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해안 통제선 교육 미흡했다"

평화뉴스
  • 입력 2008.07.1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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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협 김두현 사무국장,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당시 대학생 캠프 인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여.53) 피살사건과 관련해 현대아산이 북측 군사지역에 대한 위험성과 해안 통제선 교육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이 이뤄지기 전까지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킨다는 정부 방침이 나온 14일 대구통일교육협의회 김두현 사무국장은 "남북관계가 다시 악화될 조짐이 보여 안타깝다"면서 "현대아산측이 적극적인 안전교육만 했더라도 미리 막을 수 있었을 사건"이라고 아쉬워했다.

김 사무국장은 박왕자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남측 관광객 가운데 유일한 목격자인 이인복씨(23.경북대 사학과 2년)를 포함, 지역 대학생 40여명을 인솔해 지난 9일부터 사건 발생일인 11일까지 북한 금강산에 머물었다. 이들은 대구통일교육협의회가 개최한 '2008 금강산 대학생 생명평화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금강산을 다녀왔다. 이들은 11일 오후 내려왔을 때 언론보도를 통해 이번 사건을 알게 됐다.

다음은 김두현 사무국장 인터뷰.

김두현 사무국장
김두현 사무국장
- 이인복씨에게 11일 새벽 상황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 처음 들었나.

"이인복씨가 자신이 본 상황과 박왕자씨 사건이 같은 상황을 안 것은 남한으로 온 뒤 언론보도를 통해서다. 때문에 나 역시 이씨로부터 그 때 자기가 그 장면을 목격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 이 사건과 관련해 이씨에게 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이씨는 일출을 보기 위해 해안가에 나갔다고 했다. 그는 또 2발의 총성이 10초 간격으로 울린 것 같다고 했는데, 총소리를 듣고 이상한 느낌이 들어 사고현장 쪽으로 갔더니 사람 한명이 쓰러져 있고, 북한군 3명이 옆에 있는 광경을 봤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포탄 사용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이 들은 것은 2발의 총성이었다고 했다. 공포탄 사용 여부는 본인이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군의 공포탄 사용 여부에 대해 일부 언론이 북측에서 공포탄 없이 실탄 2발을 발사, 과잉 대처 했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

- 현대아산측에서는 이런 위험성에 대한 주의나 안전교육 등을 실시했었나?

"현대아산에서 일반적인 주의 교육은 했지만 진입금지 펜스가 경계지역이기 때문에 펜스를 넘어가면 절대로 안 된다는 식의 이야기와 주의는 소홀하게 한 측면이 있다. 해안선 통제에 대한 특별한 규제라든가, 해안 통제선이 어디까지 있고, 그 너머는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절대 가서는 안 된다는 주의는 특별하게 하지 않았다. 때문에 현대아산이 해안을 산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별도의 교육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 군사지역이라 통제를 제한한다는 문구나 경고표지판은 설치돼 있었는지.

"펜스 쪽에는 일부 경고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박씨가 넘어간 곳으로 보이는 해변 쪽에는 경고문이 없는 것으로 안다. 경고표지판이 해안선에도 설치돼 있었더라면 관광객이 일부러 넘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오늘 이번 사건이 밝혀질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다는 정부 방침이 나왔다.

"사건 해결을 위한 남북간 소통 창구도 제대로 마련되기 전에 나온 정부의 관광 중단 방침은 개인적으로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관광 중단 결정 이전에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먼저 돼야 한다. 진상규명과 관련, 북측도 진실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게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한다고 본다.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 이전에 재발방지 대책과 해안선에 대한 통제장치가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 지역에서 방북행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남북관계가 정상화될 시기에 이런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다. 특히 먼저 돌아가신 박왕자씨에 대해서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사건으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가 위축되고 남북관계가 경색돼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 되어서는 안 된다. 당장 22~24일로 예정됐던 '2008 금강산 어린이 생명평화캠프'도 취소됐다. 빨리 진상이 밝혀지고 현대아산의 후속조치와 북측의 협조, 정부의 의지를 합쳐 금강산 관광이 다시 재개되길 바란다."


글.사진 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pnnews@pn.or.kr / pdnamsy@hanmail.net




(아래는 박왕자씨 피살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신문에 보도된 경북대 2년 이인복씨가 자신의 인터뷰 내용이 신문에 보도된 다음 약간의 착오를 포함해 자신이 새로 작성, 포털에 올린 진술의 전문이다.)

