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방관이 상사의 '직장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소방서 옥상에서 투신하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몸 곳곳에 골절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노조는 이번 투신 사태가 소방서 상사의 평소 갑질과 폭언이 원인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소방본부는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처벌하고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2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대구지부 준비위원회(위원장 이성환)와 대구소방안전본부(본부장 정남구), 대구 중부소방서(서장 우병욱)의 말을 종합한 결과, 지난 6월 21일 오후 9시쯤 대구 중부소방서 예방안전과 17년차 소방관 A씨가 상사 B씨의 폭언을 주장하며 3층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 B씨는 지난 1일 지역 내 다른 소방서로 인사 조치됐다. 이번 투신 조사와는 별개로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물어 발령됐다. 또 같은 날 소방감사담당관으로 정기 전보된 신기선 전 대구 중부소방서장은 첫날부터 사건 조사에서 배제됐다. 현재 소방행정과장이 조사를 지휘하고 있다.
대구소방노조는 소방본부를 규탄하며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대구지부 준비위는 지난 1일 성명에서 "순직에 훈련 사고까지 최근 연이은 사건들로 인해 소방관들 사기가 저하돼 있다"며 "이 와중에 상사 갑질로 투신 사고까지 발생해 충격과 분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고통을 겪은 소방관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회복해 밝은 모습으로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면서 "철저한 진실규명과 관련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 노조는 ▲폭언 소방간부 즉각 파면 ▲중부소방서장의 감사관 발령 취소와 지휘 책임에 대한 징계 ▲대구소방안전본부의 직장내 갑질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감찰팀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이다. 먼저 피해자 A씨와 상사 B씨를 분리 조치하고 관련 직원 30여명을 불러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소방본부는 오는 9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해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 한 관계자는 "갑질 행위에 대한 처분을 강화하고 소방안전본부 자체 익명 신고시스템 도입, 정기적인 갑질 설문조사 시행 근절을 위해 다방면으로 개선책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갑질 여부를 떠나 어려운 시기 직장 동료 간에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게 너무 안타깝고 추후 대책을 강화해 대구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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