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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이제라도 너의 아픔 함께 할께...”
[대구지하철 참사 3주기]...
“악몽의 그날, 그러나 그는 다시 중앙로역을 찾았다”
2006년 02월 18일 (토) 04:35:15 평화뉴스 pnnews@pn.or.kr

2월 18일. 일반 시민들에게는 토요일 주말이라는 의미겠지만 대구시민들은 다릅니다.
특히나 지하철 참사로 하늘나라로 가신 분들이나, 참사 휴우증으로 하루하루를 고통으로 살아가고 계신 분들은 아마도 2월 18일은 다시금 떠올리고 싶지 않은 날일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하철 참사가 나고 일주년이 되었을 때만 해도 정치인들을 비롯해서 고위 공직자들이 대구를 찾아 참사 1주년을 함께 하면서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냄비근성 때문일까요?
일주년이 지나고 이주년이 지나고 삼주년이 되던 지금 순간에는 아마도 우리 국민들 기억속에는 그냥 그런 일이 있었구나 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밖에 기억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대구시민의 한사람으로 그리고 저와 가장 절친한 친구의 고통으로 인해 부상자 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희생자 유가족의 아픔...대구지하철 참사 1주기 추모식(2004.2.18. 대구 중앙로역)
 


제 친구 역시 사건 당일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중앙로 역에 갔다가 1080 호 전동차에서 화재가 났을 때 자신만 살기도 바빴을텐데 주위 사람들과 함께 빠져 나가기 위해 소화기로 전동차 유리를 부수고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살았다는 안도감에 친구의 가족들과 이 사실을 안 저 역시도 안도의 마음을 가졌지만 하지만 참사의 휴우증은 친구의 생활자체를 한 순간에 바꾸어 버렸습니다.

병원에서 보름 동안 치료를 받고 퇴원을 했을 때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휴우증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빨간색으로 된 물건만 보면 갑자기 고함을 지르고 살려줘요 라고 외치고 밤에 잘을 잘때도 불을 끄면 그때 참사의 순간이 생각나서 환하게 불을 꺼 놓고 잠도 오지 않아 수면제로 강제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던 친구.

사실 친구와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대구시와 지하철 공사의 태도 였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도 보았지만 참사 휴우증으로 인한 보상을 재판을 통해 신청해 보았지만, 참사 당시 훗날 아무 애기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보상금과 치료비를 받았다는 이유로 재판 자체를 무효로 해 버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친구는 가족들과 저와 함께 사고가 있었던 중앙로 역을 다시 찾았습니다

꿈에도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보고 싶은 않은 곳이였지만, 친구는 억울하게 먼저 가신 분들의 넋이라도 기리고 싶다면서 그곳을 찾았습니다

저희들이 갔을 때 유족들의 가족분들이 아직 화재의 잔재가 남아 있는 중앙로 역에서 먼저 간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과 아내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오열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정신이상자의 한 순간의 범죄로 일어난 참사였지만, 그 전에 왜 지하철 안의 기구들을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로 하지 않았을까? 단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혹시나 화재가 날까 하는 안이한 대구시와 지하철 공사의 생각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더욱이 참사가 일어나고 대구시가 유족들에게 보여준 행동이나 말들은 유족들을 더욱더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자신의 가족 중에 누군가 이런 비극을 겪었더라면 그렇게 태연하게 말을 하고 뒤의 수습처리를 그렇게 했을까?

더욱이 정치인들도 문제입니다.
참사가 일어난 곳에 너나 할 것 없이 왔다가 그냥 얼굴만 비치고 자신의 표만 생각하는 마음으로 왔다가 가신 분들.

또한 참사가 있은 후 화재의 원인이 된 불에 잘 타는 기구들을 불에 타지 않는 기구로 바꾼다고 말을 했지만, 실상 대구 지하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사고가 난 중앙로 역만 조금 바뀌었을 뿐 다른 역들은 언제나 화재의 위험을 떠안고 있습니다.

   
▲ 3년 전 그날, 검붉은 연기가 중앙로 하늘을 뒤덮었다...참사 1주기 추모식(2004.2.18. 대구 중앙로역)
 


물론 안타깝게 먼저 가신 고인들도 고인들이지만, 지금 살아 계시는 살아 있지만 살아 있는 것 같지 않게 참사의 휴우증으로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고 그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고통을 나누어야만 하는 지금의 모습에서 아직도 우리 나라는 선진국의 길을 멀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큰 사건이나 사고가 터지면 잠시 그때 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나 그렇냐는 듯 일상의 하루는 시작됩니다.

정말 다시한번 국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찌보면 3 년이란 세월동안 참사의 기억은 어렴풋 하겠지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주의와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다시 한번 먼저 가신 고인들에게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그리고 지금도 참사의 휴우증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힘내시라고 국민모두가 그 분들에게 용기를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대구지하철 참사가 남기고 간 교훈을 잊지 말고 국민모두가 참사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이 새겼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끝으로, “내 친구 민석아, 이제부터라도 너의 아픔 함께 할께. 미안하다 친구야 그리고 힘내 알았지 "

글. 장영봉
장영봉(32)씨는 평화뉴스 독자로, 대구지하철 참사 3주기를 맞아 친구의 상처와 아픔을 담아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아직도 아픔 중에 있는 모든 부상자들의 치유를 기원합니다 - 평화뉴스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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