[참고자료] '금강산 피살' 목격자 이인복씨 진술 전문

저는 경북대 사학과 2학년 이인복입니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돌아가신 박왕자씨에 대해서는 저 또한 안타깝게 생각하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에 대구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는 ‘2008 대학생 생명평화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9일에서 11일까지 진행된 이번 캠프에 10일부터 11일까지 1박 2일 동안 금강산에 머물게 되었고 묵은 숙소는 금강산 해수욕장 해변숙소입니다.

저는 11일 새벽 동이 틀 무렵 일출광경을 촬영하기 위해 해변숙소앞에 있었고 이곳에서 새벽 산책 나온 여성분을 보게 되었고, 잠시 후 총성과 비명 소리도 들었습니다. 일출을 본 이후 이상한 느낌이 들어 사고현장 쪽으로 갔더니 사람 한명이 쓰러져 있고 북한군인 3명이 옆에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본 상황을 조금 상세하게 설명한 것입니다.

10일 날 북측으로 입국수속을 한 후 금강산 등반, 북측교예단공연, 온천 등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숙소에서 뒷풀이 등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몇몇 사람들과 숙소 내에서 있다가 바닷가로 나와서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이후 술자리가 끝나고 저를 포함한 세 명이 비치호텔 쪽으로 나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게 되었습니다. 중간쯤 가다가 두 명은 피곤하다며 다시 숙소로 돌아갔고, 저는 팔각정까지 걸어가서 좀 앉아 있다가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돌아오는 길에 해금강호텔 뒤 산 너머에서 동이 틀려고 푸르스름하기에 숙소에 들어가 카메라를 챙겨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저희 숙소를 기준으로 약간 오른쪽의 해변에서 해금강호텔 쪽을 바라보며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제가 앉아있던 곳에서 20~30m앞으로 사람이 한분이 지나갔는데, 그때는 동이 틀 무렵이었기 때문에 하늘이 좀 붉은 상태였습니다. 앞에 지나가시는 분이 여자이고 아래위로 검은 복장에 머리위에인지 어깨에 걸친 건지 확실히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흰색 수건 혹은 옷을 두르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분이 제 눈앞을 지나가는 순간만 봤을 뿐, 이후에는 저도 일출이 예상되는 쪽을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숙소 왼쪽에서 비명소리, 총소리, 방송소리가 들렸습니다. 총소리의 경우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소리가 이동하면서 났기에 미사일이 이동하는 건가라고 생각했고, 어쨌든 그쪽이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훈련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총소리 두 방이 들렸었는데, 10초정도의 간격이 있었던 걸로 생각됩니다.

지금 공포탄의 사용여부에 대해 제가 들었던 두발의 총소리와 북측의 공포탄 사용 후 두발의 주장이 달라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일단 제가 들었던 건 두 발이고 공포탄의 사용 유무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방송소리도 방송이 멀리서 들렸기에 정확한 내용은 안 들렸고 방송을 하는가보다라는 정도의 인식만 했습니다. 전 그것이 왼편의 마을에서 나는 선전방송쯤으로 여겼습니다. 비명소리가 들렸을 때도 여자비명소리인건만 인식을 했지, 그 정확한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비명소리가 북측 사람일거라고만 생각했을 따름입니다.

이 소리들을 들었을 때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이후 사건에 대해 알고 난 후 다시 기억해내려고 하는 것이기에 총소리, 비명소리, 방송소리의 선후관계라던가 정확한 시간의 경과 등의 내용들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 앉아있던 상황에서 비명소리라던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현장을 힐끔 볼 때도 군인들이 나오고 뭔가가 쓰러져 있기에 북한 내부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했을 거라는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남측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고, 또 제 앞을 지나간 그분일거라고는 더더욱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신경 쓰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상한 느낌만을 가진 채 그 자리에서 계속 일출광경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후 해가 산위로 오른 것은 아니지만 날이 거의 밝았고 또 이상하다 정도는 느꼈기에 사고현장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해변을 따라 걸어가니 1.5m 높이의 모래언덕이 있어서 그 위에 올라서서 다시 바라보니 쓰러져 있는 게 사람인 것 정도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군인들도 옆에 서있었으며 손으로 흔들어보면서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다른 행동은 보지 못했습니다. 마을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뭔가 연락을 취하고 기다리고 있는 정도로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한 2~3분정도 바라보았는데, 왠지 군인들도 저를 쳐다보고 있다는 시선이 느껴졌고, 또 내부사정정도로만 생각해서 저희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짐도 챙기고 하였습니다. 그때 일어난 옆 사람에게 시간을 물어보니 6시 10분전(5시 50분) 정도라고 말해주었습니다.

