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는 국가질서와 관계없다?"

평화뉴스
  • 입력 2005.06.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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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녕 대구시장, '금송아지와 볏단' 발언 물의
...전공노, "시장 자격 의심스럽다"

조해녕 대구시장이 '공무원 뇌물수수'에 대해 '국가 기본질서와 관계없다'는 식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조 시장은 지난 3일 직원 정례조례회에서 훈시를 통해, '금송아지와 볏단 도둑' 이야기를 예로 들며 뇌물수수 공무원과 파업 공무원에 대한 징계 차이를 설명했다.

특히, '금송아지 도둑'을 뇌물수수에, 공무원 파업을 '볏단 도둑'에 각각 비유한 뒤, '금송아지 도둑'은 "국가 기본질서와 관계없다"며 파업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뇌물수수 공무원에 대한 징계보다 무거운 이유를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파업으로 대구시 공무원 9명이 파면,해임하면서도, 지난달 말 업자로부터 뇌물 200만 원을 받은 달성군 모과장에 대해서는 정직 1월의 징계를 한 것에 대한 공무원노조의 반발과 비난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아래는 조 시장의 발언 주요 내용이다.

"지난번에 우리 공무원 노조활동 때문에 전국적으로 파업한 사람들 징계를 과하게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매일 아침 출근할 때 맞추어 1인 시위를 공직사회를 개혁하자는 사람은 파면시키고 뇌물 받은 사람은 가볍게 징계하고 이런 논리를 전개해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 논리가 맞는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뇌물 받은 사람은 중징계하고 공직사회의 개혁하자는 사람은 파면해서 징계의 형평성에 어긋났다고 시위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옛날 우리 농경사회때 시골에서 어떤 사람은 부잣집에 들어가서 금송아지를 훔친 도적이 있었고, 어떤 사람은 가을에 배가 고파서 들에 말리고 있는 볏단을 훔쳐 재판을 하는데 볏단 훔친 사람은 중형이고 금송아지 훔친 사람은 곤장 50대 이런 판결을 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얘기하는지 여러분 이해 가십니까?

금전적으로 훨씬 가치 있는 금을 훔친 사람은 상대적으로 약한 형, 경제적인 가치가 적은 볏단을 훔친 사람은 사형, 왜 볏단 훔친 사람이 사형이냐 하면, 농업경제시대에 경제의 기본질서이고 농경시대의 기본인 들에 있는 볏단을 훔치기 시작하고 그것을 막아주지 못하면 나라의 기초가 무너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회전체가 존속할 수가 없으며 그것이 지켜야할 국가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금이나 귀중품을 훔치는 것은 국가 기본질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공직사회에서 공무원이 법에 의해서 단체행동이 금지되어 있는 또 국민에 대해서 무한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이 집단행동을 통해서 자기 권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공직사회의 기본질서를 위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중형, 뇌물 받은 것은 그 액수와 정황에 따라 그에 따른 징계를 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여러분들이 명백히 이론무장 하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오늘(6.8) 성명을 내고, "대구시장이 지키고자 하는 기본질서에 뇌물 공직자는 제외되는 것이냐?"며 조 시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대경본부는, "대구시장의 이같은 왜곡.편향되고 비이성적 논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으며, 대구시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어떤 시대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비리와 부정은 그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서민을 더욱 고통 속으로 몰아넣어 그 사회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중요한 요소였음을 역사적 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데도, 대구시장이 말하는 기본질서는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 것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대경본부는 이에 따라, 이번 발언에 대해 대구시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지난 해 총파업으로 해직된 공무원에 대한 복직을 요구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사진. 대구시청 홈페이지 자료사진 인용




[성명서] 대구시장이 지키고자 하는 기본질서는 뇌물공직자는 제외되는 것이냐?

- 금괴를 훔친자는 태형, 볏단을 훔친 굶주린 백성은 사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

지난 6. 3(금) 대구시 정례조회에서 조해녕시장이 소속직원을 대상으로 훈시한 것과 관련하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구경북지역본부(이하 공무원노조 대경본부)에서는 1만 조합원과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시민의 마음에 못을 박는 언행으로 대한민국의 3대 도시인 대구시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월 4일부터 매일 중식시간에 공무원노조 대경본부가 펼치고 있는 대구시청 앞 1인 시위에 대하여 조해녕시장은 참석 직원에게 「뇌물받은 사람은 중징계하고 공직사회 개혁하자는 사람은 파면해서 징계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시위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으며 「금송아지 훔친 사람은 태형, 배고파서 볏단 훔친 사람은 사형」이라는 논리를 이론무장이란 이름으로 훈시하였다.

