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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홈플러스 동촌점도 문 닫는다...마트노동자·입점주 "일자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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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내당점→11월 동촌점, 2곳 폐점
'기업회생절차', 임대료 조정 합의 못해
지역에 남은 매장 5곳, 추가 폐점 우려
노동자·입점업주들 "생계 막막" 하소연
사측 "전환배치...추가 폐점은 없다"
대구시, 모니터링 중 "마땅한 방안은 없어"

"홈플러스 사태 해결, 이제는 정부가 나서라" 피켓팅(2025.9.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홈플러스가 대구 동구 동촌점을 두 달 뒤 폐점한다. 서구 내당점에 이어 올해 2번째다. 

마트노동자들은 다니던 곳의 일자리가 사라져 막막한 상황이고, 입점업체도 권리금이나 시설비 등 투자 비용 손실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홈플러스에 9일 확인한 결과, 오는 11월 16일 동촌점의 문을 닫는다. 동촌점을 포함한 전국 15개 매장을 연내 폐점한다.

폐점 이유는 홈플러스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가 지난 3월 4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사측이 임대인들과 임대료 조정에 나섰지만, 합의가 되지 않은 탓이다.

대형마트 업체 홈플러스 매장 / 사진 출처.홈플러스
대형마트 업체 홈플러스 매장 / 사진 출처.홈플러스

대구에서는 지난 8월 서구 내당점이 "임대차 계약 만료"를 이유로 폐점했다. 남은 매장은 남대구점, 대구수성점, 상인점, 성서점, 칠곡점 5곳이다.

동촌점에는 직고용·계약직 노동자 80여명을 포함해 입점업체와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150명~200명이 근무 중이다. 폐점을 앞두고 직고용·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해 다른 매장으로 전환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전환배치를 희망하는 매장 1~3순위를 매기면 순차적으로 옮겨가는 방식이다. 현재 일부 직원들의 전환배치는 확정됐고, 현재 관련 면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노동자들은 "10~20년 일한 대가가 직원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냐"며 "폐점 중단"을 촉구했다.

'홈플러스 동촌점 폐점 중단 촉구 기자회견'(2025.9.9.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홈플러스 동촌점 폐점 중단 촉구 기자회견'(2025.9.9.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사태는 한 기업의 단순한 위기나 구조조정 문제가 아닌, 노동자와 가족들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회적 위기"라며 "대구시는 지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2015년 투기자본 MBK파트너스의 무분별한 인수 이후 홈플러스는 단 한 번도 장기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의 길을 걷지 못한 채 부동산 매각과 인력 축소, 구조조정으로만 연명해 왔다"며 "그 결과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 청산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BK는 인수 대상자를 8월 말까지 찾겠다고 약속했으나, 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임대인과 협상이 결렬됐다며 전국 15개 점포를 연내 폐점할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이는 인수합병에 진정성이 없고, 오직 홈플러스를 조금씩 청산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된 MBK 청문회는 다섯 달이 넘도록 열리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점포 폐점 중단과 노동자와 입점업주, 소비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왼쪽부터) 이도영 마트노조 홈플러스 수성지회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2025.9.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 이도영 마트노조 홈플러스 수성지회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2025.9.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도영 마트노조 홈플러스 수성지회장은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씩 근무했고, 대부분은 매장 주변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면서 "사측은 퇴직 또는 전배를 묻는데, 열심히 일한 대가가 이런 식의 희생이라면 누가 홈플러스에서 일하겠냐"고 규탄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대구시는 홈플러스가 처음 생길 때 일자리가 수천개 생기고, 대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폐점을 발표하자 목소리조차 한 번 못내고 있다"면서 "대구시가 지역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구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관련 모니터링은 하고 있지만, 홈플러스가 사기업이기 때문에 딱히 해결 방안은 없는 것 같다"며 "지자체에서 나서기는 힘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직고용·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해 고용안정지원제도를 적용해 인근 점포로 전환배치하고. 직원들이 새로운 근무지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격려금 지급을 검토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현재로서는 추가 폐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공대위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홈플러스 살리기 지역동시다발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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