■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의견

먼저 말씀드릴 점은 일단 제가 3일의 일정동안 시계를 가지고 있지 않고 시간에 신경도 쓰지 않아서 정확한 시간은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언론보도에 정확한 시간이라던가, 몇 분가량의 시간의 경과는 기자분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잘 모르겠다”나 ‘한참 후에’정도로 대답을 하였습니다. 기자분들이 정확한 시간을 요구하고, “5~10분가량 되겠네요?”라는 질문까지 하시기에 제가 그렇다고 대답했거나 아니면 어느 특정시간을 언급한 것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시간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그 당시에는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 주의를 기울여 보고 들은 것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후 사건이 발표되고 그 사건이 제가 본 것과 일치하는 것 같기에 지금 그때의 단편적인 기억을 더듬어서 이야기하는 입장이라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후에 언론과 여러분들의 집중적인 관심으로 인해 당황하였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인터뷰 등을 진행했기에 혹시나 먼저 보도된 부분에 있어 혹시 혼동이 있거나 혹시나 제가 말한 내용 중 다른 점이 생길수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솔직히 위의 두 가지 문제가 가장 정확해야 할 부분이고 또 중요한 부분이라 저도 잘 이야기해야하고 정확하게 이야기해드리고 싶지만 그렇지가 못합니다. 양해바랍니다.

1, 철조망을 보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

- 언론에서 보도된 철조망을 못 봤다고 한 것은 제가 일단 사고 현장만을 바라보며 걸어갔고 바로 모래언덕으로 올라갔는데 거기서 보았을 때 제가 생각하던 철조망(군사지역에서 보이는 위험한 철조망)은 보지 못하여 못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사건소식을 접하고 그 지역 사진들을 보고 다시 생각했을 때 축구장의 펜스 같은 게 옆에 서 있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펜스가 현대아산측에서 말하는 철조망인가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펜스는 숙소와 수직으로 바닷가 쪽으로 길게 뻗어있었는데 그 펜스가 바다까지 닿지는 않고 중간에 끊기고 그 부분에 모래언덕을 쌓아 펜스역할을 하는 걸로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올라갈 당시 펜스도 인식을 못했을 뿐더러 이곳이 관광통제선이라는 문구는 못 봤기 때문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2, 걸어간 곳을 보고 난 뒤 총성이 5~10분 뒤에 들렸다는 보도에 대해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선 제가 시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제 눈앞에 여성 관광객이 지나가고 난 뒤 몇 분 뒤에 총성이 울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여성이 제 눈앞을 지나갔을 때는 동틀 무렵이라 하늘이 불그스레했고 제가 모래언덕에 가서 현장을 보았을 때는 해가 거의 뜬 상태였습니다. 여성관광객이 지나가고 난 뒤 총성이 울리기까지의 시간은 분명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일부 언론에서 걸어간 모습을 본 뒤 총성이 5-10분 뒤에 들렸다는 보도는 제가 진술하지 않았거나 혹은 저의 실수나 의사소통의 문제로 잘 못 진술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3. 제 주위에 4~5명이 해변에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 해변에 나와 있을 때 저는 혼자 나와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해변에는 나를 포함해 5명 정도가 있었다“ 고 보도되어 제 주변에 5명이 함께 보았던 것으로 오해가 있습니다. 이 5명은 제가 해변에 나와 일출을 보는 시작시간부터 제가 숙소에 들어가기 전까지에 보았던 총 사람 수입니다. 그 중에는 제 앞을 지나가셨던 여성분도 포함되고, 뒤편에 산책하시던 분들도 계십니다. 제가 그분들을 잠깐 보고 다시 일출광경을 보았기 때문에 제가 본 이후에 그 분들이 어디로 이동하셨는지, 무엇을 하셨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또 제 주변에 있었던 걸로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 또한 긴 해변에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았기 때문에 함께 목격하였다거나 가까이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4. 북한 군인이 쓰러진 여성을 발로 찼다는 보도에 대해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저는 그 당시의 상황들을 단편적인 기억들로만 가지고 있었고 지금 사건소식을 접하고 나서 조합하는 입장입니다.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과정에서 제가 잘 못 이야기했다거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일부 언론의 발로 찼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저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기에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 거기에 대해 말씀드리면 제가 모래언덕에 올라갔을 당시 북한 군인들이 쓰러진 사람의 옆에 서있었고, 손으로 흔들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 저의 진술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장을 목격한 사람으로 기억을 최대한 살린 진술입니다. 저의 진술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08년 7월 13일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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