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깃발만 꽂으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지역 정서를 비춰보면, 한나라당은 텃밭에서 사실상 참패를 당한 셈이다.
한나라당은 4일 실시된 6.4 재보궐 선거에서 대구경북 총 7개 선거구 가운데 청도군수와 안동(1선거구) 광역의원 선거, 김천(사).구미(사) 기초의원 선거를 포함한 4곳에 후보를 냈다. 한나라당은 이 가운데 청도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선거구에서 모두 무소속 후보에게 밀려 패배했다.
한나라당이 무공천한 대구 서구청장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서중현(57) 전 대구시의원이 당선됐다. 서 후보는 1만9천988표(44.14)%)를 얻어 7천87표(15.65%)에 그친 무소속 강성호 후보를 두배 이상 차이로 승리했다.
서 당선자는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 5번을 비롯해 모두 8번의 선거에 도전했으나 모두 낙선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4.25 재보선에 대구시의원(서구)에 무소속으로 출마, 9번째 도전 끝에 20년만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구청장에는 모두 4번을 도전해 이번에 승리를 안았다.
이번 대구 서구 보선은 지난해 시의원 재선거(27.8%)보다 낮은 3.5% 낮은 24.3%를 기록해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한나라당이 후보를 낸 4곳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한 청도군수 선거에서는 이중근 후보가 7천333표(32.62%)를 획득해 3천475표(15.46%)를 얻은 무소속의 김하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또 대구시의원(서구)에는 무소속 나종기 후보(7천989표)가 당선됐고, 경북도의원(안동)에는 무소속 권인찬 후보(1만3천75표)가 승리를 안았다.
경북지역 기초의원에는 ▶포항(다) 무소속 이동관 후보 ▶김천(사) 무소속 이선명 후보 ▶구미(사) 무소속 박광석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다음은 서중현 당선자 인터뷰.
= 끝까지 믿고 지지해 주신 지역 어르신과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이 자리에 오르는데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 준 아내와 사랑하는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많은 용기와 격려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더불어 잘사는 자치구 건설에 많은 주민들이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 당선을 예상했나?
= 조심스레 예상한 것은 사실이다.(웃음) 이번 선거는 낙후된 서구를 누가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주민들이 그 일에 가장 적합한 심부름꾼이 저라는 것을 믿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기에 당선을 예상했다.
- 8명의 후보가 출마해 과열 양상으로 흐른다는 지적도 있었다.
= 많은 후보가 출마해 선거가 다소 과열돼 불미스런 일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갈등과 반목을 넘어 화합과 번영으로 나아가는 공동 과제에 다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믿는다.
- 서구는 재개발과 주차난, 쓰레기 문제 등이 해결해야 할 현안인데?
= 주차난과 쓰레기 문제는 구청장으로서 당연히 당장 해야할 일이다. 취임하면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또 재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서대구공단 첨단화에도 힘을 쏟겠다.
- 시의원직을 내놓고 출마,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도 있다.
= 시의원을 조기 사퇴한 것은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 그러나 지금 서구 상황이 워낙 절망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서구의 청사진을 제시할 적임자가 나라고 생각했기에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주민들도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 무소속 당선인데 향후 거취는?
= 한나라당과 친박연대가 이 시대를 이끄는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심세력과 함께 할 필요성을 느낀다.
- 모두 10번의 선거를 치뤘다. 그 기간 동안 가장 힘이 돼 준 사람은?
= 가족들과 지금까지 나를 도와준 동지들에게 가장 감사하다. 특히 교편을 잡고 있는 아내에게 가장 고맙다. 어려운 과정 속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인내해 준 사람이다.
- 향후 계획은?
= 서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화합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흩어진 민심을 모으고, 감정의 골을 메우는데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낙후된 서구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전력을 다해 남은 임기 2년 동안 산.학.정.관계와 합심, 서구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대전환점을 만들어 나가겠다. 또, 복지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공평한 수혜가 이뤄지도록 힘을 쏟겠다.
글.사진 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pnnews@pn.or.kr / pdnams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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