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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오가다 10년째 끊긴 금강산, 다시 찾아갈 그 날을
김두현 / 1998년 첫 관광, 2008년 7월 끊겨..."평화비전 첫 걸음, 금강산 관광 재개를"
2017년 07월 12일 (수) 16:33:47 평화뉴스 pnnews@pn.or.kr

남북이 서로 배워가던 금강산 관광

어느덧 9년째이다. 박왕자씨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2008년 7월 11일 새벽 북한 초병에 의한 총격으로 관광객 박왕자씨가 사망하였다. 다음날 우리 정부는 곧 바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였다.

1998년 11월 18일 첫 관광을 시작으로 2003년 9월에는 육로관광이 시작되었고, 2007년에는 내금강 지역으로 관광 지역이 확대되었다. 2008년 7월 12일 중단될 때까지 무려 198만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을 찾았다. 10년간 열렸던 금강산 길이 닫힌지 어느덧 9년이 된 것이다.

그간 남북관계는 끊임 없이 후퇴하였다. 2007년 12월 5일 시작된 개성관광도 1년만에 중단되었고 그 사이 연평도 사건과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였다. 2009년과 2013년 일시 중단 사태를 겪고도 가동이 지속되었던 개성공단도 2016년 전면 중단되고 말았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 끊임 없이 후퇴한 남북관계의 시작이 다름 아닌 금강산 관광 중단이었던 것이다.

   
▲ 상팔담에서 해설하는 북측 안내원(2009.금강산)...그러나, 벌써 10년째 금강산 길은 막혀있다. / 사진. 김두현

필자는 2002년 첫 금강산 방문 이후 총 15번 금강산을 다녀왔다. 새해맞이 행사, 평화캠프, 민간교류 등 다양한 이유로 금강산을 다녀왔고 마지막 15번째 방문이 다름 아닌 ‘박왕자씨 사건’이 있던 금강산 해변에서 진행한 ‘2008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라는 행사의 인솔자였다. 정말 우연히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던 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 ‘금강산 관광 중단’ 9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7월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박왕자씨 사건은 북이 일으킨 의도적인 피격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북한은 언제라도 아무런 이유 없이 총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북한을 여행할 때 신변의 위협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 역시 이런 시각을 바탕에 깔고 있다.

북한 여행이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과 비교할 때 다소 부자유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항상 가이드가 동행하고 협의된 일정과 프로그램 외에 자유여행이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금강산 여행 또한 마찬가지이다. 금강산 관광 특구로 지정된 장소외에 북한 지역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관광 지역내에서도 일몰 이후에 특정 시간이 지나면 통행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금강산 지구가 군사지역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 관광지역이지만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으며 군사시설과 병력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금강산 관광 지구 역시 장전항의 해군기지가 원산방면으로 후퇴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군사지역에 둘러 쌓여 있다. 금강산 지역의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 금강산 관광지구는 남쪽으로 보면 민통선(민간인 통제구역)내에 있는 지역인 것이다. 하기에 펜스가 둘러싸고 있는 관광지구 이외의 지역은 군사지역으로 엄격히 통제가 되고 있는 곳이다. 박왕자씨 사건이 일어난 해수욕장은 여름철외에는 개방이 되지 않는 지역이다.  

   
▲ (사진 1) 대학생들이 행사를 연 숙소, (사진 2) 군사지역 앞 녹색펜서 / 사진 제공. '금강산 대학생 생명평화캠프' 참가자

안타깝게도 박왕자씨는 사건 당일 새벽 개방이 허용된 해수욕장을 지나 통제선을 넘어 군사지역으로 들어갔다. 사진1은 당시 대학생들이 행사를 진행한 숙소이다. 이 숙소앞의 해변을 지나 사진2의 녹색펜스 너머 북측의 군사지역으로 들어간 것이다. 군사지역에 들어갔다고 해서 어떻게 남한 관광객을 북측 초병이 총으로 쏠 수 있느냐고, 생포하면 될 것을 굳이 총질을 해서야 하냐고 따질 수도 있다. 다만, 북한 초병 역시 자신이 보초를 쓰고 있는 초소 앞에 나타난 사람이 남한 관광객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인 관광객이 북한군 초병에 의해 사망한 사건을 그냥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의 시행자인 현대아산의 책임 있는 조치와 더불어 남북 정부 당국의 재발방지 조치가 이루어져야 재개가 가능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우발적 사고를 이유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9년째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비정상적인 것 또한 사실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로 '한반도 평화비전'의 첫 발을

보수정권은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근거로 소위 ‘한류’가 유행하고 있는 현상을 들었다. 사실 북한 변화의 첫 출발은 다름 아닌 금강산 관광이었다. 금강산 길이 처음 열리던 1998년 우리를 맞던 북한 안내원들의 표정과 200만명이 다녀간 지난 2008년 7월 우리를 맞던 북한 안내원들의 표정은 전혀 달랐다. 처음에는 남한 관광객들의 모습을 낯설어하던 북측의 해설원들도 어느덧 남한 관광객들과 어울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고 관광객들의 노래요청에도 쉽게 응해주었다. 남한 관광객들에게 물건 파는 것을 주저하던 북한 판매원들 역시 하나라도 물건을 더 팔기 위해 적극적으로 구매를 요청하였다.

   
▲ 금강산 입구 목란관 식당(2008) / 사진. 김두현

10년간의 금강산 관광으로 인해 남과 북의 사람들은 그 공간에서 서로를 배워갔다.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남쪽의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이 변화하고 동포의식이 생겨났다는 것은 많은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금강산 관광은 단순히 좋은 경치 구경하는 유람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해 주었던 좋은 통일교육의 장이었던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박왕자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이라는 소위 3대 선결조건을 내걸었었다. 북은 이미 이에 대해 답을 취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 있을 당시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을 만나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안전이 철저히 담보될 것”이라는 ‘특별조치’를 취한바 있다. 재발 방지 역시 김정일 위원장이 약속했었다. 어떤 문서보다 ‘수령님 말씀’을 우선시 하는 북측 체제의 특성을 볼 때 북은 이미 신변보장을 약속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진상 조사 역시 군사지역을 제외한 현장조사를 수용한 바 있다.

   
▲ 금강산 양지다리를 건너는 남측 관광객들(2009) / 사진. 김두현

지금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필요한 것은 북측의 조치보다 남측의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북은 이미 여러차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물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전격적으로 재개하기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반대가 예상되고 국민들의 여론 역시 호의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교류재개 의지는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다. 7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발표한 '신 한반도평화비전'에서 경제협력과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정경분리(政經分離)와 선경후정(先經後政)의 원칙하에 금강산 관광을 통해 남북의 화해협력의 문을 열었듯이 문재인 대통령 역시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통해 '신 한반도 평화비전‘의 첫 발을 디딜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기고]  
김두현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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