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대구 정치권 신년회 취소·규탄..."증오정치 멈춰야"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4.01.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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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한동훈 2일 매일신문 교례회 불참, 일정 취소 "처벌"
대구 민주당 인사회 전면 취소 "민주주의 테러 용인 안돼"
여야 한목소리로 비판...홍준표 "나라 어둡게 하는 후진성"
권택흥 "정치테러", 황순규 "참담해, 무사와 쾌유를 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당하자 대구 정치권도 신년회를 취소하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 '혐오와 증오의 정치'라고 규정하며 참담함을 나타냈다. 또 한목소리로 "증오의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목숨에 지장은 없으나 현재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지역의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이 대표의 무사와 쾌유를 빌었다. 
 
사진 출처. KBS 뉴스2 <부산 찾은 이재명 대표 피습…서울대병원 이송>(2024.1.2) 방송 캡처
사진 출처. KBS 뉴스2 <부산 찾은 이재명 대표 피습…서울대병원 이송>(2024.1.2) 방송 캡처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2일 오후 3시 30분 대구 엑스코에서 '2024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했지만 이 대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이날 오전 대전 신년인사회에서 "진영이나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굳건하게 하기 위해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엄정한 사실 확인과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매일신문>이 주최하는 '2024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 피습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강민구)은 오는 3일 신년인사회를 열기로 했지만 전면 취소했다. 대구시당은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바라며 대구시당도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는 용인되면 안 된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구시·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2024.1.2) / 사진. 국민의힘 대구시당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구시·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2024.1.2) / 사진. 국민의힘 대구시당

여야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이번 사태를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년 첫날부터 이재명 대표가 흉기에 찔려 부상을 당하는 증오의 정치 시대를 열었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진영대결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발생한 이런 사태는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신호탄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피습당한 사례를 연상시킨다"며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인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극복하고 선진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남북통합, 동서통합, 좌우 통합의 정치를 추구해야 하는데,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면서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덧붙였다.
 
"검투사 정치, 이제 그만둬야"...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홍준표 시장 페이스북 글(2024.1.2)
"검투사 정치, 이제 그만둬야"...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홍준표 시장 페이스북 글(2024.1.2)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권택흥 전 민주당 대구시당 달서갑 지역위원장 입장문(2024.1.2)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권택흥 전 민주당 대구시당 달서갑 지역위원장 입장문(2024.1.2)

권택흥 민주당 대구 달서구갑 4.10총선 예비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 누구도 상상조차 못한 정치테러에 충격"이라며 "총선을 앞 자행된 야당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 정치테러에 대해 경찰 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국민 불안과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 취임 이후 협력과 타협의 정치는 사라지고, 상대를 정치적으로 죽여야만 하는 혐오와 증오의 정치만 보여주고 있다"며 "오늘의 비극적인 정치테러가 대한민국의 권력과 정치를 혐오와 극단이 아닌 협상과 타협, 건전한 경쟁과 국가적 통합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길 정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여야 정치권 모두는 정치 테러의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 당사자임을 유념해야 한다"며 "정치인 모두의 반성이 필요하다.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신효철 전 민주당 대구시당 동구갑 지역위원장 페이스북 글 (2024.1.2.)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신효철 전 민주당 대구시당 동구갑 지역위원장 페이스북 글 (2024.1.2.)

신효철 전 민주당 대구시당 동구갑 지역위원장도 같은 날 "우리 사회가 다름과 갈등을 인정하고, 공존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대화와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제 갈등과 분열을 멈추고 국민과 민생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운동을 하는데도 피습을 걱정해야 하는 세월이라니 참담하다"며 "이 대표의 무사와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 페이스북 글(2024.1.2)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 페이스북 글(2024.1.2)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2일 오전 10시 27분경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던 중 60대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를 흉기로 공격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목 부위를 지혈 받다 119구급차에 실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았고, 경정맥 손상에 의한 대량 출혈 우려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전에도 여야 정치인들이 피습에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6년 5월 20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다 50대 남성이 커터칼을 휘둘러 오른쪽 뺨에 11cm 길이의 자상을 입었다. 2018년 5월에는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중 30대 남성이 턱에 주먹을 휘둘러 폭행을 당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이재명 후보 지원 유세 중 70대 남성에게 망치로 머리를 가격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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