조해녕시장은 농경사회를 예로 들면서 볏단을 훔친 사람이 금송아지를 훔친 자가 받은 태형보다 훨씬 무거운 사형을 받은 것은 농경사회에서 경제의 기본인 볏단을 훔친 사람을 막지 못하면 나라의 기초가 무너지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가치이기 때문이며, 금이나 귀중품을 훔치는 것은 국가의 기본질서와 관련이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대구시 공직자들은 명백히 「이론무장」하여 달라고 당부까지 하였다.

공무원노조 대경본부의 1만 조합원은 대구시장의 이 같은 왜곡·편향되고 비이성적 논리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으며, 작금의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리에 대하여 시장이 말하는 기본질서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가진 것 없는 노동자 서민들에게만 강력한 법률적 잣대를 강요하고, 소위 지도급 인사라는 이들은 한량없이 너그러운 법의 보호아래 권력을 활용하여 치부해온 사실을 반성하기는커녕 더욱 구조화 되어 가는 일부 기득권세력의 특권의식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최근 헌법재판관의 탈세,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뇌물사건, 역대 대통령 자신을 비롯하여 측근들의 비리사건,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 정경유착에 의한 대그룹의 불법선거자금 사건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법들이 저질러졌으며, 그 같은 비리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어떤 시대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비리와 부정은 그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서민을 더욱 고통 속으로 몰아넣어 그 사회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중요한 요소였음을 우린 역사적 사실로 확인하고 있음에도 대구시장이 말하는 기본질서는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 것이란 말인가?

지난 반세기 동안 고위층의 이러한 부도덕한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권력의 저층을 형성하며 서민과 괴리된 삶을 살아온 우리 하위직들이 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밝게 하고자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이 과연 파면과 해임으로 직장을 쫓겨나야 되는 일인지 묻고 싶다.

따라서 공무원노조 대경본부는 조해녕시장의 「금송아지 훔친 사람은 태형, 배고파서 볏단 훔친 사람은 사형」이라는 논리가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대구시민과 1만여 조합원에게 삭히기 힘든 상처를 주었으며, 그 말의 당사자로서 조해녕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조해녕 대구시장은 대구시민과 1만여 조합원에게 정중히 공개사과하라!
- 조해녕 대구시장은 지난 총파업과 관련하여 과도한 징계가 내려진 조합원에게 공직복귀를 위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라!

위의 조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에는 전국의 14만 조합원과 대구의 양심적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조해녕시장의 퇴진운동도 불사할 것임을 천명한다.

2005. 6. 8 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구경북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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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녕 시장 발언 전문>(6.3 정례조회시)


새해가 시작했는가 싶더니 벌써 상반기 마지막달 6월에 접어들었습니다.

