 전면 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것이 한국의 그린 뉴딜의 실체입니까?”라는 문구로 한국 정부의 해외 석탄사업 투자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6월30일 한전은 인도네시아 자와 석탄화력발전소 투자 계획을 승인했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출범하면서 다음을 요구하였다. “첫째, 기후위기의 진실을 인정하고 비상상황을 선포하십시오. 이미 전 세계 10여개 국가와 1000여개 도시가 비상선포를 실시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때입니다. 둘째, 온실가스 배출 제로 계획을 수립하고, 기후정의에 입각한 대응을 시작하십시오. 석탄발전 중지, 내연기관차 금지, 재생에너지 확대, 농축산업과 먹거리의 전환 등 배출제로를 향한 과감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셋째, 기후위기에 맞설 범국가 기구를 설치하십시오. 비상상황에 걸 맞는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기구가 필요합니다.”

기후위기는 이제 멀리 있는 일이 아니다. ‘폭염’이 재난으로 다가오는 대구에서의 기후위기는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너무 늦지 않게 지구가 보낸 경고장의 의미를 우리 모두가 알아듣기를 바란다.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착각과 오만에서 깨어날 때이다. 오늘 당장 하나의 실천이라도 시작하자.

   







[남은주 칼럼 12]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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