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1만6,984명..."홍준표 시장, 제2대구의료원 설립하라" 서명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7.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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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개 시민단체 서명운동, 홍 시장·이만규 시의회 의장 전달·면담요청
전임 시장 때 시민 67% '설립 동의'→시·시의회 추진, 정부 '국정과제'
홍 시장 측 '보류' 결정...시민행동 "공공병상 10% 미만, 설립" 촉구     


'제2대구의료원 설립' 서명운동에 대구시민 1만6,984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구참여연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대구지부,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등 33개 단체가 모인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은 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시장은 제2대구의료원을 설립하라"고 촉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제2대구의료원 설립" 촉구 기자회견(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 제2대구의료원 설립" 촉구 기자회견(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민행동은 지난 4월~5월 두달 동안 동성로를 비롯한 대구 도심에서 '제2대구의료원 설립 촉구'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모두 1만7천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찬성했다. 이들은 이날 서명 결과를 홍준표 시장과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측에 전달하고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2020년 2월 대구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 악몽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당시 대구지역에 4만여개 병상이 있었음에도 민간병원은 돈이 안되는 코로나 환자를 기피해 대구는 코로나 비극을 가장 고통스럽게 겪었다"고 떠올렸다. 또 "공공병상이 10% 밖에 되지 않아 확진자 대다수를 감당할 수 없었다"면서 "결국 수많은 확진자가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의료원이 전담병원이 되면서 쫓겨난 환자들까지 발생했다"며 "고(故) 정유엽 군 등 수백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또 다른 감염병이 닥칠 것이라고 예견되는데, 절대적으로 공공병원이 부족한 대구지역에 제2대구의료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든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은 대경인의협 진료사업국장이 발언 중이다.(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동은 대경인의협 진료사업국장이 발언 중이다.(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전임 권영진 대구시장 시절 대구시민 67%가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도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추진했다. 21대 대선과 6.1지방선거에서도 해당 사항은 이슈화됐다. 윤석열 정부 역시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으로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홍 시장은 후보자 시절부터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인수위(위원장 이상길)는 지난 달 공약 보고에서 최종적으로 제2대구의료원 설립 보류를 결정했다. 기존의 대구의료원을 강화하고 제2대구의료원은 추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시민사회는 "사실상 무효화"라며 반발했다. 

시민행동은 "제2대구의료원 설립은 시민들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어가며 얻어낸 사회적 합의"라며 "제2대구의료원 재검토는 공공의료 확충에 반대하며 영리를 추구하는 일부 민간의료 세력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 생명과 건강을 외면하면 '새로운 대구'는 없다"며 "홍 시장은 공공의 파괴자가 되지말고 공공의료 확충으로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시장이 되어야한다"고 촉구했다.  
 
(왼쪽부터)강금수, 이정현, 이길우, 김동은 시민행동 인사들 서명 전달(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강금수, 이정현, 이길우, 김동은 시민행동 인사들 서명 전달(2022.7.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동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진료사업국장은 "코로나 확산 시기에 공공병원의 경우 정부·지자체 방침으로 신속히 병상을 비우고 전담병원으로 전환할 수 있었지만, 대구는 그나마 있던 '대구적십자병원'이 사라져 공공병원은 대구의료원 밖에 없어 큰 고통을 겪었다"고 떠올렸다. 또 "이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시민적 합의를 통해 제2의료원 설립이라는 합의에 도달했는데, 홍 시장이 여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면서 "현장 목소리를 듣고 공부를 좀 더 해보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공공병원을 더 짓고 다른 지자체도 공공병원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홍 시장만 역행하고 있다"며 "공공의료원 상처는 진주의료원 하나로 족하다. 대구시민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제2의료원은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로 결코 후퇴되어선 안될 시대적 과제"라며 "홍 시장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사지로 몰아넣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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