과거 내가 서울 있을 때 연말에 노인대학 특강을 마친 후 다과시간을 마련해 같이 환담을 나누는데 어떤 노인이 “하루하루는 지겨운데 1년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고 가슴에 와 닿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것이 노인의 특성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내가 거꾸로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마 젊은이들은 반대로 “세월이 빨리 흘러야 직급도 오르고 돈도 많이 모으고 할 텐데 하루하루는 바쁜데 1년은 왜 이렇게 늦게 갈까? ” 라고 느낄 것입니다. 이것이 젊은이와 노인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 하루하루 바쁘게 세월이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년도 우리가 상반기에 해야 할일을 다했는지 살펴보아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금년을 출범해서 어느 해 보다도 조기발주, 자금의 조기집행을 역점적으로 추진해왔는데 상반기를 마치면서 각 부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 주시기 바라며, 곧 다가올 우수기를 맞아 하절기 풍수해 대책에 각별히 신경 써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작년에도 내가 이런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반만년 이 땅에 살아오면서 역사상 문헌에 남아있는 전쟁기록만 해도 950여회에 달하고 엄청난 전란속에서 이 강토를 지키면서 우리 민족이 이 땅에 살아오고 있습니다. 다른 의미로 말하면 이 땅 곳곳에 우리 순국선열의 피가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느냐? 그런 것을 한번 되새겨야 할 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국과 더불어서 한번 생각해보면, 과거의 중국 내부 또는 변방에 256개 소수민족이 있었는데 그 중 200여개 민족이 민족자체가 다 말살되어 나라도 없고 52개 민족만 남아있으며, 중국에 있는 소수민족 총 인구가 6천만이라고 합니다. 그 52개 민족중에서 별도로 독립공화국을 갖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몽골밖에 없는데 몽골은 몽고 자치주까지 포함해서 몽골공화국 250만과 외몽고 자치주 포함해서 350만 합해서 600백만 밖에 없습니다. 그 위대한 정복자 징기스칸의 자손이 지구상에 600백만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아주 험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민족을 보십시오. 지금 거의 5천만 남한인구와 북한의 약 2천5백만 또 해외교민이 5백여만, 통칭 8천여만이 지구상에 남북으로 공화국을 둘씩이나 만들어가지고 잘 살고 있습니다. 이 대단한 민족의 저력입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으면서 우리가 이 땅에 이렇게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닦아준 호국선열에 대해서 다시 한번 뜻을 되새기는 그런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덧붙여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제 제가 보훈병원을 방문을 했는데 보훈가족이 시위를 하러 왔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1인 시위 하고 있는 것을 여러분도 아시지요?
그런데 보훈가족들이 개인택시 내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제 답답한 마음에 돌아서서 시장한테 있는 것을 달라고 해야지 없는 것을 달라고 하면 내가 무슨 재주로 주나 하면서 그냥 들어갔습니다만, 우리는 택시 총대수가 광역시의 인구비율로 가장 많고 공차율이 가장 많은 시입니다. 기존의 택시들도 영업이 힘들어 못 살겠다고 하는데 보훈가족들이 개인택시를 내달라고 하는 것은 안 되는 것을, 해결방법이 없는 것을 가지고 자기이익을 위해서 무한투쟁을 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사회가 되었느냐?

지난번에 우리 공무원 노조활동 때문에 전국적으로 파업한 사람들 징계를 과하게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매일 아침 출근할 때 맞추어 1인 시위를 공직사회를 개혁하자는 사람은 파면시키고 뇌물 받은 사람은 가볍게 징계하고 이런 논리를 전개해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 논리가 맞는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뇌물 받은 사람은 중징계하고 공직사회의 개혁하자는 사람은 파면해서 징계의 형평성에 어긋났다고 시위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옛날 우리 농경사회때 시골에서 어떤 사람은 부잣집에 들어가서 금송아지를 훔친 도적이 있었고, 어떤 사람은 가을에 배가 고파서 들에 말리고 있는 볏단을 훔쳐 재판을 하는데 볏단 훔친 사람은 중형이고 금송아지 훔친 사람은 곤장 50대 이런 판결을 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얘기하는지 여러분 이해 가십니까? 금전적으로 훨씬 가치 있는 금을 훔친 사람은 상대적으로 약한 형, 경제적인 가치가 적은 볏단을 훔친 사람은 사형, 왜 볏단 훔친 사람이 사형이냐 하면 농업경제시대에 경제의 기본질서이고 농경시대의 기본인 들에 있는 볏단을 훔치기 시작하고 그것을 막아주지 못하면 나라의 기초가 무너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회전체가 존속할 수가 없으며 그것이 지켜야할 국가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금이나 귀중품을 훔치는 것은 국가 기본질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공직사회에서 공무원이 법에 의해서 단체행동이 금지되어 있는 또 국민에 대해서 무한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이 집단행동을 통해서 자기 권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공직사회의 기본질서를 위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중형, 뇌물 받은 것은 그 액수와 정황에 따라 그에 따른 징계를 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여러분들이 명백히 이론무장 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보훈의 달을 맞아서 순국선열들과 그 유가족들 잘 보살펴야 되고 평소에 잘해서 이분들의 불만이 없도록 많이 도와야 합니다. 이분들 덕분에 우리가 이 땅에 번영을 누리면서 살고 있다는 고마움을 느껴야 되는데, 사회가 전체적으로 보훈가족의 후손들조차도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무한투쟁을 하는 이런 사회가 되었습니다. 원인부터 진단하면 한이 없겠지만 이것을 치유를 해 나가려면 우리 공직사회가 깨끗하고 공무원 한사람 한사람이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행정이 신뢰를 받을때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부패 zero', '나부터 깨끗하게' 이것을 한번 실천하는 다짐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료. 전공노 대구경북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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