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자녀특혜 없었다" 반박에도...경북대 학생들 "공정성 의심"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4.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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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편입·아들병역·농지법·외유성 출장·새마을금고 '전면 부인'
"심사위원 무작위 배정 청탁불가, 재검, 토지는 친척 부탁"
에타 "아빠찬스 분노·수사" 비판 / 의사들 '옹호·비판' 갈려
경북대 1차 내부조사 "법적·행정 하자없다" 교육부 감사요청


정호영(61)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들 의대 편입 논란 등 각종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입시에서 아빠찬스, 아들 병역 문제, 농지법 위반, 외유성 출장, 새마을금고 이사장 겸직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후 불거진 의혹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17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녀 의대 편입과 아들 병역 판정에서 저와 제 가족뿐 아니라 모교(경북대)와 병원(경북대병원) 명예까지 손상되는 일이 벌어져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경북대병원 고위직(부원장→원장)으로 재임할 당시 자녀들이 잇따라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에 대해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아버지가 학교에 있다고 아들딸을 다른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헤아려달라"고 해명했다. 
 
정호영 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 특혜 의혹 등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2022.4.17) / 화면 캡쳐.KBS
정호영 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 특혜 의혹 등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2022.4.17) / 화면 캡쳐.KBS

▲'의대 편입',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진료처장)을 지낸 2017년 정 후보자 딸 정모씨는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했다. 아들 정모씨는 후보자가 병원장에 오른 2018년 경북대 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먼저 편입에 성공한 딸의 경우 편입전형 1·2단계 합산점수에서 합격자 33명 가운데 27위, 뒤이어 편입에 합격한 아들은 17명 중 7위로 나타났다. 특히 아들의 경우 딸과 함께 2017년 편입에 도전했다가 낙방했다가 한해 뒤인 2018년 의대 학사편입 입시요강에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생기면서 의대에 들어갔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대구지역 학생만 도전할 수 있는 전형이다. 아들은 경북대 출신이다.

병원 고위직인 아버지를 둔 두 자녀가 우연히 연달아 의대 편입에 성공하면서 "아빠찬스"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 후보자는 "자기소개서에 부모 이름과 직장을 쓸수도 없고 심사위원 50여명이 무작위로 시험 당일로 배정돼 청탁 조차게 불가능한 구조"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역인재 특별전형도 교육부 요구에 따라 대구시가 요청한 것으로 특혜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지 않냐"고 말했다. 

두 자녀가 경북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편입시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신청하면 별도 제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아들의 학부시절 논문 2편 공동저자 게재와 이를 편입시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지도교수와 친분이 없고, 지도교수는 저와 아들의 관계를 모르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아들 병역', 아들이 2010년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2015년 재검에서 4급 보충역으로 판정 받고, 당시 병무진단서를 경북대병원에서 발급 받은 것에 대해서는 "2013년 왼쪽 다리가 불편해 경북대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하니 척추협착증이 나와 두 번 검사를 해 서로 다른 의사 3명이 진단한 것으로 안다"면서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주면 다시 검사와 진단을 받겠다"고 해명했다.

▲'농지법', 경북 구미 도개면에 소유한 논·밭을 실제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것은 "친척이 IMF 때 경제적으로 본인이 어려워 땅을 경작하게 해달라 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유성 출장', 2018년~2019년 병원장 재직 당시 두 차례 미국 출장에서 '경북의대 북미주 동창회'에 참석해 골프 토너먼트 경기·크루즈 투어·과학박물관 투어 등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서는 "대학에 기여한 해외 선배들을 위해 계속 이어지던 것으로 병원장으로서 꼭 가야하는 출장"이라고 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부원장 당시 병원장 허가 없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맡아 겸직 원칙을 어겨 교육부 감사를 받은 것은 "월 30만원 수당의 명예직"이라며 "감사 후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후보자의 반박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비판은 안팍에서 거세다. 특히 경북대학교 학생들이 본인 인증을 하고 가입할 수 있는 '에브리타임' 사이트에는 정 후보자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수십건 올라왔다. 
 
   
▲ 경북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학생들의 정 후보 비판글(2022.4.17) / 사진.에타 화면 캡쳐
   
 
지난 17일 한 학생은 게시글에서 "높은 사람 자식들, 정호영 아들 군 면제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조국이랑 똑같다, 아빠 빽, 아빠찬스...공정성이 의심된다. 수사 받고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학생회는 조국 때 성명 발표했는데 이번엔 왜 안내냐", "정호영 쉴드(옹호) 불가다" 등의 비판성 게시글도 잇따랐다.  

의사들 사이에선 입장이 엇갈렸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7일 페이스북에 "핵심은 불법이 아니라 이해충돌"이라며 "의대 교수가 이해충돌을 모를 리 없다. 이미 공정을 훼손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재태 경북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불만 있는 내부 인사가 부정이랍시고 온갖 자료를 언론에 뿌린 것 같다"며 "프레임 전쟁을 극복하고 잘 버티라"고 옹호했다.     

경북대학교는 지난 17일 보도자료에서 "각 부서들 자료들을 검토해 1차 내부 조사한 결과, 별다른 법률적·행정적 하자나 의문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입시는 공정이 생명인만큼 일체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육부에 감사를 요청하고, 감사와 조사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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