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그때 그 시절 필름으로 만났던 국산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들.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부터 반공과 민주화 과정의 아픔 등을 다룬 애니메이션들을 영화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한국영상자료원'과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중구 동성로 오오극장(중구 국채보상로 537)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복원전'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 영화와 영상자료를 국가 자원화하는 공공기관으로, 2021년부터 애니메이션 필름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해 현재까지 모두 17편의 애니메이션 필름을 디지털로 복원했다. 오오극장은 이번 복원전을 통해 이들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최초로 개최하는 것이다.
사흘간 모두 17편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영화 상영 후 평론가, 영화사연구자들이 전하는 다양한 한국 애니메이션 이야기들도 함께 마련됐다.
특별전 티켓은 온·오프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8,000원, 노인·청소년·장애인 7,000원이다. 온라인 예매는 오오극장 홈페이지(→55cine.com)에서 할 수 있다.
첫날인 18일 오후 3시 첫 상영작은 ▲강태웅 감독의 1978년작 <콩쥐 팥쥐>다. 이어 오후 4시 30분에는 ▲전경 버스가 학교 교문에 서 있고, 사복 경찰들이 들어와 대학을 감시하던 시절 한 운동권 학생의 사망 이후를 다룬 <방충망>(최정현.1983)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과 6월 항쟁을 다룬 <그날이 오면>(최정현.1987) 등 민주화 시기 아픔 등을 다룬 단편 애니메이션 6편으로 구성됐다. ▲오후 6시에는 우주의 왕 황금철인과 동물 친구 꾀돌이가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내용의 <황금철인>(박영일.1968)이 상영된다. ▲오후 7시 20분에는 '시리우스 탐사대'가 지구를 지배하려는 '환마여왕'과의 대결을 그린 <은하전설 테라>(1983.홍상만)가 상영되며, 이후 '한국 애니메이션의 독립'이라는 주제로 윤아랑 평론가와의 토크쇼가 마련됐다.
19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1시 45분에는 '반공'을 주제로 한 김청기 감독의 <똘이장군 제3땅굴편>(1979), <간첩잡는 똘이장군>(1979)이 각각 상영된다. 이어 금동현 영화사연구자의 '반공플로이테이션(반공+Exploitation, 반공 트렌드에 편승한 B급 영화)을 찾아서' 씨네토크가 예정됐다. 이어 오후 4시 45분에는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1996.김수정, 임경원)이 상영되며, 오후 7시 15분에는 이성강 감독의 <마리 이야기>(2001)가 상영된 뒤, 성상민 문화평론가의 '한국 애니메이션을 둘러싼 꿈의 궤적'이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예정됐다.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11시 30분에는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홍길동>(1967) ▲오후 1시 30분에는 검술을 배우기 위해 호피를 찾아 나선 차돌바위의 여행기를 그린 <호피와 차돌바위>(신동헌.1967) ▲오후 5시 40분 <태권동자 마루치아라치>(임정규.1977) ▲오후 7시 15분 독고탁의 고교야구 도전기 <독고탁-태양을 향해 던져라>(박시옥.1983) 순으로 상영된다.
노혜진 오오극장 홍보팀장은 "한국 고전 애니메이션의 원형을 최대한 존중하고, 원래 의도대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디지털 작업을 끝낸 깔끔한 화면으로 애니메이션을 감상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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