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광주, 대구에서 꼭 도와달라 했는데..”

평화뉴스
  • 입력 2005.05.1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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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항쟁 25주년>
백현국([5.18 민중항쟁 대구경북동지회] 회장).
“5.18 관련자, 대구경북에만 70여명...초심이 바랜 것 같아 정말 가슴 아프다”

해방 60년. 아직도 암울한 2005년 5월의 한반도를 5월 민주영령들은 어떤 심정으로 내려다 보고 계실까?

지난 5월 14일,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는 [대구경북민중연대]와 [통일연대]가 주최하고 [5.18 민중항쟁 대구경북동지회]가 주관한 <5.18항쟁 25주년 행사>가 열렸다. 대구의 정치풍토가 아무리 척박하다해도 좌석 50석을 채우지 못하다니... 회원만 해도 70명이 넘는데...

진보진영조차 5.18을 광주만의 사태에서 ‘항쟁’으로 인식을 바꾸는데 그친 것은 아닌지 착잡하다. 너와 나를 가릴 것 없이 5월 정신은 가슴이 아니라 손으로만, 입으로만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심지어 현 정부의 운동권 출신 청와대의 실세들 조차도 “민주항쟁이란 말은 안된다. 민주화운동이 공식 명칭이다”고 주장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79년 박정희 시해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각 지역 대표들이 모이는 대책회의가 구성됐고, 영남지역 대표로는 본인이 참석했다. ’80년 4월 호남지역 대표인 윤한봉씨가 2월부터 광주 곳곳에 모래 주머니로 벙커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의 움직임도 수상하게 전개된다는 정보가 있었다. 틀림없이 광주지역에 큰 사건이 생길 것 같으니 대책을 세우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대표는 별로 의심을 하지 않았다. 윤한봉씨는 “대구지역에서라도 꼭 도와 주어야겠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사실 80년 5월 민중항쟁은 4단계로 이루어지는 전두환집단과 미국의 치밀한 시나리오라고 보여진다.
1단계는 미국이 태평양함대 일부를 동해에 배치한 상태에서, 북한 에너지의 70%, 식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에게 에너지 공급을 일시중단하라고 요구해 동의를 얻고 전두환 집단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것이다.
또, 2단계는 5.17 계엄령 전국확대를 전후해 민주인사들을 일괄 체포한 것.
3단계는 이미 정해둔 광주를 자극하여 대학살의 빌미를 만들고 군부 집권의 정당화를 노린 것.
그리고 4단계로 광주학살의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제압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이런 비열한 피의 시나리오를 완전하게 성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피의 학살 가운데서도 약탈행위 한건 없었던 성숙한 광주시민의식은 인류 역사상 그 예가 없다.
권력욕의 악마를 민중들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거룩한 민중항쟁의 본보기를 만들었다.
또한 남한에서의 미국이 착한 ‘uncle Sam’이 아니라, 철저한 자국의 이익확대를 위해서는 잔인한 악마임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나는 지금도 광주시민들에게는 깊은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
나와 주변 동지들은 2단계 차원에서 체포가 되었다.
4단계 차원의 518 관련자들도 대구 경북에 70여명이 있지만, 초심이 많이 바래어 진것 같아 정말 가슴 아프다.

이제 5월 정신은 전쟁을 깨고 평화로 , 분단을 딛고 통일로 가는 진정한 바탕이 되는 민중항쟁정신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백현국([5.18 민중항쟁 대구경북동지회] 회장, [대구경북통일연대] 상임대표)






오열하는 어머니...(광주민중항쟁 시각언어공장(www.iam518.com)에 실린 광주민중항쟁 자료사진)
오열하는 어머니...(광주민중항쟁 시각언어공장(www.iam518.com)에 실린 광주민중항쟁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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