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자체들이 2023년 계묘년 새해맞이 행사와 불꽃놀이 등에 사용한 예산은 얼마일까.
<평화뉴스>가 대구시와 8개 구.군에 4일 확인한 결과, 9개 지자체들이 올해 새해 행사에 사용한 전체 예산은 3억원대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만에 대면 행사를 열면서 예산 사용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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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제야의 타종행사' 달구벌대종 불꽃놀이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2023.1.1) / 사진.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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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보면 ▲대구시 1억2,000만원 ▲동구청 3,000만원 ▲서구청 1,500만원 ▲남구청 3,000만원 ▲북구청 2,300만원 ▲수성구청 3,000만원 ▲달서구청 0원 ▲달성군청 5,400만원(9개 읍면별 진행. 최소 500~최대 700만원. 평균 600만원) ▲중구청은 새해 행사를 열지 않아 예산 사용 내역이 없다.
올해 대구 지자체들이 새해맞이 행사에 든 전체 예산은 3억200만원이다. 예산을 지출하지 않은 달서구청과 중구청을 제외하면 2시간짜리 일회성 행사에 사용한 평균 예산은 4,300만원이다.
가장 많은 예산을 쓴 곳은 대구시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달구벌대종 앞에 특설무대를 세우고 3년 만에 '제야의 타종행사'를 진행했다. 홍준표 시장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류규하 중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행사는 2022년 한해의 끝에서 2023년 1월 1일로 넘어가는 1박 2일짜리 행사다. 코로나로 인해 열지 못하다가 3년 만에 재개됐다.
'제야의 타종행사'에 대구시가 사용한 예산은 1억2,000만원이다. 2019년 이후 타종행사 예산은 변동이 없다. 안전펜스 설치, 시설물 설치, 무대 LED 설치, 문화공연, 안전방역요원 배치 등에 예산이 들었다. 새해 자정을 맞아 대구시가 진행한 10여분간 불꽃놀이에 든 폭죽값은 700~800만원이다.
이날 제야의 타종행사에 참여한 시민 숫자는 대구경찰청 추산 2만~3만여명이다. 10여분간 이어진 폭죽쇼로 인해 발생한 민원 건수는 1건이라고 대구시는 밝혔다. 다만 SNS 상에서 일부 시민들은 "전쟁 난줄 알았다", "너무 오래한다", "시끄러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구시는 인근 경북대학교병원과 중구청 동주민센터 등에 불꽃놀이로 인한 사전 양해를 구했다는 입장이다.
기초단체는 평균 3,000만원을 썼다. 동구청은 지난 1일 오전 7시 30분 동촌유원지 해맞이공원에서 '2023년 계묘년 해맞이 행사'를 진행했다. 무대를 설치하고 홍보 영상을 틀고, 국악공연, 합창단 초빙 공연 등을 진행했다. 예산 3,000만원 중 720만원은 안전을 위해 경비업체 용역비에 사용했다. '10.29 이태원 참사'로 인해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에 대비해 안전용역 예산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대구시, 동구청 외에 타 지자체도 예전과 달리 안전 비용을 늘렸다. 동구 행사에는 4,000여명이 찾았다.
남구청은 신천둔치에서 해맞이 행사를 열었다. 담당은 대덕문화전당이 맡았다. 관계자는 "예산 3천만원은 3년째 동결"이라며 "물가 상승대비 아껴 쓴다"고 밝혔다. 또 "행사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며 "더 쓸 수도, 추경도 못한다"고 했다. 수성구청 예산도 3천만원으로 같다. 천을산에서 해맞이 행사를 했다. 올해는 드론을 이용해 '행복수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현수막을 띄웠다. 떡국나눔, 안전인력 배치 등에 예산을 썼다. 달서구청은 새해맞이 행사를 구청이 주최하지 않고 '성서지역발전위원회'가 매년 행사를 연다. 올해는 3년 만에 달서구 와룡산 제1헬기장에서 해맞이 행사를 열었다.
서구청은 1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서구 와룡산 상리봉에서 해맞이 행사를 열었다. 주관은 '서구문화원'이다. 서구청은 민간사업 보조금으로 1,500만원을 지원했다. 기초단체 중 가장 예산을 적게 썼다. 대북 퍼포먼스, 중창단 공연, 지신밟기, 떡국나눔, 부럼깨기 등 행사를 이어갔다.
북구청은 함지산 망일봉에서 해맞이 행사를 열었다. '북구새마을회'가 주최했다. 북구청은 2,000만원을 지원했다. 나머지 300만원은 새마을회가 지급했다. 타올 펼치기, 카운트다운, 앙상블 공연, 약차 나눔, 떡국나눔 등 행사를 진행했다. 관계자는 "올해는 등산로 곳곳에 사설경호원과 안전보안관 등 94명을 배치했다"며 "3년 만에 열린 주민들을 위한 행사인 만큼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달성군은 군청이 따로 행사를 주최하지 않고 9개 읍면이 각자 지역에서 해맞이 행사 9개를 진행했다. 옥포읍 송해공원 제2주차장, 사문진 야외공연장, 강정보 디아크광장, 가창체육공원 등에서 열렸다. 적게는 500만원, 많으면 700만원의 예산이 들어 평균 600만원 예산이 들었다. 각 지역 내 오래된 민간단체들이 행사를 주최했다. 예산은 읍·면사무소가 이들 단체에게 지원하는 형식이다. 화원읍에서는 '화원읍번영회'가 행사를 주최했다. 풍물놀이, 기원제, 떡국 나눔, 해돋이, 장구 난타 등을 진행했다. 화원읍은 사업비로 700만원을 지원했다. 주민 4,000여명이 참여했다. 논공읍에서는 '논공읍번영회'가 달성보 인근에서 신년행사를 열었다. 기원제, 공연 등이 진행됐고 논공읍이 예산 500만원을 지원했다. 600~700명이 이날 신년행사를 즐긴 것으로 논공읍은 추산했다.
이처럼 대구 지자체들이 매년 수천여만을 들여 새해행사를 치뤄 '예산낭비'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홍준표 시장은 대구시장에 취임하면서 대구시 부채를 탕감하겠다며 각종 예산을 삭감하고, 기금을 폐지시켰다. 때문에 일회성 새해맞이 행사에 '기분내기용' 예산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조영태 대구참여연대 정책활동가는 "홍 시장은 빚을 탕감한다면서 각종 예산을 삭감하고 기금도 없앴다"며 "그런데 선심성, 기분내기용으로 새해 첫날부터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시정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새해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좋은데 그 내용을 따져서 꼭 필요한 돈인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면서 "올해부터 행정안전부가 일회성 행사와 축제에 대해 사전 예산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아는데, 더 이상 혈세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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