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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말하지 못한 그의 사랑은...
[류혜숙문화시선]
김광석 11주기 추모 공연.."당신을 기억합니다"
"마지막 날 그는 머리를 깎았다. 준비를 했던 걸까.."
2007년 01월 15일 (월) 16:39:12 평화뉴스 pnnews@pn.or.kr

그와 함께 했던 짧은 기억들


“그땐 심야 영업 제한이 있을 때였지. 12시가 넘어 불쑥 찾아오곤 했었어. ‘술 고파서 왔다’ 그러면서.
같이 노래를 불렀었어. 술이 취했는데도 노래를 하면 안 취했을 때와 똑같았지.
자주 불렀던 게 ‘말하지 못하는 내 사랑은’ 이었는데, 감동적이었어...”

김광석의 대구 콘서트 때 게스트로 노래를 불렀던 지역의 통기타 가수 김명준씨와 오랜만에 전화통화를 했다. 불쑥 찾아온 그와 밤새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불렀던 그에게 김광석은 감동과 슬픔이라 말한다.
누구에겐들 그렇지 않으랴.

   
▲ 김광석 11주기 추모 공연...
 
그가 12시 넘어 불쑥 찾아간 술집은 대구백화점 근처에 있던 맥주집 ‘깡통’ 이었다. 삼덕동의 ‘최마차’도 종종 지인들과 찾았다는 곳이지만 최마차가 96년 즈음 만들어 졌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최마차 등장설’은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

‘깡통’은 심야영업 제한 시대에 문을 걸어 잠그고 밤새 술을 마시곤 했던 곳이다. 자정이 넘으면 지역의 통기타 가수들이 하나 둘 모이곤 했었고,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었다. 나 역시 새벽의 깡통 문을 두들긴 적이 있다.

깡통시절 그와 술자리를 함께 했던 제창영씨는 “예전에 술 마시다가 한번 물어봤었지. ‘형님은 노래 중에 뭐가 제일 좋아요?’ 그랬더니 ‘말하지 못하는 내 사랑은’ 그러더라. ‘저두요. 불러주세요’ 그랬지. 곧바로 부르는데, 마음 아프더라...참 말 수 없는 사람이었어. 좋은 사람이었지.”라 말한다.


그가 불쑥 찾아가곤 했던 깡통은 지금 없다. 최마차도 지금은 문을 닫았다. 예전의 통기타 가수들은 뿔뿔이 흩어져, 노래를 하는 이도 이제는 몇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도 없다.

“술을 굉장히 많이 마셨어. 나중에 알았지만 녹음하기 전에도 술을 마시곤 했다고 하더라. 너무 큰 사람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바라는 것이 없었어. 대구에 있는 후배들은 그와 함께 술을 마시며 노래를 하는 것, 그저 그게 좋았지. 모두가 기억하고 있어... 공연 직전에 그는 단지 조금 소리를 내 보곤 했었어. 말하는 것과 노래하는 것이 다 똑같았지. 너무나 내추럴한 사람이어서 그게 오히려 특별해 보였어.”

전화를 끊기 전, 김명준씨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잠겨 있었으나 젖어있었다.
“얼마 전에, 죽기전날 마지막 케이블 방송 녹화한 것을 봤어. 10시 방송이었나.. 그랬을거야. ‘너무 아픈 사람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부르는데 울컥 눈물이 나더라. 그날 머리를 깎았다고 한 것 같았는데, 옛날 군대 사진처럼, 짧은 스포츠로 깎은 머리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어. 그렇게 노래를 했지... 그러고 나서 8시간 뒤, 새벽에 죽었어....그는 준비를 했던 걸까.......”

김광석 노래 다시 부르기 "당신을 기억합니다"...김광석 11주기 추모 공연

   
▲ 지난 해 1월, 대구서 열린 김광석 10주기 공연...
 
지난해 1월 6일 김광석을 추모하는 작은 공연이 클럽 꼬뮨에서 있었다. [문화신문 안] 주최로 지역의 락 밴드인 '아프리카'와 '제임스'가 공연했다. 통기타 동우회 사람들의 노래와 관객들의 노래가 어우러진 이야기가 있는 소담하고 따스한 공연이었다. [문화신문 안]은 지난 해 9월 [매거진 안]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올해도 김광석을 기억하는 공연을 갖는다. 1월 5일(금) 오후 7시 대구시내 로데오거리의 오르간 바.

이번 공연은 [매거진 안]과 대구 인디 밴드들의 활성을 위해 얼마 전 조직된 ‘인디053’이 공동 주최하여 지역 인디 밴드들의 공연이 함께하는 등 보다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김광석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인터뷰 영상과 그의 육성이 담긴 소개 영상이 1부, 인디 밴드와 통기타 동호회 회원들의 공연, 그리고 김광석의 공연실황 DVD 상영이 2부, 그리고 인디밴드 토마토 먹는 고양이, 이석준(wind cries mary), 낯선, Friday AM3 등이 3부를 이어간다. 김광석. 그를 기억하는 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류혜숙문화시선 7]
글.사진 평화뉴스 류혜숙 문화전문기자 pnnews@pn.or.kr / archigoom@naver.com

(이 글은, 2007년 1월 4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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