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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소싸움대회' 1.5억 예산, '동물학대' 논란에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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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시작, 올해 23회
매년 시.군비 1억5천 편성
'비판' 일자 없던 일로
군 "동물보호 취지 공감"
녹색당 "조례까지 전면 폐지"

"동물학대 소싸움을 폐지하라"...강재원 동물자유연대 활동가가 피켓팅을 하고 있다.(2025.1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동물학대 소싸움을 폐지하라"...강재원 동물자유연대 활동가가 피켓팅을 하고 있다.(2025.1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달성군이 동물학대 논란이 인 소싸움대회 내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매년 1억5,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해 왔지만, 동물학대 논란이 일면서 결국 철회했다. 군민들의 지적대로 "동물보호 취지"라는 입장이다.

녹색당은 이에 대해 소싸움대회 예산 지원 근거가 되는 조례까지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달성군(군수 최재훈)에 5일 확인한 결과, 내년도 '전국민족소싸움 달성대회'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달성군 소싸움대회는 1998년에 시작해 올해 23회를 맞았다. 달성군이 주최하고 달성소싸움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다. 올해 소싸움대회는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진행했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매년 1억5,000여만원 정도의 예산을 책정해왔다. 최근 3년간 예산 액수를 보면, ▲2023년 1억5,000만원(시비 1,000만원, 군비 1억4,000만원) ▲2024년 1억5,000만원(시비 1,000만원, 군비 1억4,000만원) ▲올해 1억6,850만원(시비 2,850만원, 군비 1억4,000만원)이다.

'전국민족소싸움 달성대회' / 사진. 달성군
'전국민족소싸움 달성대회' / 사진. 달성군

예산 지원의 근거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전국민족소싸움경기에 관한 조례'다. 해당 조례 제6조는 "달성군수는 소싸움경기의 원활한 진행과 활성화를 위해 제반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달성군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를 포함해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등으로 소싸움대회를 열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 대회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달성군은 소싸움대회 예산 미편성 이유에 대해 "군민들의 요구가 있었고, 동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예산안에 대한 의회 심의와 의결이 남아 있으며, 예산을 지속적으로 편성하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달성군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동물 보호나 시민들과 동물권단체의 요구가 있어 올해 소싸움대회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며 "내년 예산안도 아직 의회에서 의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생계가 달린 일이다 보니, 반발이 있을 것"이라면서 "우선 내년에는 소싸움대회를 열지 않는 방향으로 가되, 복합적인 이유로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우선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달성군 소싸움지원예산 미편성 환영 기자회견'(2025.11.5.달성군의회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달성군 소싸움지원예산 미편성 환영 기자회견'(2025.11.5.달성군의회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녹색당은 이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소싸움대회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관련 조례를 폐지하고, 우주(牛主)들의 전업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녹색당(공동대표 김찬휘, 이상현)은 5일 오전 달성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달성군의 내년도 소싸움예산 미편성을 환영한다"며 "소싸움대회 관련 조례도 폐지해 동물 학대 행위를 완전히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달성군이 내년도 소싸움대회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깊이 환영한다"며 "동물권과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자 하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달성군의회는 시민의 혈세가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에 지원되는 일이 없도록 책임있는 역할을 해 달라"면서 "지난해처럼 예산이 다시 편성돼 소싸움대회가 다시 강행된다면, 더 강력하고 전면적인 반대 행동에 나설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박소영 대구시당위원장(2025.1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박소영 대구시당위원장(2025.11.5)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소싸움대회 조례의 경우 일몰제를 적용해 농가와 소싸움 업자들이 보상을 받고, 전직을 도울 수 있게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국회도 소싸움만 동물학대에서 예외를 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소영 대구시당위원장은 "지난해 대구시의회와 달성군의회는 2025년 소싸움대회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쪽지 예산을 통해 되살린 적 있다"면서 "내년도 소싸움 예산 미편성 결정을 철회하지 말고, 끝까지 고수해 생명 존중이라는 의미를 살렸으면 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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