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시장님, 왜 또 안오십니까?"

평화뉴스
  • 입력 2008.02.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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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희생 헛되지 않도록..안전한 나라 만드는게 국가 임무"
유족들 '대구시장 추모식 불참' 비난 / 대구시 "성금배

대구지하철 참사로 아들을 잃은 유춘화씨..'가슴이 찢어진다'며 울먹였다.
대구지하철 참사로 아들을 잃은 유춘화씨.."가슴이 찢어진다"며 울먹였다.


5년 전 악몽과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추모식 내내 유족들의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희생자 192명을 비롯해 340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추모식이 2월 18일 오전 대구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유족을 비롯해 30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한나라당 박근혜.이해봉.주성영.유승민.유정복 의원, 무소속 유시민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도 모습을 보였다.

추모식은 참사 발생시각인 오전 9시 53분, 1분동안 사이렌이 울리면서 묵념으로 시작해, 마임이스트 조성진씨의 '넋 모시기' 퍼포먼스, 참길회 정학 대표와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의 추도사, 유족 대표의 추모사로 이어졌다.

정학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반(反)문명적 폭력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다"며 "살아남은 우리 모두는 희생자들 앞에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은 "국가의 기본 임무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지하철 참사로 아들 손원찬(당시 22세)씨를 잃었다는 유춘화씨는 "그 불구덩이 속에서 얼마나 몸부림 쳤을까 생각하면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가슴이 찢어진다"며 눈물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추모식...유족들의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추모식...유족들의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특히, 이날 추모식에서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데 대한 유족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유춘화씨는 "김범일 시장이 외면하는 참사를 누가 기억하겠느냐"며 김 시장의 불참을 원망했고, 윤석기 희생자대책위원장도 "맏상주 역할을 해야 할 대구시장이 또 참석하지 않았다"며 "대구시장 보다 시장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김범일 시장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구시 공보실과 비서실은 "서울 출장" 때문이라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김범일 시장이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서울 출장' 때문 만은 아니었다.
대구시 장세준 비서실장은 "참사 추모식은 대구시가 관여하지 않고 유족들 주도로 거행하기로 지난 2005년 유족들과 대구시가 합의했다"면서 "이 합의에 따라 2006년부터 대구시장(당시 조해녕 시장)이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희생자와 부상자들의 국민성금 배분 문제와 추모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라며 "이같은 합의와 대구시장의 입장은 유족들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비서실장은 "시장님은 추모식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주위에서 말린 부분도 있다"면서 "추모식에 굳이 가지 않을 이유도 없지만, 국민성금과 추모관 문제부터 해결한 다음에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참사로 모인 국민성금이 73억원가량이 남아있으며, 이 성금의 배분 문제가 대구시를 비롯해 희생자대책위와 부상자대책위 간에 원만하게 합의되지 않고 있다는 게 장 실장의 설명이다.

마임이스트 조성진씨의 '넋 모시기' 퍼포먼스...'안전한 지하철! 평화의 세상! 우리 남의 자의 몫입니다'
마임이스트 조성진씨의 '넋 모시기' 퍼포먼스..."안전한 지하철! 평화의 세상! 우리 남의 자의 몫입니다"


이날 오전 추모식에 이어, 오후 3시에는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인도에서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가 '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노동자 추모제'가 열고 당시 참사로 희생된 노동자 7명의 넋을 위로한다. 또, 오후 1시에는 대구시민회관에서 대구지하철 참사와 시민안전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리고 참사를 추모하는 다큐멘터리 '메모리즈'가 상영된다. 참사가 난 중앙로역 지하 1층에는 이날 저녁 9시까지 분향소가 마련된다.

한편,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지난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정신지체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붙이면서 마주오던 전동차까지 불에 타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쳤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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