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천 의장, 이제라도 물러나야”

평화뉴스
  • 입력 2005.09.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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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환 대구시의원, “시민들 보기에 부끄럽다”
...지역 시민단체, “의장 사퇴” 촉구



대구시의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9월 9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에 앞서,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 회원 10여명이 1시간동안 시의회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이덕천 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덕천 시의회 의장은, 지난 2002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때 광고업자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8월 3일 대구지방법원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천만원을 선고 받고 항소했다.

[대구경실련]을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난 8월 3일과 4일, 31일 등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 의장의 사퇴를 촉구한데 이어, 오늘(9.9)은 시의회 정문 앞에서 이 의장과 시의원들에게 직접 피켓을 들고 나섰다.

그러나, 본의회 개회를 앞두고 몇몇 시의원이 서둘러 정문을 통과했을 뿐, 이덕천 의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의장은 이미 의장실에서 ‘쉬고’ 있었다.

오후 1시 30분, 기자가 의장실(2층)을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남석모 비서실장은, “의장님께서 점심식사를 하시고 지금 쉬시는 중이라서 만날 수 없다”고 막아선 뒤, 거듭된 취재 요청에 “(사퇴 문제와 관련해) 의장님이 지금 만날 입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문 쪽에서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여전히 시의원들을 향해 ‘침묵 시위’를 하고 있었다.

시의회 정문을 지나가는 김충환 시의원을 붙잡고 ‘의장 사퇴 문제’를 물어봤다.

김 의원은, “시의회 의장이란 사람이 뇌물 협의로 유죄를 선고 받고도 물러날 뜻을 보이지 않으니..”라며 혀를 찼다.

김 의원은, “같은 시의원 입장에서 시민들 보기에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우리가 선거 때 주민들에게 한 말들을 생각하면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의장이 사퇴 시기를 놓친 게 안타깝다. 1심 선고에 앞서 검찰이 구형할 당시에 사퇴했어야 하는데...”라며, “(의장의 뇌물수수는) 법률적 문제 이전에 도의적인 문제인만큼 의장이 무조건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이덕천 의장이 참석한 의원간담회 자리에서도 이같은 뜻을 밝혔는데, 지난 이틀동안 이 의장에게 여러차례 ‘만나자’는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아무리 의원들 사이에 ‘동료의식’이 있다고는 하지만, 뇌물수수로 유죄를 선고받은 의장을 어떻게 그냥 두고 볼 수 있겠느냐”면서, “이 의장이 끝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성명서 등을 통해서라도 의장의 사퇴를 계속 촉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의회는 오늘 본회의에 이어 다시 ‘의원 간담회’를 열고 이 의장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시민을 대변하고 시정을 견제한다는 시의원, 그것도 시의회의 대표라는 ‘의장’이 뇌물수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오늘 시민단체의 피켓에는 “비리에 관대한 시의회가 집행부를 어떻게 견제하나요?”라고 적혀 있었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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