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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절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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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3돌 - 대구경북 통일한마당]
"베이징에 '한반도기' 사라진 건 정부 책임"

'광복 63돌 기념 6.15 10.4선언 실천을 위한 2008 대구경북 통일한마당'(8.14 대구 2.28공원)
'광복 63돌 기념 6.15 10.4선언 실천을 위한 2008 대구경북 통일한마당'(8.14 대구 2.28공원)
광복 63주년. '한반도기'를 손에 쥐고 대형 한반도기가 그려진 걸개그림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염원은 한결같이 '통일'이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대구시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일원에서 '광복 63돌 기념 6.15 10.4선언 실천을 위한 2008 대구경북 통일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6.15 대경본부)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노래자랑과 문화공연,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 등으로 3시간 가량 진행됐다.

행사에는 특히, 6.15 대경본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한기명(80)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대구경북연합 의장을 비롯해 인혁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강창덕(80) 민족자주평화통일 대구경북회의 고문, 장기수 이학돌(82) 선생, 독재정권을 비판하다 해직된 박두포(84) 전 경일대 국문과 교수, 반독재 통일운동을 펼쳐 온 도혁택(76) 민주팔공회 회원,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고 도예종씨의 부인인 신동숙(79)씨 등 지역 통일원로들도 참석했다.


"건국절 주장은 통일 막는 천만부당한 일"
원로들은 광복 63주년을 축하하면서도 현 정권을 향한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이들은 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광복절.건국절 논란'에 대해 정부가 주장하는 건국절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강창덕 고문은 "대한민국 헌법에도 일제 침략기에 수립된 임정(임시정부)을 대한민국의 법통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지금에 와서 광복절을 건국절로 주장하는 것은 과거 독립운동의 역사를 모두 부정하는 반민족적이고 통일을 막는 처사이자 천만부당한 일"라고 비판했다.

박두포 전 교수는 "바르지 못한 가짜 정권이었던 이승만 정권과 친일파들을 위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 "건국절 주장은 오늘 이 행사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독도 문제...일본은 과거사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아"
참석자들은 최근 독도 망언과 관련해 일본 정부와 민간 통일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정우 6.15대경본부 공동대표는 "독도 문제만 보더라도 일본은 과거사를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의 행동을 예의주시해 과거의 역사가 되풀지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일시적으로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남과 북은 작은 일에 집착하지 말고, 6.15공동선언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민족끼리 통일해야 한다"
백현국 6.15대경본부 상임대표는 "베이징 올림픽에 한반도기가 사라진 것은 허위의식에 싸인 이명박 정권 때문"이라면서 "현실 속에서 통일의 단계를 굳게 다져 6.15선언으로 1국가 2체제로 한반도를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백 대표는 "우리 민족은 원래 하나다. 세계에서 남북의 통일을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들은 우리뿐"이라며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6.15대경본부 현순호.김영순 공동대표는 '시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6.15공동선언과 10.4평화번영선언은 민족공동의 합의사항이며 평화와 통일로 가는 나침반"이라면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두 선언의 이행을 위해 더욱 합심하자"고 촉구했다. 또 "우리 민족의 통일과 평화는 7천만 겨레 스스로의 문제"라면서 "우리 힘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공연은 경북대 학생들의 몸짓과 성주에서 활동하는 '별고을광대'의 풍물, 그룹 'R.J'과 '초코렛 팩토리'의 노래 등으로 이어졌다.

친구와 함께 찾은 시민 박현정(27.여)씨는 "처음에는 딱딱한 집회인 줄 알고 지나치려했는데 다양한 문화공연이 많아 자리를 잡고 앉아 끝까지 다 보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오후 6시에는 '통일노래자랑'이 열렸다.

노래자랑에는 '해방둥이'에서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미리 신청한 6개팀과 행사장 현장에서 접수한 4개팀 등 모두 10팀이 노래솜씨를 뽐냈다.


'콩깍지' 개사한 김지현양 통일노래자랑 대상..."통일이 돼 모든 사람이 행복하길"
김지현(17)양
김지현(17)양
특히 대상에는 가수 장윤정의 '콩깍지'를 통일의 염원을 담은 가사로 개사해 부른 김지현(17.효성여고 2년)양이 차지했다. 김양이 '분단의 콩깍지 씌어 버렸어. 나는 나는 어쩌면 좋아'로 시작되는 첫 소절을 부르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하기도 했다.

그는 "통일이 이뤄지지 않아 이산가족들이 많이 아파하는데, 하루빨리 통일이 돼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북 찬양도서에 대한 판단은 시민 스스로" / "8월말에 경향신문에 얼굴서명 낸다"
이외에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는 공원 광장에서 최근 국방부가 선정해 논란이 된 '북한 찬양도서'를 전시했다. 이 단체의 최정화 간사는 "정부가 북한을 찬양하는 도서로 선정한 책이 어떠한 책인가에 대한 판단은 시민 스스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선일보를 반대하는 사진전과 북한 술 시음회,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얼굴 서명운동'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발길을 잡았다. 특히, '6.15시대 대구청년회'가 벌인 얼굴 서명운동은 디지털 카메라로 시민의 얼굴을 사진에 담아 신문광고에 활용된다. 대구청년회 김민조 회원은 "흔히 이름만 쓰던 서명운동이 아닌 자신의 얼굴을 걸고 하는 좀 더 적극적인 서명운동"이라면서 "8월말쯤에 국민들 얼굴을 모아 경향신문에 광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6.15대경본부는 지난 2005년, 본부가 꾸려진 해부터 지역에서 광복과 통일을 기념하는 문화제를 열어왔다. 15일에는 서울 행사에 참석한 뒤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서울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특히, 누리꾼과 시민단체 관계자를 비롯한 대구시민 250여명이 함께 한다.


글.사진 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pnnews@pn.or.kr / pdnamsy@hanmail.net





통일노래자랑에 참여한 한 시민
통일노래자랑에 참여한 한 시민




통일노래자랑에서 대상을 받은 김지현양(왼쪽)
통일노래자랑에서 대상을 받은 김지현양(왼쪽)






통일노래자랑에서 '휘파람'을 부른 조혜수(10.명곡초 4년) 어린이
통일노래자랑에서 '휘파람'을 부른 조혜수(10.명곡초 4년)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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