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노사> "협상은 않고 파업만 기다리는 꼴"

평화뉴스
  • 입력 2004.06.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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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노조 파업 사흘앞으로...
"산별협상 핑계로 지부협상은 뒷전"


전국 병원파업이 사흘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의 산별 교섭 뿐 아니라 병원 지부별 교섭 역시 제자리 걸음에 그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임금 인상과 주5일근무,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전국 단위의 산별교섭을 진행하는 가운데, 오는 10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잠정적인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파업을 사흘 앞둔 지금까지 각 병원들은 산별협상을 핑계로 지부협상에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산별 협상에 따른 큰 테두리가 정해져야 병원 실정에 맞는 세부 사항과 ‘지부요구안’에 대해 협상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산별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그동안 지부 안에서 충분한 협의가 없다면 지부협상을 위해 다시 한번 파업이 일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대구경북대병원 노사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10차례이나 지부교섭을 해왔지만 파업이 가결된 뒤부터는 협상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경북대병원노조 김영희 사무장은 “경북대병원노조는 산별요구안 외에 오랫동안 병원 안에서 문제가 돼왔던 비정규직 문제를 지부요구안에 내놓고 있지만, 병원측은 산별교섭을 핑계로 모든 것을 미루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또, “아무리 산별협상이 우선이라고 하지만 지부내의 고질적인 문제는 지부 안에서 우선 교섭이 이뤄져야 하는데, 병원쪽에서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어 우리 역시 아무런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북대병원 김승만 노무담당은 “산별교섭이기 때문에 지부협상이 된다해도 파업은 막을 수 없으며, 산별협상이 우선 이뤄져야 병원 실정에 따른 세부 사안을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지금의 파업 사태는 노조에서 일방적으로 요구조건과 파업 날짜까지 확정해버려, 병원에서 성실하게 응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사립대 병원인 영남대병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영남대병원노조는 산별요구안 외에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법과 사회연대기금 문제 등을 지부요구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지금까지 3차례 지부 협상을 했을 뿐 아무런 진전이 없다.

영남대병원노조 김진경 총무부장은 “산별교섭에 따른 세부요구안은 뒤로 하더라도 지부요구안은 지금이라도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상황인데, 이것마저도 산별교섭을 핑계로 미루고 있다”며 “산별교섭과 지부교섭을 함께 끝내기 위해서는 사용자 쪽에서 중앙협상에 의존하지 말고, 지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교섭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남대병원 최종희 계장은 “산별교섭의 틀이 빨리 잡혀야 지부 협상을 확실하게 할 수 있다”며 “지금은 중앙의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파업. 그 속에서 서민들만 더욱 가슴을 졸이고 있다.

글.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pnsun@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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