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0.4.2 목 00:45
> 뉴스 > 지역사회
   
"10년 지나도 여전한 아픔...똑똑히 기억하자"
[대구지하철참사 10년] 추모문화제 / "수익성과 효율성보다 안전 가치와 생명이 우선"
2013년 02월 17일 (일) 23:32:41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그 님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화염 속으로 연기 속으로 절규 속으로 사라진 그 님은 여기 어딘가, 우리 하늘 가까이 떠돌고 있다. 님을 떠돌게 한 인간 물신을 향해 우리는 불덩이 눈물로 뺨을 찧는다"


2.18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저녁.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다시 촛불을 들었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 고희림 시인이 '그 님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는 추모시를 낭송하자 묵념을 하고 있던 유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묵념을 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더러는 모자와 장갑을 벗고 울고 있는 유가족 등을 두들기며 위로했고 눈시울을 붉힌 채 당시 참사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 추모시민문화제에서 눈물 흘리는 대구지하철참사 유가족들(2013.2.17.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18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지하철노조를 비롯한 80개 단체로 구성된 '2.18대구지하철참사10주기추모위원회'가 희생자 넋을 위로하고 참사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그날의 아픔, 안전과 생명의 가치로'를 주제로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시민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당시 참사로 부인을 잃은 김한식(68.대구 동구 신천동) 씨를 포함한 유가족 10여명과 시민사회단체, 노조, 정당 등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MC 박동철씨 사회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특히, 추모위는 참사 원인을 대구시의 "부실한 안전 관리"라고 지적하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추모 사업을 주도할 재단이 설립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김범일 대구시장의 의지부족"을 꼽았고, 오는 2014년 개통예정인 대구지하철 3호선이 무인자동운전으로 운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대구시가 수익성만 주장하고 있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인력 확보"를 촉구했다. 

   
▲ '2.18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시민문화제'에서 촛불을 들고 묵념 중인 시민들(2013.2.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윤석기(2.18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 위원장) 추모위 공동대표는 "2003년 참사 당시 조해녕 대구시장은 원인규명보다 운행 재개만 신경 썼다. 10년 지났지만 김범일 시장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수익성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다. 안전을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92명의 죽음은 헛된 일이 될 것"이라며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용(대구지하철노조위원장) 추모위 공동대표는 "참사에서 배운 교훈을 실천하고 있는가. 그날의 과제는 어떤가. 여전히 지하철은 기관사 한명이 운행하고 외주용역화로 인력은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3호선은 기관사, 역무원 없이 운행된다. 재발방지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익성과 효율성보다 안전 가치와 생명이 우선이다. 그걸 지키는 것이 살아남은 우리의 소임이다"고 주장했다.


 
 
▲ (왼쪽부터)윤석기, 이승용 추모위 공동대표, 타무라 유타카 일본JR(일본철도)서노위원장, 백창욱 대구진보민중공동투쟁본부 공동대표(2013.2.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타무라 유타카 일본JR(일본철도)서노위원장은 "많은 사상자를 낸 이유는 안전을 무시한 대구도시철도공사의 경영우선주의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8년 전 JR 서일본에서 운행하던 후쿠치야마 열차가 탈선해 107명이 사망했다며 "기관사 실수가 사고 이유였지만 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강한 처벌을 내렸던 JR 경영우선주의가 더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구와 후쿠치아먀 참사를 절대 잊어선 안된다. 많은 희생을 계기로 안전을 우선시하는 지하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창욱 대구진보민중공동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참사 직후 사고 축소와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대구지하철공사와 대구시, 원인규명을 맡았던 행정 당국의 무성의한 대처는 지켜보던 유가족과 국민의 분노를 샀다"며 "대구시의 곪은 문제가 이런 참사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 책임추궁과 원인규명 모두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추모문화제에서는 당시 참사의 사고 원인과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현종문 감독의 다큐멘터리 '대구지하철참사와 10년'이 상영됐고,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무용가 박정희씨의 진혼무 '슬픔을 지나 평안을 향하여',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의 연극 '아.앗.쉬',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추모 공연도 진행됐다.

   
▲ 무용가 박정희씨의 '슬픔을 지나 평안을 향하여' 진혼무(2013.2.17)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추모위는 15-19일까지를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지난 12일부터 대구시내 전역에 추모 현수막과 포스터를 전시했다. 18일에는 오전 9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추모식을 진행하고, 같은 날 오후 1시 40분에는 '트라우마를 넘어서-지금 도시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토론회를 연다. 또, 이날 하루 동안 전국 철도와 지하철 주요 역사에 추모 사진전을 개최한다.

'대구지하철참사'는 지난 2003년 2월 18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일어난 방화에 의한 화재 사건으로, 2개 전동차가 모두 불탔고 192명이 사망했으며 151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글이 좋으시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눌러주세요.
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 '통곡의 벽' 앞에서 10년...아픔을 넘어 안전으로· "김범일 시장님, 왜 또 안오십니까?"
· "가혹한 이별, 이 땅에 다시 없기를"· “친구야, 이제라도 너의 아픔 함께 할께...”
· 참사 2주기, "이 슬픔 다시 없기를..."
· “난생 처음 어머니를 안았습니다”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평화뉴스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