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고향 내 발로 걸어 못 가고.."

평화뉴스
  • 입력 2007.02.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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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고 조윤옥 할머니 삶 책으로 엮어..27일 출판 기념회


대구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함경남도 북청에 양딸로 간 故 조윤옥 할머니.
조 할머니는 열다섯 되던 해 양어머니의 ‘시집보내주마’라는 말에 일본군 청진 위안소로 팔려갔다.
청진 위안소에서 훈춘 위안소로 옮겨가 일흔이 넘도록 훈춘의 빈민가에서 산 할머니는 “꼭 고향 땅을 밟아보고 싶다”던 고향방문 두 달을 앞둔 2001년 2월 6일, 일흔 여섯의 고단한 생을 마치고 끝내 유해로 돌아왔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3.1절을 앞두고 故조윤옥 할머니의 삶을 그린 『가고 싶은 고향을 내 발로 걸어 못 가고』를 펴냈다. 260여쪽 분량의 이 책에는 ▶조윤옥 할머니의 일대기▶추모시와 글 사진 ▶박영희 시인의 훈춘답사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생전 할머니를 만나 증언을 채록했던 [시민모임] 안이정선 실행위원장(대구여성회 회장)이 일대기를 쓰고, 박영희 시인이 중국 훈춘을 찾아 할머니의 발자취를 기록한 글을 엮었다.

시민모임은 할머니들의 삶을 '역사의 증언' 시리즈로 엮고 있다.
2004년 故훈 할머니 일대기 『조선의 버려진 처녀들』을 시작으로 다음해에 故문옥주 할머니의 삶을 기록한 『버마전선의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를 펴내 할머니들의 산 역사를 담고 있다. 이번 조윤옥 할머니 책이 세번째 '역사의 증언'이다.

시민모임은 지난 98년 3월, 중국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조윤옥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할머니 가족 찾기 운동과 귀국추진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반년 만인 9월 21일 조 할머니는 훈춘에서 극적으로 남동생과 언니를 만났다. 그 때 노인이 된 자매가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이 책 표지로 실렸다.

시민모임은 당시 조 할머니가 '북한 국적'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자 '중국국적회복운동'도 펼쳤지만, 할머니는 끝내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한편, 시민모임은 오는 27일 저녁 7시 문화웨딩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윤옥 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글. 평화뉴스 오현주 기자 pnnews@pn.or.kr / uterine@nate.com




故 조윤옥 할머니 연혁
1925년 5월 14일 경북 대구부 대명동 2구 1086번지에서 출생
1940년 함경북도 청진 신암동 ‘위안소’로 연행
1943년 겨울 만주 훈춘현성 성북가 ‘위안소’로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훈춘에서 맞이하심
1948년 귀국길에 올랐으나 38선으로 인해 다시 훈춘으로
1998년 3월 한국정신대연구소, 경남정신대문제대책을 위한 시민연대모임이 실시한 중국 거주 일본군 성노예 생존 피해자 조사에서 조윤옥 할머니의 생존 확인
1998년 9월 20일 할머니 방문단 출발
1998년 9월 21일 언니 조옥술 할머니, 남동생 조용직 할아버지와 훈춘에서 상봉
1999년 3월30일 고향방문을 위한 중국국적 취득 청구
2000년 12월 중국국적 취득
2001년 2월 6일 고향방문을 앞두고 지병으로 별세


저자 안이정선 약력
1955년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부산과 서울에서 6년간 불어교사로 근무하였다.
1988년부터 대구에서 살고 있으며
1989년부터 대구여성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여성학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운동의 전개과제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사)대구여성회 회장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실행위원장
한국정신대연구소 연구원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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